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립중앙박물관이 30일 대한제국실을 새단장해 재개관했다.
- 황제국 선포와 대한인 정체성, 외교·저항사를 영상과 유물로 조명했다.
- 일제강점기 전후 독립운동 자료와 조선총독부 유물 첫 공개로 근대 출발을 재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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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 태극기' 등 보물 7점 포함 문화유산 65점 전시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 때 발견된 동제 상량문과 정초 은판 첫 공개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25년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 이후 9개월 간 휴실한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한제국실이 새롭게 단장해 돌아왔다.
30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새롭게 단장한 대한제국실 개편 재개관 언론공개회가 열렸다. 자리에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비롯해 서윤희·임혜경 학예연구사 등이 참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한제국실은 지난해 역대 최다 관람객인 40만7045명을 기록한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 이후 9개월 동안 휴실했다. 긴 휴실을 지나 새롭게 개편돼 재개관되는 대한제국실은 '국새 칙명지보', '안중근 의사 유묵', '데니 태극기' 등 보물 7점을 포함해 정선한 문화유산 65점이 전시된다.
이날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우리 박물관이 조선왕조 시대를 다뤘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1945년 이후를 다루고 있다. 조선왕조와 대한제국 사이가 비어있다. 일제강점기라고 하는 아픈 시절이기 때문에 피한 것도 있지만, 그 역사는 박물관에서 조명하고 반성하고 회상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제국이라는 말이 엄연히 있음에도 실제로 쓰는 단어는 '구한말'이다. 이번 재개관을 통해 대한제국의 존재와 실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우리의 역사의식을 더 자주적으로 만들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은 제2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2관에 일제강점기실을 구상 중에 있다. 이에 유 관장은 "현재 박물관 내 공간은 다 활용 중이기 때문에, 일제강점기실을 지금 만들고자 하는 건 아니다. 제2관 건립을 추진 중인데, 그때 전시 공간을 완전히 개편하게 된다. 그때 역사시대 순으로 흘러가 해방까지 보여드릴 예정이다. 대한제국실은 그 과정의 예고편"이라고 말했다.
유 관장은 "모두가 2관 건립에 대한 이견은 없다. 다만 중앙박물관 부지에서는 건폐율, 용적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걸 풀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두 가지가 있다. 용산공 원과 합의를 하면 건폐율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부에서 특수목적지역으로 바꿔서 우리가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평수를 얻을 수가 있다. 그 규모는 논의를 해야 한다. 조만간에 발표를 하게 될 것 같다. 그때되면 박물관의 비전에 대해 성대하게 발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기존 대한제국실에서의 전시가 고종의 황제국 선포와 근대화 정책을 소개했다면, 이제는 여기서 한발 나아가 황제 즉위와 근대화 추진이 제국주의가 팽배하는 근대 전환기에 자주권을 지키려는 노력의 일환에서 이루어졌음을 강조한다.
또한 조선왕조가 근대 주권국가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대한인'이라는 정체성이 일제의 침략 본격화 과정에서 강화되었음에 주목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반영하여 대한제국 시기 국내외에서 이루어진 외교 활동을 유물과 사진 자료, 영상으로 살펴보는 코너가 신설됐다.
서윤희 학예연구사는 "대한제국실에서 관람객들의 '대한제국 시대의 의미'를 탐색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조선3실의 일부 공간을 확장해 편입했다. 상설전이지만 공간을 분할해 메시지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제국주의가 팽배하던 근대 전환기에 자주권을 지키려는 노력과 새로운 국제질서를 편입하려는 시도, 대한인 정체성이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됐던 시기에 강화됐던 것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눈으로 확인되는 가장 큰 변화는 다양한 기법의 영상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점이다. 투명OLED, 인공지능(AI), 커브형 스크린 등 다채로운 방식을 활용한 5종의 영상을 곳곳에 배치하여 근대 국가로 완전히 변모한 대한제국의 시대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제국실의 새 전시는 3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자주권 확립을 위한 황제국 선포의 의미를 조명함으로써 대한제국이 황제국을 선포한 배경에 근대 주권국가라는 지향이 있었음을 살핀다.

여기서는 전통적인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어새 3점(보물)과 황제 즉위식 과정을 담은 '대례의궤'(규장각, 보물), 그리고 7년 만에 전시되는 전傳 채용신 필 '고종황제어진' 등이 전시된다.
2부에서는 근대 국가로 나아가는 대한제국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일제에 의한 국권 침탈과 이에 대한 저항의 모습으로 꾸몄다. 을사늑약(1905)에 저항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민영환 관련 유물과 안중근 의사의 결의가 느껴지는 '안중근 의사 유묵'(보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큰 태극기 '데니 태극기'(보물)가 전시된다.
특히 1996년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 때 발견된 동제 상량문과 정초 은판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서 학예연구사는 "이번에 조선총독부 청사의 동제 상량문과 정초 은판과 일제강점기 이전 초기 독립운동가인 민영환, 안중근의 의거 자료를 최초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당시를 기념하는 게 아니라 일제 침략기를 거치면서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가 됐기 때문에 소개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대한제국실 개편과 연계해 조선3실의 19세기 전시도 새롭게 구성했다. '민의 성장과 시대의 전환'이라는 흐름 속에서, 북학과 연행을 통해 넓어진 세계 인식, 새로운 지식과의 만남과 충돌, 개항과 개혁의 움직임 속에서 변화하는 시대상을 살펴본다.
유홍준 관장은 "우리는 그동안 대한제국을 평가하는 데에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대한제국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시대적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근대의 출발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alice0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