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21일 만 14세 미만 SNS 가입 제한과 청소년 보호 장치 강화를 추진했다.
- 호주 등 해외 사례와 교육 현장에서 연령·시간 제한의 실효성과 표현의 자유·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제기됐다.
- 연구진과 서울연구원은 SNS 과의존은 심리·정서 취약성과 이용 방식이 핵심이라며 일률적 규제보다 디지털 자기조절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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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선 연령 확인 허점에 레딧 소송까지…실효성 논란 확산
국내 연구 "이용시간보다 보상 구조·이용 방식 함께 살펴야"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정부가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과의존을 막기 위해 만 14세 미만의 가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러나 연령 제한만으로는 우회 가입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사한 제도를 도입한 호주에서는 연령 확인 절차의 허점이 드러난 데 이어 플랫폼 기업과 정부 간 소송전도 벌어지고 있다.
21일 교육계와 정부에 따르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청소년 SNS 과의존 예방을 위한 하반기 핵심 추진 과제를 공개했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청소년의 SNS 과몰입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며 연령별로 규제 수준을 달리하는 단계적 대응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만 14세 미만 청소년의 SNS 가입을 제한하고 만 14세 이상 19세 이하 청소년에게는 과몰입을 유도하는 추천 알고리즘과 자동 재생 기능 등의 노출을 제한할 방침이다. 플랫폼에는 연령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보호자가 자녀의 이용시간과 현황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도록 할 예정이다. 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청소년의 과의존 위험을 낮추는 보호 장치를 마련할 의무도 부과한다.
일례로 호주는 16세 미만 이용자의 소셜미디어 계정 보유를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일부 플랫폼의 연령 확인 절차에서 허점이 나타나면서 규제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레딧은 호주의 연령 제한법이 정치적 의사소통의 자유를 침해하고 이용자에게 과도한 개인정보 제공을 요구한다며 호주연방고등법원에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청소년 보호를 위한 연령 규제가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교육 현장에서도 물리적 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는 "휴대전화가 처음 대중화됐을 당시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를 가져오지 못하게 하거나 주번이 기기를 일괄 수거하기도 했다"며 "무조건적인 금지만으로 부작용을 막을 수 있었다면 그때 이미 문제가 해결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책상 서랍이나 교탁 안에 휴대전화를 숨겨 몰래 사용했고 부모 이름으로 연령 제한 사이트에 가입하기도 했다"며 "청소년들은 통제 장치를 우회할 방법을 쉽게 찾아내기 때문에 연령이나 접속 시간 제한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지난해 발간한 '청소년의 SNS 과의존 선별 및 개입 매뉴얼 개발' 보고서는 "청소년 개인의 욕구와 심리·정서적 취약성, SNS의 무한연결성, 보상체계 등 매체 특성이 복잡하게 결합돼 있는 현상이 '청소년의 SNS 과의존 행동'"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진이 SNS 과의존을 경험한 청소년 16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 '좋아요'와 댓글 등 즉각적인 보상이 반복적인 이용을 유도하고 습관으로 굳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의존 경로는 습관적 과사용형과 정서 취약형, 충동 일탈형으로 구분됐다.
현장 전문가 108명을 조사한 결과 자기인식과 정서조절 능력 향상을 꼽은 응답이 56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래관계와 사회성 향상은 47명, 오프라인 활동과 학업 참여 유도는 39명이었다. 이용시간 제한이나 차단 애플리케이션 활용 등 이용습관 개선은 26명에 그쳤다.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청소년 소셜미디어 이용과 심리사회 발달' 보고서에서도 사용시간만으로 유해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 일반고 1·2학년 학생 500명의 소셜미디어 이용시간은 일주일 평균 23시간이었다.
보고서는 "동영상 플랫폼 사용시간은 부정적인 심리사회 발달 결과를 예측한 반면 SNS 사용시간은 긍정적인 결과를 예측했다"고 밝혔다. 다만 온라인 관계 의존도가 높거나 어린 나이부터 계정을 만들어 게시물을 올린 경우에는 부정적인 발달 결과와 관련성이 나타났다.
SNS 이용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우울·불안과 수면 문제, 사회성 및 주의집중 문제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삶의 만족도와 인지 발달 수준은 낮았다. 사용시간 자체와 이용 스트레스 사이에는 뚜렷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서울연구원은 소셜미디어 이용이 청소년의 심리사회 발달에 일률적으로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며 이용량뿐 아니라 플랫폼 특성과 이용 동기, 이용 방식을 세분화해 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셜미디어 노출을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 유해한 이용과 도움이 되는 이용을 구분하고 청소년의 디지털 자기조절 역량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