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이 1,025원대 이상으로 추가 급등하며 4개월여 최고치를 경신했다.국제유가 급등 우려감과 미국 금리인상 기대 속에서 달러/엔이 110선으로 상승하고 역내외 매수세가 다소 공격성을 띠면서 상승폭이 커졌다.장중 역내외 시장 참여자간 활발한 거래와 수출업체 네고 등이 어우러지는 등락 속에서 거래량도 사상 최대로 분출했다.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26.30으로 전날보다 5.20원 상승하며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2월 15일 1,026.70원 이래 4개월 보름 최고치를 기록했다.장중으로는 1,027.80까지 상승폭을 확대, 지난 2월 17일 1,028.00원 이래 역시 최고치를 세웠다.이날 달러/원 환율은 해외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110선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보이자 1,022.30원에 상승 출발했으나 이월 롱포지션과 중공업 등 업체 매물로 1,019.60으로 약세 전환하기도 했다.그러나 역외 모건스탠리 등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저가매수세가 합세하자 상승세로 재전환한 뒤 1,022.50 안팎에서 밀고 당기는 실랑이를 벌인 뒤 1,027.80까지 내달리며 상승폭을 넓혔다.이후 달러/엔이 110선 안팎에서 걸리면서 추가 상승이 제한되자 역외와 역내 세력 모두 일부 롱포지션을 털어내며 차익실현을 했고, 이런 가운데 다소 밀리면서 다시 1,022.50선을 하향 태핑했다.그렇지만 여전히 역외 저가매수세가 받춰주고 달러/엔도 다시 110선대 강세를 보이면서 장후만 상승세를 타며 1,026원대로 마감했다.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 62억2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 24억400만달러 등 모두 86억650만달러를 기록, 전날 78억달러의 사상 최대치를 재경신했다. 30일(목요일) 기준환율은 1,024.4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오는 30일 FOMC에서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기정사실화되고 자칫 8월 이후에도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달러쪽의 강세를 뒷받침했다.유가가 일단 다소 조정을 보였으나 여름철 가솔린 수요 등으로 수급이 타이트한 것으로 보여 일단 저가매수 전략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됐고, 이런 점에서 원화와 엔화 등 아시아 통화가 동반 절하됐다.그렇지만 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유로쪽에 우선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부진 탓에 수혜폭은 적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어 유로/엔이나 유로/달러의 반등력이 제한되고 있다.또한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미국 내 자본 유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긍정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지난 1/4분기 성장률이 좀더 낮게 나온 데는 유가급등이 자리하고 있다.이에 따라 당장에는 유가급등이 일본이나 한국보다는 당장 미국에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보지만, 중장기적으로 과연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특히 이런 점에서 6월 FOMC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냐는 문제를 두고 국제금융시장의 변화무쌍함이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국제유가 문제는 가뜩이나 내수 침체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이다. 원유 등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아지면서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나 경제에는 큰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달러/원 환율이 유가 급등, 경제 부진 전망으로 상승할 경우 수출 경기 둔화를 막아줄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유가급등이 미국 등 해외 경제를 둔화시킬 경우 한국에 돌아올 수혜는 크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아무튼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유지 여부와 유가급등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하반기 새로운 모습으로 형상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은 내부적으로 시각 교정과 함께 포지션을 조정하면서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며 '큰 장'을 만날 사전 준비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아울러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경기둔화, 한미금리차 역전 가능성 등의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하면 경제회복과 금융안정을 이룰 것인지 고민할 때 같다.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이 만날 경우 다시 인플레이션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며 "아직은 물가걱정을 하지 않지만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하고 인플레에 처할 경우 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외국계 은행 딜러는 "미국 FOMC 이후 현재의 달러/엔 레벨이 기저적으로 굳어진다면 달러/원도 주요 레벨을 뚫고 올라온 터라 당장 1,030원대로 올라설 수 있다"며 "그렇지만 아직은 추세 전환을 단정할 수는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미국의 금리인상보다는 현재 유가급등과 중국 위안화 절상 기대 약화가 아시아통화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일단 미국 금리인상 재료가 사라질 경우 차익매물이 나올 수 있어 회의 이후 변동성에 주의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시장의 다른 관계자는 "하반기에 들어서는 입구에서 여러가지 재료들이 새로 나오고 또 충돌하고 있다"며 "방향성을 찾기 전까지 포지션 조정과 함께 향후 경기지표 발표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이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통화옵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지난 3월 이래 처음으로 1,026원대 이상으로 급진입하면서 옵션 변동성이 모두 5%대를 접고 6%대로 튀어 올랐다.환율 상승을 예상하고 정유사 등의 수입업체들의 콜옵션 매수헤지가 들어오면서 옵션 거래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특히 한미간 금리차가 오는 30일 FOMC 회의를 계기로 '0'이 되기 때문에 스왑포인트가 눌리면서 등가격(ATM) 옵션의 행사가격은 거의 스팟환율과 동일하게 형성되고 있다.콜옵션 거래는 주로 행사가격 1,023~1,025원의 등가격 콜옵션을 1억달러 가량 매수하는 거래도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은행권의 한 옵션 딜러는 "변동성도 5%에서 6%대로 오르고 방향성을 나타내는 리스크 리버설도 콜오버로 전환했다"며 "업체들의 환율이 급등하면서 제법 큰 매수헤지 거래도 체결되는 등 활발하게 거래됐다"고 말했다.이날 외환스왑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를 올릴 경우 한국과 금리가 같게 되나 원화금리가 급등하면서 스왑포인트는 반등했다가 다소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외환스왑포인트는 1개월물이 5/10전, 2개월이 파/5전, 3개월 -15/-5전, 6개월이 -110/-80전, 그리고 1년물은 -400/-340전에서 호가됐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