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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②미국 의회 언어의 질과 민주주의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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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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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의회는 1828~1881년 노예제 갈등과 내전 속에서 인신공격·전쟁 위협 등 파괴적 언어를 난사했다.
  • 링컨은 라이벌 내각과 게티스버그 연설 등으로 통합과 치유의 언어를 제시했지만, 암살과 탄핵 정국까지 격렬한 대립이 이어졌다.
  • 1877년 타협을 계기로 의회는 다시 타협의 언어를 복원했고, 기술 발달 속에서 언어의 파괴와 회복을 모두 체험한 채 산업화의 시대로 나아갔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분열과 대전환기(1828-1881): 기술이 바꾼 의회 언어의 전파력

기술 발달의 어두운 그림자

그러나 기술이 가져온 투명성은 풍부한 자양분이 되는 동시에 치명적인 독이 되기도 했다. 1850년대에 접어들면서 노예제 확대를 둘러싼 남북의 갈등이 극에 달하자, 의회는 타협의 공간이 아닌 상대방을 절멸시켜야 할 전쟁터로 변해 갔다. 전국 유권자와 열성 당원들의 시선을 실시간으로 의식하게 된 의원들은 더는 온건한 타협의 언어를 구사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향의 지지자들을 열광시키기 위해 더욱 자극적이고 과격한 언사를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1856년 5월 19일, 연방 상원 본회의장에서 북부 매사추세츠 출신의 반노예주의 지도자 찰스 섬너 의원이 감행한 연설은 언어가 어떻게 칼날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였다.

섬너 의원은 캔자스 주의 노예제 도입을 지지하는 남부 세력을 향해 "그(남부주 의원)는 노예제를 자신의 미덕으로 삼았으며, 이는 공화국의 수치입니다(He has chosen a mistress to whom he has made his vows, and who... though polluted in the sight of the world, is chaste in his sight—I mean, the harlot, Slavery)."라며 고도의 은유법을 동원해 남부 의원들을 모욕했다.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이 발언은 단순한 정책 비판을 넘어 상대방의 도덕성과 인격을 완전히 짓밟는 인신공격의 극단이었으며, 본회의장은 즉각 남부 의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고성과 장내 소란, 의장의 다급한 의사봉 타수로 얼룩졌다. 이 언어적 폭력은 결국 나흘 뒤 남부 출신의 프레스턴 브룩스 하원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섬너 의원을 지팡이로 피습해 의식을 잃게 만드는 물리적 폭력으로 이어졌고, 공화국을 지탱하던 언어적 신뢰는 그렇게 붕괴했다.

남부의 분리독립 선언 직전인 1860년에 이르면 의회의 언어는 사실상 최후통첩만이 난무하는 내전 상태로 진입했다. 1860년 12월 5일, 연방 하원 본회의장에서 텍사스 출신의 존 레이건 의원은 북부 세력을 향해 공존의 종말을 고했다.

레이건 의원은 "당신들이 우리를 열등하게 대우받는 연방에 머물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전쟁이 일어나게 두세요(If you think you can force us to remain in a Union where we are treated as inferiors, then let war come)."라고 일갈했으며, 이에 대해 본회의장은 남부 의원들의 책상 두드림과 환호, 그리고 북부 의원들의 야유와 고성이 뒤섞인 거대한 혼란에 빠져들었다. 구문론적으로 매우 짧고 단호한 조건절을 사용한 이 발언은 타협의 여지를 완전히 차단하고 평화적 헌법 담론을 군사적 협박으로 전환시킨 동원 레토릭의 절정이었다.

이처럼 공화국이 돌이킬 수 없는 분열의 늪으로 빠져 들어갈 때, 링컨은 1861년 제1차 취임사에서 역사적이고 초월적인 개념인 '영원한 연방(Perpetual Union)'을 들고나와 국민의 이성에 호소했다. 헌법과 주정부의 결사 이전에 대륙의 탄생과 함께 맺어진 연방은 그 누구도 함부로 쪼갤 수 없는 불가분의 유기체라는 논리였다.

링컨은 취임사 말미에서 "우리는 원수가 아니라 친구입니다. 우리는 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비록 감정이 상했을지언정 우리의 애정의 유대를 끊어서는 안 됩니다(We are not enemies, but friends. We must not be enemies. Though passion may have strained, it must not break our bonds of affection)."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러나 이 숭고한 언어적 호소마저도 이미 전신선과 철도를 타고 증오의 연료를 공급받던 대중의 감정적 양극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섬터 요새의 포성과 함께 미국은 결국 형제들이 서로의 가슴에 총을 겨누는 참혹한 내전의 참화 속으로 굴러떨어졌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링컨 대통령이 마주한 현실은 본회의장의 언어적 포화 속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었다. 링컨은 취임 직후 정치적 생존과 연방 통합을 위해 파격적인 도박을 감행했는데, 그것은 윌리엄 시워드(국무장관), 새먼 체이스(재무장관), 에드윈 스탠턴(전쟁장관) 등 자신을 격렬하게 비난하고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당대 최고의 정적과 반대파 지도자들을 대거 내각에 기용한 것이었다.

이 '라이벌 팀(Team of Rivals)' 내각은 행정부 내부에서부터 매일 아침 격렬한 설전과 갈등을 분출했으나, 링컨은 이들의 거친 언어를 용인하고 조율하며 전시 권력을 유지했다.

미국 링컨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동시에 의회 역시 전쟁 수행을 위한 막대한 예산과 조세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링컨 행정부와 사사건건 충돌했다. 1862년 2월 11일, 연방 하원 본회의장에서는 전쟁 재정 조달을 위한 법정화폐법안을 두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공화당 내 급진파 수장이었던 타데우스 스티븐스 의원은 반대파를 향해 "국가를 구하기 위해 헌법적 한계를 넓히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We must not fear to expand constitutional limits to save the nation)."라고 주장했다.

당시 미국의회 디지털 회기록 체계인 컨그레셔널 글로브(Congressional Globe)에 나타난 본회의장 상황에 대한 설명에 따르면, 이 서슬 퍼런 발언이 끝난 직후 장내에는 법률적 파국을 우려하는 반대파 의원들의 심각한 침묵이 흘렀으며 전시 재정 고갈이라는 파멸적 현실 앞에서 여야 의원이 내뱉는 무거운 탄식과 고성이 문장 형태로 생생하게 기록되어 전해진다. 이는 국가 구제라는 절대적 도덕적 가치를 내세워 법률적 절차와 제한을 정당화하는 위험한 논리적 오류를 내포하고 있었으며, 전시 상황에서 권력이 언어를 어떻게 도구화하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쟁의 참혹함이 극에 달했던 1863년 11월 19일, 불과 수개월 전 5만 명이 넘는 형제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간 게티스버그 국립묘지 봉헌식에서 링컨은 단 2분 동안 272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불멸의 연설을 남겼다. 이 연설은 당시 긴 웅변(바로 링컨 전에 있었던 추도사도 2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이 주류를 이루던 의회와 정치권의 수사학적 관행을 완전히 뒤엎는 충격이었다.

링컨은 미사여구를 배제한 채, "신의 가호 아래 이 나라는 새로운 자유의 탄생을 맞이할 것이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that this nation, under God, shall have a new birth of freedom, and that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라는 간결하고도 엄숙한 선언으로 전쟁의 고통에 위대한 헌법적 의미를 부여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짧았으나, 전신을 타고 복사된 이 문장들은 전쟁의 슬픔에 잠겨 있던 미국인들의 영혼을 관통하는 치유의 언어가 되었다.

마침내 1865년 4월, 남부의 항복으로 내전은 끝났으나 공화국은 곧바로 가장 깊은 비통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포토맥 극장에서 울린 한 발의 총성으로 링컨 대통령이 암살당한 것이다. 대통령의 운구 열차가 철도를 타고 워싱턴을 떠나 일리노이로 향하는 동안, 철로 주변에 모여든 수백만 명의 국민은 눈물과 침묵으로 통곡했다.

링컨 대통령이 암살당하는 장면을 그린 일러스트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이 시기 미국의 언어는 거친 분열의 독설을 멈추고, 거대한 상실감과 비통함이 지배하는 애도의 언어로 채워졌다. 의회 기록에 남은 의원들의 발언 역시 정파를 막론하고 공화국의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향후 도래할 재건 시기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슬픔도 잠시, 링컨의 암살이라는 전대미문의 비극 속에서 정권을 물려받은 앤드루 존슨 대통령과 남부에 대한 철저한 인적 청산을 요구하던 급진파 공화당 주도의 의회는 공화국 재건의 방향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갈등은 결국 미국 정치사 최초의 대통령 탄핵 소추라는 헌정적 파국으로 치달았다.

1868년 2월 24일, 탄핵 소추위원이었던 존 빙햄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존슨 대통령이 관직 보유법을 위반하고 의회의 권위를 침해했다며 단호하고 강한 어조로 성토했다.

빙햄 의원은 "그(존슨 대통령)는 법 위의 군주처럼 행동하며 의회의 신성한 권한을 모독했습니다(He has acted like a monarch above the law, defying the sacred authority of this Congress)."라고 외쳤고, 이 발언은 방청석과 의석에서 일제히 터져 나온 환호와 박수, 그리고 의장의 거듭된 장내 정돈 요구를 촉발했다. 건국 정신인 반왕정주의 정서를 교묘하게 자극해 탄핵이라는 사법적 절차를 역사적 악과의 싸움으로 프레임화한 고도의 레토릭적 통사론(syntax)이었다.

탄핵안이 상원에서 간신히 1표 차로 부결된 이후, 율리시스 S. 그랜트 대통령 시기(1869-1877) 동안 의회는 남부의 KKK 세력 규제와 급격한 산업화 속에서 분출된 정경유착 부패 청산이라는 이중 과제 속에서 토론을 이어갔다.

1871년 4월 4일, 연방 하원 본회의장에서 벤저민 버틀러 의원은 KKK 규제법안의 통과를 강력히 촉구하며 "연방의 기치 아래 있는 모든 시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다면 의회는 존재 가치가 없습니다(If we cannot protect the safety of every citizen under the Union flag, this Congress has no reason to exist)."라고 선언했다.

북부 의원들의 뜨거운 박수와 남부 출신 의원들의 냉담한 침묵이 대조를 이룬 이 장면은, 국가의 공권력과 의회의 존재 이유를 시민의 기본권 보호라는 당위성과 직접 연계하는 단호한 국가 중심적 언어의 등장을 보여주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 길고 참혹했던 대변환기와 전후 복구 시기는 1876년 대선의 극심한 부정선거 시비 끝에 이루어진 정치적 밀약, 즉 '1877년 타협'을 통해 공식적으로 종언을 고했다. 사상 최악의 혼란 속에서 또다시 내전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공포가 공화국을 엄습했을 때, 의회는 결국 타협과 절충이라는 본연의 언어로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1877년 3월 2일, 연방 하원 본회의장에서 선거 결과 최종 인증을 두고 발언대에 선 페르난도 우드 의원은 "우리는 또 다른 피 흘림을 막기 위해 이 쓰라린 결과를 수용해야 합니다(We must accept this bitter result to prevent another bloodshed in our land)."라고 호소했다.

장내를 가득 채운 무거운 침묵 속에서 의원들은 간간이 수긍하는 혼잣말을 뱉어낼 뿐이었다. 내전의 참혹한 기억이라는 공포에 호소함으로써, 절차적 부당함이 있더라도 평화적 정권 이양과 공화국의 생존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서사적 타협을 이끌어낸 순간이었다.

결론적으로 1828년부터 1881년까지의 대변환기의 미국 의회 언어는 쇠와 불의 연대기 그 자체였다. 노예제라는 도덕적 절대성이 정치를 지배했을 때 의회의 언어는 상대방을 악마화하고 질식시키는 저질 표현으로 타락했고, 이는 결국 참혹한 전쟁이라는 물리적 파국을 불러왔다. 그러나 동시에 이 시기는 속기와 전신이라는 기술의 진화 속에서 기자의 펜을 통해 현장의 말이 전국의 유권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새로운 대중 민주주의 소통 구조를 확립한 시기이기도 했다.

이 거대한 실험실 속에서 미국 의회는 언어의 파괴가 가져오는 파멸을 똑똑히 목격했고, 동시에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우는 힘 역시 결국 서로를 공존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의회 언어의 복원에 있음을 깨달았다. 이제 미국의 의회 언어는 이 잔혹했던 재건의 계절을 지나, 밀려오는 거대한 산업화와 개혁의 세기를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다음 3편에서는 금본위 시대의 명암과 독점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진보주의 개혁 운동, 그리고 1차 세계 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가 동원과 행정적 정교함을 추구했던 개혁과 산업화, 팽창기(1882–1932)의 의회 언어를 다룬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사진=뉴스핌 DB]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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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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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핵심인사 일가족 중국서 탈북했다고?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고위층 일가족이 중국 체류 중 우리 관계기관에 탈북·망명을 요청해 국내에 무사히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정보 관계자는 15일 뉴스핌에 "중국에서 대표부 대표급으로 일해온 노동당 핵심 인사가 지난 7월 망명을 요청해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면서 "현재 국가정보원의 보호 아래 합동신문과 국내 정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중국에 체류해온 북한 노동당 고위급 인사의 일가족이 지난 7월 탈북 망명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15일 파악됐다. 사진은 북한 고위층 일가족의 한국행을 AI를 이용해 표현한 가상 이미지. [사진=AI생성] 2026.09.15 ◆북한 고위급 인사 망명 확인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노동당 대외 관련 핵심 부서의 간부급으로 중국으로 파견돼 일해온 이 인사는 부인은 물론 자녀를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체류 고위급 북한 인사의 탈북·망명과 수용 조치가 확인된 건 이번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이다. 탈북·망명 동기와 관련해 이 인사는 한국과 서방국가의 자유로움과 발전상을 보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폭압적인 행태에 실망했고, 특히 어린 자녀의 미래를 위해 평양 귀환을 하지 않고 서울행을 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망명해 온 인사가 동북 3성 지역의 북한 공작 핵심 거점 도시에서 일해온 만큼 최근 북한의 대남 관련 동향이나 북중 관계 정보를 다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특히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대남적대 노선 노골화 이후 북한의 대남 전략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인사의 탈북과 국내 입국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정황이나 중국 당국의 협조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지난 6일 강원도 원산항에서 열린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에 참석한 조용원(앞줄 왼쪽)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를 비롯한 핵심 간부와 가족들이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행사장 대형 화면에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딸 주애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2026.09.15 yjlee@newspim.com 해외 근무 북한 외교관이나 대표부 요원, 파견 근로자의 한국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태영호 영국 주재 공사가 가족과 함께 망명했고, 조성길 이탈리아 대리대사(2018년), 류현우 쿠웨이트 대리대사(2019년), 리일규 쿠바 주재 대사관 참사(2023년) 등이 대표적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체류 국가나 신상을 밝히기 어려운 고위급 인사들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2026-09-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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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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