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사흘째 내리며 920원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달러가 급락하면서 동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11월 수출이 309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40억달러를 넘어섰다.
수출이 이처럼 호조를 보임에 따라 외환당국이 11월중 강력한 개입 의지를 보였음에도 환율이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확인되고 있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낮 12시 20분 현재 928.20/50으로 전날보다 0.90/1.10원 내린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달러/원 선물 12월물은 927.90으로 전날보다 1.20원 빠졌다.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급락으로 전날보다 1.50원 낮은 928.00에 출발해 928.70을 고점으로 장중 927.50까지 하락, 지난 11월 27일 927.00원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더불어 정유사 결제 및 역외의 부분 매수로 928원대로 낙폭을 다소 축소하고 있다.
환율 급락 속에서 업체들의 저가매수가 유입되자 시장은 저가매수 규모를 지켜보며 적극적인 매도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이 기사는 1일 낮 12시 20분 송고된 바 있습니다)
이날 산업자원부는 11월중 수출이 309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무역수지 흑자도 유가 하락 등으로 사상최대인 4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 놀라움을 주고 있다.
특히 11월 수출증가율이 전년동월대비 19.8% 늘어난 데 비해 수입은 유가하락으로 12.7% 늘어난 268억7,000만달러에 그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품목별로는 선박류(89.3%), 반도체(49.6%), LCD패널(27.7%), 철강제품(37.7%), 석유화학(13.4%) 등이 높은 수출증가를 기록, 최근 외환시장의 달러 매도세를 실감케 했다.
산자부는 "파업 영향으로 다소 부진했던 자동차(17.4%) 및 자동차부품(24.8%) 수출도 관련업계의 생산 확대 노력 등으로 수출호조세 회복했다"며 "7억3,0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해양구조물 인도가 앞당겨진 것도 수출 급증세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 역시 최근 잇따라 환율 하락의 '주범'으로 수출 대기업의 '과도한' 선물환 매도를 탓했으나 수출 호조를 의식하며 일부 변화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재정경제부 임영록 차관보는 이날 불교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의 환율하락은 수출호조와 수출업체들의 선물환 매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외환당국의 최근 개입 규모가 최소 35억달러 가량 정도로 논했다가 무역수지 흑자가 '놀랄만하게' 나오자 40억~50억달러는 됐을 것으로 늘려잡고 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11월중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 발표가 놀랄만하다"며 "당국이 개입을 해도 환율이 빠지는 이유를 제대로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주 월말을 지나면서 수출업체 네고가 급증한 이유가 있었다"며 "당국이 전날 부분 개입을 했다가 그냥 둔 것도 다 공급이 그만큼 많아 930원을 고집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딜러는 "11월 중순 이후 외환당국의 개입 규모는 40억~50억달러 가량을 봐야할 것"이라며 "한국전력 교환사채나 삼성전자 소니 합작 자금 등까지 고려하면 11월중 달러 매물이 봇물을 이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달러 공급이 그렇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그나마 당국이 개입해서 환율이 덜 떨어졌다"며 "당국이 골치는 아프겠지만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월말 네고를 흡수해주는 것은 괜찮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를 주목해야 한다"며 "글러벌 달러가 빠지는 데 무작정 930원 등 일정 라인을 고집하고 일부 대기업을 속죄양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참고: [외환전략] 환율 930원 하회, "개입 물러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