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고려용접봉이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잠수함용 용접재료 4종을 개발했다.
- 개발 재료는 독일 BV 1050 수중폭파 변형시험을 통과했다.
- 방사청은 실함 적용과 장기구매, 시험인증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잠수함 쇳덩이 아닌 용접으로 잠수한다'
잠수함 생존성, 용접 재료·기술이 좌우해
한국, 잠수함 압력 선체용 용접 재료 4종
'독일 BV 1050' 수중폭파 변형시험 통과
잠수함 수출때 국산 '용접 능력' 동반 진출
대한민국은 장보고급(KSS-I)을 시작으로 손원일급(KSS-II), 도산안창호급(KSS-III)에 이르기까지 세계 정상급 디젤잠수함을 독자적으로 설계·건조하는 국가로 성장했다. 하지만 잠수함 기술 자립을 완성하려면 함정의 크기나 무장뿐 아니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소재와 생산기술까지 우리 손에 넣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승조원의 생명과 잠수함의 생존성을 좌우하는 것이 압력선체 용접재료와 용접기술이다.
잠수함은 단순한 쇳덩이가 아니다. 수많은 강판을 용접해 하나의 압력선체로 만들고 그 용접부가 수압과 충격을 견뎌야 비로소 안전하게 잠항할 수 있다. 아무리 강한 특수강을 사용해도 이를 연결하는 용접부의 강도와 인성이 부족하면 압력선체 전체가 가장 취약한 지점에서 무너질 수 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고려용접봉 공동개발 쾌거
'잠수함은 쇳덩이가 아니라 용접으로 잠수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잠수함은 잠항과 부상을 반복할 때마다 압력선체에 피로가 누적된다. 전투 상황에서는 어뢰와 폭뢰 등 수중 폭발의 충격도 견뎌야 한다.
따라서 잠수함용 용접재료에는 높은 인장 강도뿐 아니라 저온 충격 인성과 균열 저항성, 피로 수명, 해양 환경 내구성과 용접 작업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강도만 높고 인성이 부족하면 충격을 받을 때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인성은 뛰어나지만 강도가 낮으면 높은 수압을 버티지 못한다. 서로 상충할 수 있는 성능을 균형 있게 구현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최근 고려용접봉이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잠수함 압력 선체용 용접재료 4종이 독일 베베(BV) 1050 기준의 수중폭파 변형시험을 통과한 것은 이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성과는 단순히 외국산 용접재료를 국산품으로 대체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잠수함 핵심 소재의 개발부터 시험평가와 성능검증에 이르는 기술체계를 국내에 구축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미래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개발 '핵심 기반 기술'
잠수함용 용접재료 개발을 이끌어온 고려용접봉은 이번에 확보한 기술은 현재의 한국형 잠수함(KSS) 사업은 물론 미래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는 핵심 기반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잠수함용 용접재료는 개발 기간이 길고 반복적인 시험과 검증이 필요하지만 국내 수요가 제한돼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투자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현실도 설명했다.
실제로 잠수함은 건조 척수가 적고 한 척에 사용되는 특수 용접재료의 물량도 제한적이다. 개발에는 전문 인력과 고가의 설비, 장기간의 시험평가가 필요하지만 투자비를 회수할 시장은 좁다. 기술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곧바로 함정에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강재와 적합성과 용접 조건, 열처리, 비파괴검사, 피로 성능과 충격 저항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문제가 발견되면 소재 성분과 제조공정부터 다시 조정해야 한다. 개발 위험은 큰데 시장은 작은 대표적인 전략소재 분야다.
◆국산 용접재료, K-잠수함과 세계 바다로 간다
이제 방위사업청 역할이 중요하다. 국산화 성공을 연구개발 과제의 종료로 봐선 안 된다. 개발된 용접재료가 실제 함정에 적용되고 기업이 생산 시설과 전문 인력을 유지하면서 차세대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국산화가 완성된다.
첫째, 방사청은 개발된 소재가 실제 잠수함 건조에 적용될 수 있도록 실함 적용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해외 제품과 동일한 기준으로 검증하되 국산 소재가 반복되는 행정 절차 때문에 사업 참여 기회를 잃지 않도록 인증과 규격화 절차를 체계화해야 한다. 개발 기관과 조선소, 선급, 해군, 국방기술품질원 등 관계기관이 초기 단계부터 공동으로 검증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일정 물량을 장기적으로 구매하는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 잠수함용 소재는 단발성 계약만으로 생산 설비와 숙련 인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소요가 적더라도 국가 안보상 반드시 유지해야 할 기술이라면 단순한 최저가 경쟁보다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지속성을 우선해야 한다. 핵심 소재 업체를 전략 공급자로 관리하고 후속함 건조와 창정비, 성능 개량 수요까지 연계해야 한다.
셋째, 시험평가 기반을 국가전략자산으로 육성해야 한다. 국내에 수중폭파 변형시험 인프라를 갖추면 해외 시험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핵심 설계 정보의 유출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이 시설을 잠수함뿐 아니라 수상함과 해양 무기체계의 구조 안전성 평가에도 활용한다면 제한된 국내 수요를 보완할 수 있다.
◆국산 용접 재료·절차, 품질관리·시험인증 동반 진출
넷째, 잠수함 수출 때 완제품과 함께 국산 용접재료와 용접절차, 품질관리와 시험인증 기술이 동반 진출하도록 해야 한다. 해외 현지 건조사업에서도 국내 소재 기업이 공급과 기술지원, 품질 인증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계약 조건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생산 물량이 늘고 기업이 수익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번 성과는 미래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에도 중요한 출발점이다. 핵잠은 원자로와 추진체계만 확보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장기간 수중 작전과 고속 운용을 견딜 압력선체와 특수강, 고성능 용접재료, 자동용접, 비파괴검사, 소음·진동 저감과 시험평가 능력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 어느 한 요소라도 기준에 미달하면 잠수함 전체의 안전성과 작전 성능을 보장할 수 없다.
K-방산의 경쟁력은 이제 완제품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소재와 부품, 설계와 생산, 시험 인증과 후속 군수지원까지 갖춰야 세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경쟁할 수 있다. 고려용접봉이 맞춘 용접재료라는 마지막 퍼즐을 일회성 국산화로 끝내지 말아야 한다.
방사청이 실함 적용과 장기 구매, 시험 인증과 수출 지원을 하나의 정책으로 연결할 때 국산 용접재료는 K-잠수함과 함께 세계 바다로 나아갈 수 있다. 잠수함은 쇳덩이로 만들어지지만 그 잠수함을 깊은 바다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은 결국 용접의 힘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