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5~6월 중국·대만·한국만 방문해 일본을 건너뛰자, 일본 내에서 AI 시대 자국 위상 약화를 우려하는 분석이 나왔다.
- 황 CEO는 TSMC·폭스콘·SK·LG·네이버 등과 AI 반도체·데이터센터·로봇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했지만, 일본과의 직접 협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이 AI 생태계의 파트너가 아닌 단순 고객에 머물 경우 디지털 적자 확대와 함께 일본 경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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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중국과 대만, 한국을 잇달아 방문했지만 일본은 찾지 않았다.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끄는 기업 수장이 아시아 순방에서 일본을 제외한 것을 두고 일본 내에서는 단순한 일정상의 선택이 아니라 AI 시대 일본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황 CEO의 최근 행보를 분석하며 "재팬 패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와 제조장비 분야에서는 여전히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AI 혁명을 주도하는 생태계에서는 주변부로 밀려날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황 CEO는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대만과 한국을 방문해 주요 기업 총수들과 잇달아 회동했다.
대만에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 경영진과 만났고, 폭스콘을 비롯한 40여 명의 대만 기업인을 초청한 만찬에도 참석했다. 한국에서도 SK그룹, LG전자, 네이버 등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나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에 앞서 5월 중순에는 중국을 방문해 미중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베이징 행사에 참석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중국 시장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행보로 해석된다.

니혼게이자이는 황 CEO의 방문 국가들이 모두 엔비디아 공급망의 핵심 축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생산을 대부분 대만 TSMC에 의존하고 있으며, AI 연산 성능을 좌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사실상 공급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상황이 다르다.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밴테스트 등 세계적 반도체 장비 기업, 신에츠화학 등 소재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엔비디아와 직접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한 사례는 제한적이다.
문제는 단순히 반도체 공급망에만 있지 않다. 니혼게이자이는 황 CEO의 최근 행보가 AI 혁명을 함께 주도할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황 CEO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행사에서 엔비디아를 'AI 인프라 기업'이라고 규정했다. 단순히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공급하는 반도체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AI PC, AI 에이전트, 로봇 산업까지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엔비디아는 대만 미디어텍과 AI PC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폭스콘과는 AI 기반 스마트공장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서는 SK그룹과 차세대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를 구축하기로 했다. LG전자와 현대자동차, 두산 등과는 로봇과 자율제어 기술을 개발하는 '피지컬 AI' 분야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 자율주행 기업 위라이드 등과 협력 관계를 넓히고 있다.
일본 역시 후지쯔와 AI 반도체 공동 개발, 화낙과 산업용 AI 로봇 개발 등 일부 협력 사례가 있지만 한국·대만과 비교하면 규모나 범위에서 차이가 난다는 평가다.
신문은 과거 일본이 애플 아이폰 생태계에 편입되며 스마트폰 혁명의 수혜를 누렸던 경험을 상기시켰다. 무라타제작소와 TDK, 소니그룹, 키옥시아 등 일본 기업들이 핵심 부품 공급망에 참여하면서 글로벌 디지털 산업 변화에 일정 부분 올라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AI 기업들이 일본을 기술 공동개발 파트너가 아닌 서비스 구매 고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도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일본의 '디지털 적자'가 2035년 18조 엔 (약 170조 원)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외 IT 기업의 서비스와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일본 내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니혼게이자이는 "AI 혁명에서 일본이 엔비디아 같은 선도 기업의 고객에 머물지, 아니면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가 향후 일본 경제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