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세종문화회관은 20일 김관지의 즉흥무용 공연 '킬링 하이라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 김관지는 전통과 극장예술의 고착된 위계를 깨는 난장 형식의 즉흥 한국무용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 표혜인·정필균 등 17명 출연진이 관객 참여형 구조로 24일·25일·27일 공연하고 26일엔 워크숍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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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 여름 시즌 레퍼토리 '싱크 넥스트26'에서 무용가 김관지와 표혜인, 정필균이 SF적인 설정과 한국무용이 결합한 즉흥무의 정수를 선보인다.
20일 세종문화회관 아티스트라운지에서 김관지의 공연 '킬링 하이라키'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엔 무용수 표혜인, 정필균이 함께 참여했다.
'킬링 하이라키'의 안무와 기획을 맡은 김관지는 이날 "지금 하려고 하는 공연은 즉흥성이 굉장히 많은 공연"이라며 "이 때 울타리가 없으면은 그냥 어떻게 보면 방종이다. 자유의 대가는 방종에 대한 책임이다. 그러지 않도록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고 환경을 잘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제가 환경을 계속 경영하고 있는 현상, MC같은 존재를 맡는다"고 말했다.

김관지는 한국 무용을 기반으로 하는 신무용, 창작 무용으로 예술활동을 시작해 한국 문화예술의 근원을 이루는 요소들(한, 흥, 천지인)을 현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는 예술가다. 그는 "세종문화회관의 블랙박스 시어터에서 공연을 하는데 어떻게 좀 더 열려있는 광장, 아고라처럼 느껴지게 할 수 있을까. 마당의 성질이나 신전의 제의적인 성질 두 개의 유사점을 가지고 어떤 타석을 내리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며 작품을 만들었다. 일종의 난장이다"라고 이번 공연을 설명했다.
김관지는 전작 탈춤 공연에서도 위계(하이라키)를 전복시키는 형태의 표현에 천착했다. 이번 작품도 그 위계를 죽이겠다는 '킬링 하이라키'를 타이틀로 택했다.
김관지는 전통무용을 배운 당사자로서 위계에 대해 얘기하며 "굉장히 멋있는 건데 동시에 왜 한계를 둘까라는 답답함이 있었다. 위계는 꼭 필요하다. 하지만 변형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물이 고여 썩는 것처럼 변질되는 것 같다. 우리 작품이 꼭 전통 예술의 위계를 부수는 건 아니다. 순수 예술, 그 중에서도 극장 예술, 그 안에서도 어떤 뭔가 장르라는 게 딱 고착되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어떤 장르만의 특성이라고도 얘기하지만 동시에 한계이기도 한 것들을 깨고 새롭게 만드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공연의 큰 콘셉트인 '위계를 죽이는 것'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김관지는 "관객들이 이 공연을 보러 오면서 원래 기대하는 게 있다. 일반적으로 극장에 들어와서 앉아서 안내 멘트를 듣고 재생되는 걸 보는 것일 거다. 그것보단 로비에서부터 댄서들이 몰고 들어간다든지 기존에 기대하던 것들이 계속 무너지면서 사실상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는 형태가 될 거다. 위계를 죽인다라는 게 위계가 계속 변하는 상태에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지는 여느 무용의 안무 작업과는 조금 다른 '킬링 하이라키'의 본질을 얘기하기도 했다. 그는 "작품을 반대로 만들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무용 공연이라는 건 보통 특히 국내에서는 순서를 짜고, 그에 맞는 구성을 하고, 프레이즈들을 만들어놓고, 마지막에 그걸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주된 방식이다. 저는 계속 수수께끼를 계속 던지고 환경만 만들어주고 사실 다들 출연진들이 계속 문턱 위에 있는 거다. 전체적인 흐름은 예측할 수는 있겠지만 출연진의 모든 움직임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17명(무용수 8명, 악사 9명)의 인원의 표현을 경영하기 위해 저는 채찍을 들게 된다"고 했다.
다소 난해한 설명이 이어졌지만 실제 공연은 꽤나 몰아치는 감정과 표현 속에서 관객들이 스스로 느끼고 새로운 감상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될 예정이다. 김관지는 "공연, 예술은 로고스라기보다는 미토스다. 감각적으로 흔들리는 거를 느껴야 해몽을 하면서 그 의미를 해석하는 건데 난해하다고 느낀다면 재미가 없는 거다. 현상을 부러지지 않게 제가 경영한다는 건 텐션이 떨어지지 않게 유지한다는 것"이라면서 나름의 재미를 자신했다.
이 공연에 함께 참여하는 무용수 표혜인은 현재 공연 중인 대표적인 이머시브(관객 참여형) 공연 '슬립 노 모어' 무대에도 서고 있다. 정필균은 뉴욕 '슬립 노모어' 참여에 이어 국내 공연에서도 디렉터로 참여 중이다. 두 사람은 '킬링 하이라키' 공연에서 문턱 위에 서서, 몸통과 사지를 이루고 또 오가는 역할을 즉흥적인 표현과 움직임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표혜인은 "안무가가 솔직한 장을 열어주는 것 같다. 무용수나 퍼포머들 전체가 솔직하게 관객 앞에서 여지없이 지금 일어나는 찰나의 선택과 몰입, 인지를 할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관객들한테 되게 공감이 일어나는 거울 같은 연결고리라고 생각한다. 답을 정하고 설명하는 게 아니라 그 순간을 선택하고 사람들이 거울로 비춰보면서 강한 연결고리를 느낄 수 있을 거다. 각자가 설정한 위계에 따라 강한 사람에 이끌려 거울을 보기도 하고 거기서 오는 나약함 때문에 외려 공감이나 위로가 되기도 하고 가장 솔직한 모습으로 서 있는 장을 만들어준다. 공연하면서 되게 삶을 함축한 것 같은 느낌이 난다"고 참여한느 소감을 말했다.
정필균은 "작업이 어렵지는 않지만 작업을 하는 저의 상태를 어떻게 맞춰야 되지가 어려운 것 같다. 퍼포머의 입장에서 어떤 형태와 에너지로 있어야 되는지, 그냥 리얼 라이프에 있는 정필균으로 있어야 하는지 계속 질문들이 온다. 그 사이에서 선택하는 것들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수많은 순간들의 생각들 안에서 싸우고 아니면 어떻게 해야 될지 매번 판단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의 대표 여름 레퍼토리이자 컨템포러리 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조명하는 '싱크넥스트26'는 지난 3일 개막했으며, 김관지의 '킬링 하이라키'는 24일, 25일, 27일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26일엔 특별히 공연과 관련한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