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희준은 22일 인터뷰서 허수아비 종영 소감을 밝혔다
- 차시영을 악인 아닌 애정 결핍의 인물로 해석했다
- 앞으로는 호감 가는 역할과 연극도 계속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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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호감 가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저도 애정 결핍이 있어서…."
배우 이희준은 웃으며 말했지만, 그가 '허수아비' 속 차시영을 설명하는 방식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인정받고 싶었던 아이, 버려질까 두려웠던 마음, 끝내 뒤틀려버린 욕망까지. 그는 차시영을 단순한 악인이 아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람"으로 바라봤다. 통쾌한 공조도, 정의로운 결말도 없던 '허수아비'가 묵직한 여운을 남긴 이유 역시 그 지점에 있었다.

이희준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일반적인 드라마처럼 사이 안 좋던 형사와 검사가 힘을 합쳐 멋지게 범인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이렇게 좋아해 주실 줄 몰랐다"며 "그래서 더 놀랍고,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희준이 작품에 끌린 건 단순한 장르적 재미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처음에는 강태주의 동생을 구하려다 풀밭에서 '네가 형제인 줄 알았다'고 말하는 장면까지 보고 '과거를 잊고 둘이 공조하는 이야기겠구나' 생각했다"며 "그 이후 이야기를 감독님께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건 범인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 마을에서 30년 동안 반복된 사건과, 그 시간을 견뎌온 사람들 이야기였다"며 "흥행은 어렵겠구나 싶었지만 배우로서는 너무 신나는 기획이었다. 재밌게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 중 차시영은 인정 욕구와 애정 결핍, 생존 본능이 뒤엉킨 복합적인 인물이다. 이희준 역시 그 디테일한 설정에 매료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런 캐릭터를 만날 기회가 흔치 않다"며 "애정 결핍, 인정 욕구, 성장 환경까지 굉장히 디테일하게 짜여 있었다. 친구 강태주를 좋아하는 마음도 있지만, 자신의 생존이 위협받는 순간 바로 선택을 바꾸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말보다 침묵과 눈빛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했던 만큼 내면 구축에 집중했다고 했다. 이희준은 "어떤 부분에 예민한지, 무엇을 건드리면 튀어나오는지 많이 고민했다"며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하면 버려질 수 있다'는 감정을 느끼며 자란 아이가 어떻게 성장했을지를 계속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차시영을 단순한 악인으로 보진 않았다. 이희준은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장 환경이 달랐다면 다른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며 "열등감과 인정 욕구, 애정 결핍이 어떻게 괴물을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작품 속 강렬한 관계성을 완성한 상대 배우 박해수와의 호흡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연극 시절부터 오랜 시간 함께해온 두 사람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작품이다. 이희준은 "서로 상대 배우가 나보다 잘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없다. 어떻게 하면 서로 더 잘하게 도와줄 수 있을지만 생각한다"며 "틈만 나면 리허설했고, 서로 계속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이어 웃으며 "대표님이 '둘이 해서 잘 안 된 작품도 있는데 또 같이 하냐'고 걱정하셨다. 이번에도 안 되면 마지막으로 하자고 했는데 잘돼서 몇 개 더 해야 할 것 같다"며 "얼마 전에도 (박)해수가 '형이랑 계속 같이 하고 싶다'고 연락했다"고 덧붙였다.
이희준은 작품의 제목 '허수아비'가 가진 의미에 대해서도 깊은 해석을 내놨다. 그는 "범인도 허수아비처럼 살고 있었고, 범인을 잡지 못한 형사들도 허수아비 같았다"며 "아이를 잃은 부모, 억울한 누명을 쓴 인물들까지 모두가 허수아비였다.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악연', '지배종', '허수아비'까지 어둡고 복합적인 캐릭터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 이희준은 "일부러 장르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제안이 많이 오고, 또 재밌다"며 "그래도 앞으로는 호감 가고 사랑받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이어 "나도 애정 결핍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라고 너스레를 덧붙였다.
현재 그는 오는 6월 16일 개막하는 연극 '꽃, 별이 지나' 무대도 준비 중이다. 배우 진선규와 함께하는 작품으로, 가까운 사람과의 이별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희준은 "연극은 꼭 하고 싶다. 20년 함께한 사람들과 하는 작업이라 빠질 수 없다"며 "밤새 촬영하고 연습실에 가서 연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걸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허수아비'를 끝까지 지켜본 시청자들이 씁쓸한 현실을 마주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희준은 "드라마가 밝게 끝나진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 가까운 장면이라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는 아직도 싸우고 있고, 대중은 이미 관심이 없고, 누군가는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는 걸 시청자들이 목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