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 연방대법원이 29일 트럼프의 연준 이사 해임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 대법원은 연준 통화정책 독립성은 보호하면서도 FTC 등 다른 규제기관 인사에 대한 대통령 해임권은 폭넓게 인정했다.
- 이 판결로 연준은 예외적 독립성을 유지하게 된 반면, 다수 독립 규제기관은 대통령 직접 통제 구조로 재편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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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권력축 대통령으로 이동"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이 29일(현지시간)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제동을 걸면서도, 다른 독립 규제기관 인사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광범위한 해임 권한을 인정하는 판결을 동시에 내렸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철저히 보호하면서도 행정부 권한은 대폭 확장한 '엇갈린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연준은 예외…"통화정책 독립성 훼손 안 돼"
미 대법원은 이날 5대4로 트럼프 대통령의 쿡 이사에 대한 해임 시도를 막고, 하급심이 내린 해임 금지 조치를 유지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연준 이사는 해임 전 통지와 소명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대통령이 언제든, 어떤 이유로든, 사전 통지나 사후 사법적 통제 없이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중앙은행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특히 대통령이 연준 이사들을 임의로 해임할 수 있게 허용한다면,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정책을 수립하는 중앙은행의 능력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독립성이라는 사실 자체뿐만 아니라 독립적으로 '보이는 것' 역시 연준 설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해임 제한이 없다면 연준 이사들은 사소한 실책이나 의혹만으로도 해임될 수 있다는 압박을 받게 되고, 이는 금리 결정 과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로버츠 대법원장은 덧붙였다.
이번 판결로 쿡 이사는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직을 유지하게 됐다. 쟁점이 된 쿡 이사 해임 시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과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서류에서 거주지를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을 근거로 해임을 추진했으나, 쿡 이사 측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구실"이라고 반박해왔다.
이번 판결은 보수 6명 대 진보 3명인 미 대법원의 통상적인 이념적 구도를 뒤흔들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등 3명의 진보 성향 대법관이 보수 성향의 로버츠 대법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브렛 캐버너 대법관의 다수 의견에 동참했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 4명(클래런스 토머스, 새뮤얼 알리토, 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배럿)은 반대의견을 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법원이 "입증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연준 이사를 해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최소한의 절차적 권리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번 판결이 "연준을 재편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타격을 가했다"며 "연준의 독립성 보장을 실질적으로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 FTC 등 규제기관은 해임 허용…"권력축 대통령으로"
반면 대법원은 민주당 추천 인사였던 레베카 켈리 슬로터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해임한 데 대해 찬성 6명 대 반대 3명으로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독립을 보장받아온 규제기관 인사에 대해서 대통령이 사실상 '이유를 불문하고'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인정한 것이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증권거래위원회(SEC),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그리고 미국 우정청(Postal Service)의 수장들을 임의로 해임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는 이번 결정이 "의회에서 대통령으로 권력의 무게추를 이동시키는 중대한 변화"라며, 향후 행정부가 독립 규제기관을 직접 통제하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대통령의 권한과 관련해 역사상 가장 중요한 판결 중 하나"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을 "역사적이고 전례없는 승소"라며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나온 두 판결은 로버츠 대법원장이 모두 다수 의견서를 작성했지만 결론은 달랐다. 대법원은 독립기관에 대한 대통령의 광범위한 인사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연준에 대해서는 '고유한 역할(unique role)'을 강조하며 예외를 명시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능과 금융시장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규제기관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연준 독립성 유지라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WSJ는 투자자들이 연준 독립성을 국채시장 안정의 핵심 요소로 간주해왔다며, 대통령이 연준 이사들을 임의로 교체할 수 있게 될 경우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