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의 외국인 주포 지젤 실바가 자신의 배구 인생을 25점짜리 한 세트에 빗대 '23점'이라고 표현했다.
GS칼텍스는 오는 18일까지 일본 이바라키와 가와사키에서 8박 9일 일정으로 새 시즌을 대비한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실바는 지난 11일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시의 아스테모 리발레 훈련장에서 "예전과 같은 파워를 보여줄 수 없어 벤치를 지켜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물러나야 한다"라며 "지금과 같은 에너지와 파워를 보여주면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2023-2024시즌 GS칼텍스에 합류한 실바는 올 시즌 V리그 외국인 선수 최초로 한 팀에서 4시즌 연속 뛰게 된다. 여러 나라의 리그를 경험한 실바 역시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 한 팀과 동행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매 시즌 새로운 나라와 팀을 찾아 짐을 싸기보다 자신과 가족 모두 편안함을 느끼는 한국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특히 딸 시아나가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한 것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바는 자신의 선수 생활을 뒷받침해 준 남편 루이스에게도 고마움을 나타냈다. 한 팀에서 네 시즌을 보내는 V리그 최초의 외국인 선수가 된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했다.
지난 시즌은 실바의 V리그 세 시즌 가운데 가장 화려했다. 정규리그에서 1083득점을 기록해 V리그 최초로 3시즌 연속 1000득점을 돌파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고질적인 무릎 통증에도 6경기 모두 30점 이상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 50.63%를 기록했다.
GS칼텍스는 포스트시즌 6경기를 모두 잡으며 정상에 올랐고, 실바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실바는 자신의 활약보다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어려운 순간마다 함께 해결책을 찾아냈고 그 과정에서 팀 전체가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새 시즌에는 실바의 어깨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줄 새로운 공격 옵션도 생겼다.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 소속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 GS칼텍스와 맞섰던 태국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이 아시아쿼터로 합류했다.
실바는 "타나차가 수비도 잘하고 공격도 매섭다"라며 "서로 케미가 잘 맞아 팬들이 좋아할 만한 재미있는 배구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타나차의 합류는 실바에게 집중됐던 공격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실바는 3시즌 연속 1000득점이라는 대기록에 자부심을 나타내면서도 "내가 1000득점을 올리는 것이 팀으로 볼 때 완벽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영택 감독 역시 실바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최대한 살리면서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목표는 다시 우승이다. 실바는 지난 시즌 우승 경험과 성장한 동료들을 자신감의 근거로 꼽았다. 그는 "우리는 지난 시즌에 해냈다. 이번 시즌이라고 왜 못하겠나. 코트에 들어가는 선수 한 명 한 명이 모두 그런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 다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배구 인생의 한 세트가 어느덧 23점까지 왔다고 말하는 실바.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마지막까지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는 분명했다.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 끝까지 싸웠던 선수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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