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닷새만에 반등했다. 글로벌 달러가 급락 이후 아시아시장에서 반등폭을 넓힌 가운데 역내외 숏커버 매수가 유입되며 반등에 성공했다.특히 달러/엔 환율은 유로/엔이 145엔대의 급등세를 유지하자 지지력이 생겨난 이후 117대 후반으로 반등폭을 키웠다.국내 주가도 사상 최고치 경신 이후 숨을 고르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전날 대량 순매수 이후 소폭의 순매도로 전환해 한 호흡을 조절했다.그렇지만 외국인 주식 관련 달러 매도나 업체 매물이 출회되면서 950원 안착에 실패하며 반등폭이 제한됐고 이에 따라 950원 고점 저항 인식도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명시적 기대'가 생겨난 상황에서 일단 단기 급락 이후 포지션 조정 장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이에 따라 미국 부시 대통령과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주목하면서 글로벌 달러 향방과 긴밀히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948.40으로 전날보다 2.80원 상승하며 마감, 지난 13일 이래 5거래일만에 반등했다. 달러/원 선물 5월물은 948.20으로 3.50원 올랐다.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10원 낮은 945.50원에 약보합 출발한 뒤 945.40원을 저점으로 역내외 숏커버 매수가 어우러지며 949.30원까지 상승폭을 넓혔다.그러나 전날 외국인 주식 순매수 관련 달러 매물과 업체 네고가 출회되자 950원에 접근을 유보한 채 밀린 뒤 947원대에서 주로 공방했다.오후들어서는 반등 탄력이 약화되면서 946원선에서 공방을 벌였으나 달러/엔이 117선대 반등폭을 넓히면서 장후반 948원대로 올라서며 마감했다.시장은 오전 중 일찌감치 고점과 저점을 확인한 상황에서 환율의 상승과 하락보다는 일정 수준에서 세력간 포지션 조정 또는 손바뀜이 활발히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다.이에 따라 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80억2,550만달러로 전날 66억달러 수준보다 14억달러 가량이나 급증했다. 오는 21일(금요일) 기준환율은 947.5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시중은행 딜러는 "달러/엔이 반등하면서 그간 속락을 접고 닷새만에 반등했다"며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확증하긴 힘들지만 세력간 손바뀜이 활발했다"고 말했다.글로벌 달러는 뉴욕시장에서 달러/엔만 제외하고 급등세를 이어갔으나 아시아시장에서는 다소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이런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117선대로 반등폭을 키웠고, 유로/달러는 1.23선에서 한템포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달러/엔 환율은 뉴욕시장에서 117.20선으로 반등한 뒤 도쿄시장에서 117.70선대까지 반등폭을 올렸으며, 유로/달러는 1.2380선까지 급등한 뒤 1.2340선대로 밀렸다.특히 달러/엔의 경우 크로스 거래에서 유로/엔이 145선대 강세를 지속하면서 달러/엔이 117선대 초반이 지지되자 단기 저가매수세가 강하게 달라붙는 양상을 보였다.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미국의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이 잠복되면서 시장이 부담을 느끼긴 했으나 3월 소비자물가 상승 등이 조정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일반적으로 시장은 새로운 뉴스 등에 따라 충격이 빚어지고 이런 가운데 일부분 '오버슈팅'이 작용했다가 균형으로 다시 복귀하는 과정을 보이곤 한다.미국의 긴축 프로세스의 종료 가능성이 일단 충격파를 던진 상황에서 국제시장은 단기 숨을 고른 이후 미-중간 정상회담 결과를 주시하는 상황으로 다시 가쁜 호흡을 쉴 것 같다.시중은행 딜러는 "단기 반등이 진행됐지만 미국의 긴축 종료 뉴스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무엇보다 중-미간 정상회담 결과를 본 뒤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날 국내 시장은 글로벌 달러 반등과 함께 주가도 사상 최고치 경신 이후 조정을 받으면서 비교적 편안하게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달러/엔이 반등하면서 추격 매도보다는 역외 및 역내 숏커버 매수세들이 유입되면서 시장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매수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환율 수준이 크게 하향한 것이 국내 수급 요인보다는 글로벌 트렌드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에 달러/엔 반등이 약세 마인드를 다독이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외국계 은행 딜러는 "시장 심리가 약세로 쏠린 탓에 시장 포지션이 무겁지 않은 상황에서 이월 숏포지션이 있었다"면서 "달러/엔이 반등하면서 숏마인드가 일정 거둬진 것 같다"고 말했다.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단기 속락 이후 전형적인 반등과 포지션 조정 장이었다"며 "방향을 논하기보다는 단기 급락 이후 포지션과 더불어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국내 주가도 조정을 보였으나 외인 순매도가 200억원 미만에 불과하면서 시장 매수세를 끌어들일 만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약보합과 강보합을 하루종일 오락가락하다가 전날보다 3.69포인트 하락한 1,434.15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전날 3,100억원 이상 순매수한 뒤 이날은 146억원을 순매도한 데 그쳤다.무엇보다 주가 조정폭이 적은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미국 주가가 견조하는 등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그렇지만 달러/원 환율은 단기 반등 이후 여전히 방향을 어디로 잡아갈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다. 무엇보다 매수주체가 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달러/엔이 반등폭이 다소 컸는데도 달러/원이 950원을 회복하지 못한 것은 좀 아쉽다"며 "글로벌 달러, 특히 역외가 매수주체로 성립되지 않는다면 달러/원이 950원을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단기적으로 945~950원에서 자리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글로벌 달러 동향을 더욱 주시해 갈 것으로 보인다.기술적으로는 오는 21일(금요일) 거래는 947.70원을 중심으로 946.10~950.00, 그리고 이 범위를 넘어선다면 943.80~951.60원으로 확장 가능하다.물론 이 예상범위는 미-중간 정상회담 등에서 특별한 재료가 나와서 글로벌 달러의 변동폭이 커진다면 폐기해야 하며 글로벌 트렌드를 따르는 게 필요하다.외국계 은행 딜러는 "이란 핵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제유가가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등 국제흐름이 편치 않다"며 "중국과 미국간 정상회담에서 어떤 성과물이 나올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달러/원 환율이 반등에 성공했지만 단기 모멘텀은 글로벌 달러 트렌드가 쥐고 있다"며 "중국 위안화와 관련된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가 주목된다"이라고 말했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