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예술의전당이 8일 유리동물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 신유청 연출은 시대상 속 희망을 읽어 새로 올린다 했다.
- 유리동물원은 10월 17일부터 11월 22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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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예술의전당에서 토월정통연극으로 미국 현대희곡의 걸작 '유리동물원'을 올린다. 당시의 시대상을 담은 우울하고 절망적인 이야기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는 결말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2026 토월정통연극 '유리동물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엔 신유청 연출, 배우 김성령, 최정원, 장승조, 권율, 김경남, 정운선, 정새별, 임세미, 문유강, 배훈, 최정우 등이 참석했다.
'유리동물원'은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로 한국 대중에게 유명한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이다. 1930년대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살아가는 가족 이야기를 그려내며 시대상을 담았다. 가족에 대한 책임과 개인의 자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신유청 연출은 "'유리동물원'을 처음으로 읽어봤다. 책꽂이에 늘 꽂혀있던 걸 펼쳐봤다. 처음에는 이 작품이 말하고자하는 걸 아는데 시간이 걸렸다. 약간 소개팅극 같은 느낌이 있었다. 어떤 면에서 고전이고 어떻게 연극사의 한 페이지를 넘긴 작품일까 납득이 되지 않아서 오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기억에 남는 작가의 말이 '기존에 있는 리얼리즘과는 다른 연극'이라는 거다. 다시 읽어봤더니 마치 어느 곳에 갔을 때 인터넷을 연결하려면 패스워드가 필요한데, 한 가족을 통해 시대를 담았구나, 지금 우리에게도 통용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이 작품을 현재에 올리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극 중에서 어머니 아만다 역에 김성령, 최정원, 아들 톰 역은 장승조, 권율, 김경남, 딸 로라 역은 정운선, 정새별, 임세미, 방문객 짐 역은 문유강, 최정우, 배훈 등이 맡는다.

특히 한 배역에 여러 배우들이 캐스팅되면서 더블, 트리플로 다른 배역과 조합돼 다양한 페어 합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관련해 신 연출은 "작가가 써놓은 인물은 한명인데 모두가 다르다.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다. 본질적인 부분은 일치하지만 비본질적인 부분에는 자유를 허락하고 싶다"라고 배우들의 자유로운 해석을 열어뒀다.
아만다 역의 김성령은 여덟 번째 연극 무대에 오르면서도 떨리는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무대에 설때 두렵고 불안한데, 그 만큼 불안을 깨고 도전하고 싶은 곳이 무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다 해소되지않는다. 오히려 해소되지 않는 것 때문에 다른 작품을 찾게되고 그러는 것 같다"고 출연 계기를 말했다.
김성령은 "제가 했던 연극 중에 출연자가 가장 많고 규모가 크다. 너무 충만하고 행복하다. 요즘 '유리동물원'을 준비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하게 연습하고 있다. 그게 무대에도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같은 역의 최정원은 "뮤지컬을 하면서는 많이 발산하고 어떻게 보이는지에 집중한다. 내적으로, 드라마 적으로 고민을 채워주는 게 연극이다 .연극은 두렵고 무섭고 힘들지만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배우는 게 무대에서 다른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계속 연극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톰 역의 장승조는 "톰은 살아가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을 치는 인물이다"라며 "누군가에겐 별난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연민이 생긴다"고 배역에 애정을 드러냈다.
또 장승조는 "톰을 보면서 갈 길을 정하지 못하고 맨 땅에 몸을 내던지던 20대의 장승조와 마주하기도 했다. 관객들도 각 인물들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이 지금도 꾸준히 공연되는 이유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신유청 연출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또 다른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를 작품에서 읽어낸 과정을 얘기했다. 그는 "1차 세계대전이 지나면서 그동안 지켜왔던 고귀한 가치가 무너지고, 국가는 자국의 이익에만 치중하던 시대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며 "수많은 공장이 돌아가고 산업화와 속도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간은 그 속도와 힘에 맞는 존재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살아남기 위한 가치를 찾으려 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어려운 시대적 상황 속에서 각자의 인물은 다른 의미를 갖게 되고, 또 다른 해석이 연극에도 담길 예정이다. 신 연출은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만 너무 오래된 지도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해석했다. 아들 톰은 "시인을 꿈꾸지만 가족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떠나지도, 제대로 머물지도 못하는 인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로라의 존재와 로라가 꿈꾼 세계가 결말로 갈수록 핵심으로 드러날 것"이라고도 했다.
신 연출이 얘기하는 희망에 대해 배우들도 각자의 생각을 밝혔다. 최정원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우울하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보며 공부할수록 작품이 희망처럼 느껴진다. 처음엔 몸에 난 상처를 예쁜 액세서리라며 감추려고 하지만, 7장에선 그것이 상처라는 걸 인정하고 치료받아야 한다는 걸 느끼게 된다. 1장에선 아팠지만, 7장에서 오히려 희망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정운선은 2014년과 2015년에도 국립극단에서 올린 '유리동물원'에서 로라 역을 연기한 적이 있다. 그는 "그때의 나보다 나아질 수 있나 하는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다"면서도 "대본을 다시 보니 당시와 다른 부분이 많이 보였다. 10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나와 다른 것처럼 같은 것도 다르게 느껴져 흥미롭게 작업하고 있다"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있음을 털어놨다.
'유리동물원'은 오는 10월 17일부터 11월 22일까지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