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착륙 우려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리스크 경고를 밟고 올라섰다.그 동안 경제전문가들은 비록 주택경기 약화 속에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기업실적 호전과 설비투자 증가세 그리고 고용개선 및 소득증가로 인한 소비지출 유지에 따라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해왔다.그러나 비록 산업생산 추세와의 연관성이 크다고는 하지만 '변동성'이 심한 지역 제조업지수의 급락이 이 같은 전망을 뒤흔들었다. 다소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여전히 다수 전문가들은 산업생산 동향이 그렇게 까지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특히 4/4분기로 넘어가면서 생산활동은 부진했던 2/4분기를 극복하고 다시 개선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이 때문에 필라델피아 연준의 제조업지수가 시장에 미친 영향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이 기사는 22일 오후 뉴스핌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제조업경기 모멘텀 상실하나.. 필 제조업지수는 일단 '열외'로 봐야 할 듯목요일 발표된 미국 필라델피아지역 제조업지수가 3년만에 마이너스로 급락하자 금융시장은 "주택경기 둔화 영향이 보다 광범위한 경기둔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이 때문에 연준의 FOMC 금리동결과 '일부 인플레이션 리스크' 경고에 잠잠하던 재무증권시장은 급격한 매수세를 나타냈고, 10년물 금리는 6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결국 마이너 지표로 판단되던 지역 제조업지수 결과가 연준의 경고보다 중요한 이벤트가 된 셈이다.필라델피아 연준은 9월 제조업지수가 -0.4로 전월 18.5에 비해 급격히 하락했다고 밝혔다. 당초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치는 14.4 수준이었다.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신규주문이 -1.3으로 크게 감소했고 출하지수도 전월 22.3에서 마이너스 6.8로 추락하는 등 우려할 만한 양상을 보였다. 이 지수들은 7월 일제히 약세를 보인 뒤 8월에는 급격한 개선양상을 보임에 따라 9월에는 어느 정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그 약화 폭이 생각보다 무척이나 컸던 셈이다.다만 고용지수는 오히려 개선양상을 보였고 물가지수가 지불가격지수는 하락하고 수취가격지수가 상승하는 등 다소 안정되는 양상이었다.마이클 트레빙(Michael Trebing) 필 연준 소속이코노미스트는 "지수가 급격하게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신규주문, 출하 그리고 일부 다른 지표들의 변화가 컸기 때문"이라며, 원래 이 지수가 "상당히 변동이 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 모든 상황을 감안한다고 해도 이번 필라델피아 연준의 지역제조업지수는 제조업부문이 2/4분기 이래 미국의 총수요 약화추세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일부 전문가들은 이 지수가 ISM 제조업지수와 마찬가지로 다른 하위지수들의 '종합'이 아니란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더구나 지난 주 나온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역제조업지수가 나쁘지 않았다는 점, 최근 몇달간 제조업부문의 거시지표가 양호한 확장추세를 시사했다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이번 지수낙폭은 다소 '수수께끼'라는 입장이다.이 같은 전문가들의 평가는 아무래도 9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를 전반적인 제조업추세 분석에서 '열외' 시켜야 한다는 쪽으로 이어질 듯 하다. 실제로 10월에는 이 지수가 다시 플러스 영역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이런 점에서 보자면 이번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의 하위지수 간의 불균등한 변화는 좀 더 의미있어 보인다.<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 동향>(항목별, 2006년9월부터 2월까지 역순, 단위: DI)제조업지수: -0.4 .....18.5 .....6.0 .....13.1 .....14.4 .....13.2 .....12.3 .....15.4 ...출하지수: -6.8 .....22.3 .....10.2 .....17.7 .....11.7 .....19.0 .....24.3 .....22.5 ...고용지수: 10.7 .....8.2 .....12.8 .....6.8 .....1.1 .....21.7 .....5.4 .....11.3 ...지불가격지수: 38.1 .....45.3 .....50.3 .....48.7 .....55.3 .....29.0 .....17.2 .....30.5 ...수취가격지수: 21.6 .....17.1 .....17.1 .....14.0 .....10.3 .....15.4 .....15.4 .....18.2 ...배달지수: -0.5 .....2.0 .....-1.4 .....-1.2 .....9.6 .....-4.1 .....3.7 .....8.6 신규주문: -1.3 .....15.7 .....10.1 .....17.7 .....2.7 .....12.2 .....20.8 .....12.5 주문잔고: -5.3 .....0.6 .....-8.1 .....-2.1 .....-2.2 .....7.0 .....5.7 .....10.2 재고지수: 4.2 .....5.6 .....-1.8 .....-5.2 .....-3.9 .....-8.8 .....11.1 .....9.3 ※출처: Federal Reserve Bank of Philadelphia◆ 이번 지표는 '소음' 아니다? 연말 10년 금리 4.25% 혹은 4.95%?하위 지수 중에서 신규주문지수가 급격하게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주문잔고 역시 줄어들었다. 배달속도는 빨라지고 재고지수는 약화되었으나 여전히 증가추세를 보였다.무엇보다 출하지수가 급격히 악화되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 출하지수 낙폭은 29.1포인트로, 이와 동일한 양상은 2001년 1월 나타난 적이 있다. 당시는 경기침체를 목전에 둔 상황이었다.그러나 과거에 비해 현재는 기업의 설비투자가 강하고 소비지출이 부의 효과 감소에도 불구하고 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용시장 여건도 좋고 더구나 에너지물가가 신속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따라서 필라델피아지역 제조업지수가 전국 ISM제조업지수의 선행역할을 한다고 해도 이 지수까지 기준선 아래로 하락할 위험은 작은 것 같다.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크레디 쉬스(Credit Suisse)의 도미닉 콘스탐(Dominic Konstam) 전략가는 "이번 지표 결과는 전형적인 노이즈(noise)라고 볼 수는 없다"며 이제 10년물 금리가 6월 고점까지 되돌아갈 위험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그는 연말까지 10년물 금리가 4.25%까지 하락할 것이란 다소 과감한 주장을 제기했다.이날 지표 발표 이후 유로달러 3개월선물 움직임으로 보자면, 연준은 연말까지 5.00%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16%나 반영되었다. 그 가능성은 내년 1/4분기에는 48%에서 64%까지 높여 반영됐다. 이번 9월 회의에서 연준은 주택경기 둔화에 대해 "점진적인"이란 수사어를 제거함으로써 좀 더 분명한 입장을 냈다.하지만 연준은 여전히 설비가동률 수준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출하면서 여전히 일부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태도를 고수했다.이 때문에 아직도 다수 전문가들은 연준이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는 중이다.바클레이즈 캐피털은 이날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연말까지 연준이 추가금리인상에 나서기는 힘들겠지만, 내년에 다시 금리인상을 재개, 연방기금금리를 5.75%까지 끌어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폈다.이들은 올 4/4분기부터 내년 1/4분기 사이 미국 경기가 다시 부활의 조짐을 보이면서 10년물 금리는 연말까지 4.95%, 내년 여름에는 5.20%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연준의 경기둔화->인플레이션 압력 둔화 시나리오는연준의 향후 정책경로에서 고려해야 할 두 가지 변수가 있는 것 같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둔화를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의 완화 시나리오가 얼마나 유효할 것인가이며, 또다른 중요한 쟁점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제 도입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변화 가능성이다.최근 마틴 베일리(Martin Baily) 워싱턴 국제경제연구소(IIE) 시니어 펠로우는 "미국경제전망: 인플레이션은 얼마나 심각한가"란 제하의 간략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국 경제의 근원물가 압력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미국경제가 달성할 수 있는 연착륙 시나리오와, 경기침체를 동반할 가능성이 있는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각각 검토했다.그는 연착륙 시나리오의 경우 2006년 하반기 성장률이 2.25% 수준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성장률이 2% 수준으로 하락한 뒤 내년 하반기에 성장률이 점차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중기 전망과 연결된다.이 경우 근원소비자물가상승률은 2.25% 수준으로 완만해 질 수 있으며, 연준은 내년부터 금리인하를 통해 성장률의 회복을 돕는다는 가정이 포함된다.그러나 에너지물가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달러가치가 생각보다 빠르게 하락하며 노동비용 압력을 통한 물가압력이 현실화되는 경우 '경기침체' 내지 근사 경기침체가 유발되어 강제적으로 물가압력이 2% 수준으로 내려서게 된다는 경착륙 시나리오도 제기된다.현재 연준은 전자의 연착륙 시나리오를 따르고 있는 듯 하다.문제는 인플레이션 목표제가 도입될 경우 계속 상승하고 있는 물가수준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연착륙 시나리오의 연준의 금리인하 요인이 가미되기 힘들어 질 가능성이 있다.베일리는 근원물가와 종합물가 어떤 부분을 목표로 설정해야 되느냐는 논쟁이 있다며, 비록 연준이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종합물가 상승률이 높다면 긴축정책 구사 가능성이 더 높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달러화 가치가 생각보다 빠르게 하락할 경우 물가압력이 상당히 강화될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은 최근 도널트 콘 연준 부의장이나 자넷 옐렌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가 소개한 것처럼 연준의 연구결과 환율의 물가 영향이 상당히 감소했다고 하여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하지만 베일리는 여기서도 전통적인 원리는 달러화 가치가 10% 하락할 경우 연간 CPI상승률이 0.5% 포인트 정도 높아진다는 것이어서 주의가 요망된다고 덧붙였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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