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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레버리지 리스크 우려 - 브릿지워터 댈리오

기사입력 : 2007년05월28일 11:35

최종수정 : 2007년05월28일 11:35

글로벌 경제와 자산시장의 붐이 지속되는 가운데, 보수적 혹은 가치 중심의 투자자들은 고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확신을 가지지 못한 투자자들은 지금 글로벌시장의 거품이라고 확신하고 시장의 방향과 반대로 투자하고 있는 헤지펀드업계의 거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들 궁금해한다.

이런 점에서 30년 전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를 창립한 이래 헤지펀드는 물론 투자업계의 변화를 앞서 나간 레이 댈리오(Raymond Dalio) 대표 겸 수석투자전략가의 배런스 온라인 (Barron's Online) 인터뷰는 주목할만 하다.

댈리오는 브릿지워터가 중앙은행들은 물론 해외정부와 연기금 재단 등의 투자를 유치하며 자산운용 규모를 무려 1600억달러까지 늘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아래는 배런스온라인 최신호의 댈리오와의 인터뷰를 자세히 정리한 것이다. 중간 제목은 편의를 위해 임의로 붙였다.

(이 기사는 28일 10시 06분 뉴스핌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금리상승, 신용스프레드 확대, 엔 강세로 전환 예상

- 배런스: 당신의 장기투자 테마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들 한다.
- 댈리오: 통화나 채권에 대한 투자 테마는 대부분 평범하다. 예를들어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는 앞으로 엔 강세를 예상하는 식이다.

- 배런스: 전반적인 투자전망에 대해 설명해달라.
- 댈리오: 채권 수익률은 75~100bp 상승할 것이며, 신용스프레드는 확대될 것으로 본다. 시장과 글로벌 경제를 움직이는 상호작용하는 세 가지 진짜 큰 힘들이 존재한다. 경제적 시장 주기(economic market cycle), 중국(China)과 석유(Oil)라는 요인 그리고 레버리지(leverage)가 그것이다. 우리는 경기의 후반부의 초입국면에 있는데, 이 경기주기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인플레율과 성장률 사이의 상충관계가 좀 더 극심해지고 중앙은행들은 긴축정책을 구사하게 된다.

- 배런스: 이번 경기주기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고 있지 않나?
- 댈리오: 이번 주기의 한 가지 차별성은 중국과 인도가 세계 노동력 공급을 두 배 늘리면서 상당한 디스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 압력을 발생시키는 효과를 낳았고, 노동력이 유발한 디플레이션을 예방하기 위해 훨씬 더 큰 유동성이 창출될 수밖에 없었다는데 있다. 이것이 이번 경기주기를 연장한 요인이다.

하지만 경기주기는 인플레이션이 등장하고 중앙은행이 긴축정책에 나서면 종료되는 법이다. 경제는 노동과 자원(원자재 혹은 상품) 그리고 자본이라는 3대축으로 구성된다. 만약 그 중 한 쪽, 예를 들어 노동의 가격을 낮추면 나먼지 두 가지는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그러나 발생한 모든 산물 덕분에 물가 일반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지는 않았고, 대신 중국과 대규모 유동성이 전세계 모든 나라들이 경제성장세를 보이도록 만들었다.


◆ 레버리지 상승, 리스크프리미엄 축소..사모펀드가 대표 사례

- 배런스: 부채 요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 댈리오: 중국의 고정환율제도는 막대한 달러자산 매수로 귀결됐다. 특히 미국 채권이 대상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계속 증가하면서 그 중 많은 부분을 빌려주었고, 이것이 부채와 레버리지로 이어졌다. 그 동안 고전적 부채 형태로 볼 때 막대한 레버리지의 상승이 이루어졌다. 모기지시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유동성 때문에 또한 금융자산 가치에도 상당한 레버리지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자산가치의 붐, 대표적으로 미술시장과 고가 부동산시장이 등장했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과 또 이 자금이 위험자산 투자는 물론 막대한 보수로 고가제품을 구입하는 기관 투자매니저들의 손으로 넘어간 때문이다.

모두의 문제는 돈을 어떻게든지 투자하려고 하다보니 리스크 프리미엄이 크게 축소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이다. 다른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든 사려고 하며, 대다수 투자자들이 가격변동성을 우려하지 않다보니 결국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뭐든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는 쪽에는 가장 낮은 수익률을 내는 쪽의 순매도 포지션으로 순매수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이전보다 위험 포지션을 더 크게 보유할 수 있게 된 투자자들 때문에 레버리지는 더욱 더 높아졌다.

지금 금융시장의 레버리지는 전례없는 속도와 강도로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사모펀드의 투자가 대표적이다. 지금은 자본에 대한 수요 때문에 비상장기업이 상장기업보다 더 높은 배수로 팔리고 있다. 더 불길한 조짐은 이들 기업들 중 상당수가 공모에 나서면서 상장되었을 경우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운용자산 규모를 최대화하려는 압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 배런스: 지난 2년간 시장이 조정받을 때마다 다시 최고치를 경신하곤 했다. 작정하고 경고신호를 무시한 것인가?
-댈리오: 나는 그런 조정 움직임을 경고신호로 보지 않는다. 단지 일시적인 하락현상일 뿐이다. 지금처럼 유동성이 쏟아지면 긴축이 불가피해도 큰 문제가 없다. 지난 해 5~6월 조정국면은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 때문에 발생한 것이며, 올해 2월말 조정은 서브프라임대출 관련 우려에 관련된 일시적인 현상이다. 오히려 중국이 보유액을 활용한 국영투자기관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다른 나라들 역시 흑자를 환류할 것임을 예상해야 한다. 이는 훨씬 더 많은 유동성이 유입될 것임을 예상케 한다. 지금은 급격한 긴축을 유발할 정도의 높은 인플레 압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빠른 긴축을 우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결국 더 많은 리스크를 내장하게 되는 셈이며, 결국 변동성이 더 커지는 결과가 예상된다.

- 배런스: 미국 경기침체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보나?
- 댈리오: 아니, 지금은 아니다. 자금이 풍부하게 넘치고 있다. 주택경기의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 때문에 소득수준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전세계 국가들 중 100%가 경제성장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당장 주택경기에 주목하고 있고, 당연히 중요하지만 소득의 급격한 위축이나 가계로의 현금흐름의 축소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모두들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서브프라임처럼 작은 문제가 전체 경기를 가라앉힌다면 오히려 놀랄 일이다. 경기주기가 좀 더 후반으로 가기 전에는 경기침체는 리스크가 아니다. 아마도 대선 시점에 경기우려와 동시에 긴축 압력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그 같은 리스크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 한편 이라크 이후로는 중국과 보호주의 압력이 가장 주목할 정치적 화제로 예상된다. 신흥시장 국가의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안티-캐리트레이드.. 스프레드 확대, 금리상승, 상품 및 신흥시장통화에 베팅

- 배런스: 이런 여건에서는 어디에 투자하려고 하는지?
- 댈리오: 우리는 캐리트레이드에 반대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신용스프레드의 확대 쪽에 베팅하고 있다. 우리는 금리하락이 아닌 금리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한편 상품시장과 신흥시장 통화 쪽에 롱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포지션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 배런스: 신흥시장이 10년전 위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 댈리오: 유동성이 위축되고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며 리스크 프리미엄이 부활할 것이라고 본다면 마찬가지다. 하지만 10년전에는 신흥시장 통화가치가 하락했던 반면, 지금은 미국 달러화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신흥시장은 경기호황에도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채무도 줄어들고 있는 등 지위가 크게 변했다. 지금 신흥시장은 순채무국이며, 특히 미국에 대해 그렇다.

지금 상황은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되기 직전 상황의 현대판이라고 본다. 대규모 불균형, 고정환율 그리고 일본과 독일의 재무증권 매수와 균형회복이라는 점에서 지금은 1968년, 69년 그리고 70년 흐름과 유사하다. 지금은 중국이 당시의 일본을 대신하고 있으며, 당시 신흥시장에서 이행 중이던 일본에 비해 중국의 규모가 8배 더 크다.

불균형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조정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이 과정은 신흥시장 통화, 특히 아시아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의 하락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준의 물가와 성장률 사이의 상충 양상이 앞으로 수년간 훨씬 더 극명할 것임을 예상케 한다. 경제의 레버리지 상황과 변동성 확대를 감안할 때 시스템 상의 금융리스크가 창출되고 있으며, 중국과 중동 산유국의 자금유입으로 인해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지는 않겠으나 앞으로 3~4년 내로 지금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 배런스: 이런 식으로 예상하는 동안 투자수익률이 완만해진 것으로 안다. 그런데도 계속 확신을 가지는 이유는 뭔가?
-댈리오: 지난 18개월 동안 수익률이 거의 보합수준을 기록했다. 사실 벤치마크 대상에 비해 우리가 기록한 수익률은 부진했다. 돈을 잃지도 따지도 않았다. 자신이 가담하기 싫고 또 반대하는 양상이 전개되는 때가 있는 법이다 사실 1998년과 99년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2000~02년 사이 주식시장이 붕괴될 때 우리는 큰 돈을 벌었다. 투자에서 가장 큰 실수는 자신의 요구에 거의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다. 가장 큰 실수는 지난 3년 간의 전개과정이 앞으로 3년간 전개과정으로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 일이다. 투자 경력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지난 18개월 동안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자신의 판단이 건전한 것인지 조악한 것인지 하는데 있다.


◆ 투자산업의 변화..금융공학 이해 필요

- 배런스: 지난 수년간 투자업계가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말해왔는데..
- 댈리오: 투자산업은 더이상 다른 산업과 차별적이지 않게 되고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모든 산업이 누가 최상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돈을 따느냐 하는 게임 속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금융공학에 대한 좀 더 뛰어난 이해가 긴요하다.

- 배런스: 서버러스가 크라이슬러을 인수한 것 같은?
- 댈리오: 훌륭한 사례다. 이 게임은 얼마나 효율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다. 파생상품과 금융공학을 이용하면 투자를 서로 다른 부분을 쪼개서 보다 효율적인 새로운 구축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통신산업과 마찬가지로 투자산업의 첨단기술 변화 역시 심오하다.

- 배런스: 게임의 승자는 누군가? 헤지펀드가 번성하고 있는 것 같은데.
- 댈리오: 오늘날 헤지펀드와 사모업체는 마치 2000년 닷컴기업 같은 존재다. 누구든 말만하면 돈을 얻을 수 있다. 모든 것에 가격을 매기고 있으며, 자금의 유입은 통제를 벗어난 듯하고 모든 것이 고평가된 상태다. 어떤 고객이 말하기를 1만1000대의 비행기가 날아다니지만, 그 중에서 훌륭한 파일럿은 10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고 하니, 사고 발생은 필연적이다. 닷컴과 마찬가지로 승자와 패자의 명암은 극명하게 갈릴 것이나, 기술의 발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투자매니저들 사이에도 전례없이 큰 차별화가 진행 중이다. 일례로 훌륭한 매니저들은 대부분 새로운 투자에 관계되어 있고, 받는 보수도 차별적이다. 사업은 훨씬 더 기술적으로 집약적이며 인력 역시 그렇다. 지금은 새 부티크가 경쟁에 나서기가 이전보다 훨씬 어렵다.

- 배런스: 이런 변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어떤 것인가?
- 댈리오: 헤지펀드와 사모투자자들은 유동성에 영향을 받고 또 유동성에 영향을 준다. 이들 투자자들은 대부분 유사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모두들 높은 투자수익률을 제공하는 쪽을 매수하고 낮은 투자수익률을 내는 쏙을 매도하고 있다. 유동성이 고갈되기 시작하면 이런 상황은 1998년처럼 급격한 채무의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가 지금 글로벌 거품 상황에 있기 때문에 나의 경향이나 포지션은 낮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증권이나 낮은 신용스프레드 쪽을 보유하는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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