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퇴직 경찰관은 30년 넘게 쌓은 경험을 새 직무로 전환해야 한다
- 수사·안전·보안·조직관리 역량은 민간과 공공기관 업무로 연계할 수 있다
- 전직지원센터 상담과 자격 취득, 채용공고 분석으로 재취업을 준비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경찰관으로 근무한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건을 처리하고, 민원인을 만났으며, 조직을 관리하고 현장의 위기 상황에도 대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퇴직을 앞두고 보니 제가 경찰을 떠나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막막합니다." 퇴직을 앞둔 경찰관과 대화하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고민이다.
오랜 기간 한 조직에서 근무한 사람일수록 퇴직 이후 새로운 일을 찾는 과정이 힘들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 경찰 업무는 전문성과 책임이 큰 직무이지만, 그 경험을 민간기업이나 다른 공공기관에서 어떤 역량으로 연계시켜야 할지 쉽지 않다.

경찰관은 수사, 생활안전, 교통, 경비, 정보,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다. 그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사람을 설득하며, 위험을 사전에 발견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대응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조직을 운영하고 후배를 교육하며 여러 기관과 협업하는 경험도 갖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역량들이 경찰 조직 안에서는 인정되지만, 다른 기관이나 조직에서는 그 의미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퇴직 경찰관의 전직은 단순히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과정이 아니다. 경찰 조직에서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민간기업이나 다른 공공기관이 이해할 수 있는 직무의 언어로 바꾸고, 이를 필요로 하는 일자리와 연결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퇴직을 앞둔 경찰관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경찰관으로 근무하면서 자신이 가장 자신 있었던 업무는 무엇인가? 수사였을까, 현장 지휘였을까, 아니면 민원인과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었을까?
예를 들어 수사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은 사실관계 확인, 증거와 자료 분석, 면담 및 조사 역량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역량은 기업의 준법지원, 내부조사, 민원 대응 등과 접점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교통이나 생활안전 분야의 경험은 안전관리와 위험 예방, 현장 점검 업무와 연결될 수 있다. 경비나 경호 업무 경험은 시설보안과 출입통제, 비상상황 대응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인사, 교육, 행정 업무를 담당했다면 조직관리, 인력운영, 교육훈련, 업무 조정 등의 경험을 강조할 수 있다.

실제 사례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경찰청이 발간한 「2025년 퇴직(예정) 경찰관 가이드북」에는 경찰 경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은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중 한 사례는 37년 3개월간 근무한 뒤 2024년 퇴직한 경찰관의 이야기다. 퇴직 전 전직지원센터의 컨설팅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재취업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후 소방안전관리자 2급과 지게차 자격증을 취득했고, 한국가스안전공사 산하 센터의 보안직으로 채용됐다. 오랜 경찰 경력에 새로운 자격과 준비 과정을 더해 공공기관의 보안 업무로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35년간 근무한 퇴직 경찰관은 자격증을 취득하고 학교 보안관으로 도전했다. 여러 차례 서류와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전직지원센터의 자기소개서 수정과 모의 면접 등을 거쳐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교 보안관으로 새로운 출발을 했다.
최근 경찰 경력을 금융 분야로 확장한 사례도 있다. 24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보이스피싱 해외 조직을 수사했던 전직 경찰관은 은행의 금융사기예방부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에서 쌓은 수사 경험과 범죄조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제는 은행에서 이상거래탐지시스템 등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사전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수사 중심의 전문성과 경험을 금융권의 범죄 예방이라는 새로운 직무로 전환한 성공 사례다.

이러한 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경찰의 경험이 반드시 경찰과 동일한 업무로만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에 새로운 기술이나 자격을 더하고, 노동시장 수요에 맞춰 준비한다면 재취업의 성공률은 높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 퇴직 예정 경찰관의 전직지원 성공률을 높이는 데 전직지원서비스가(outplacement) 필요하다. 퇴직 경찰의 경험과 역량을 분석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기관과 연결해 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개인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직무를 발굴해 주고, 직무에 필요한 교육과 취업 준비를 통해 재취업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것이 전직지원제도의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전국 6개 권역의 경찰전직지원센터에서 퇴직예정자와 퇴직 경찰관을 대상으로 진로 상담과 취업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경찰청은 퇴직설계 교육도 생애주기에 따라 제공한다. 퇴직 5년 이내의 경찰관을 대상으로 하는 퇴직설계 과정과 퇴직 1년 이내 대상자의 전직 심화과정으로 편성되어 있다. 따라서 퇴직을 앞둔 경찰관이라면 전직지원센터와 교육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퇴직을 앞둔 경찰관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첫째, 퇴직 이전 자신의 경력을 직무 단위로 정리해 둬야 한다. 근무 부서와 직급을 우선 나열해 보고,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정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수사 경험이라면 조사와 분석, 민원 대응 경험이라면 갈등 조정과 의사소통, 현장 지휘 경험이라면 위기관리와 조직운영 역량으로 표현해 볼 수 있다.

둘째, 퇴직 이후 희망 직무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실제 채용공고를 검색해 봐야 한다. 관심 있는 직무의 채용공고를 10개 정도 찾아보면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자격과 경력, 근무조건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자격증이나 교육훈련을 미리 계획해 볼 수 있다.
셋째, 새로운 조직의 관점에서 자신을 설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경찰 조직에서의 직급이나 근무 경력만으로는 민간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지원자의 역량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는 경찰에서의 경험이 지원 직무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가능하면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직접 만나 실제 업무와 조직문화를 확인하고, 경력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미리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오랜 기간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쌓은 현장 경험과 판단력, 책임감을 퇴직과 동시에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경험이 퇴직 이후에도 사회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만큼이나 이를 알아보고 새로운 일자리와 연결해 주는 체계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경찰의 특별한 경험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무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주고 직무에 맞는 교육과 상담, 적극적인 취업 연계가 필요하다.
제복을 벗는다고 경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국민의 안전을 위해 쌓아온 경찰관의 경험이 인생 2막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로 이어질 수 있도록, 퇴직 이전부터 퇴직 이후까지 실질적인 전직지원 서비스가 뒷받침되기를 기대한다.
지금까지 국민의 곁을 지켜 온 대한민국 경찰, 퇴직 이후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장욱희 박사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커리어파트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방송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KBS, 한경 TV, EBS, SBS, OtvN 및 MBC, TBS 라디오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고용 분야, 중장년 재취업 및 창업, 청년 취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삼성SDI, 오리온전기, KT, KBS,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매트로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중장년 퇴직관리, 은퇴 설계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대학생 취업 및 창업 교육,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공부문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는 당당하게 다시 출근한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효과적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경찰청 보건복지정책심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