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나치 시대 배경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이 22일 국내 개봉한다.
- 브루노 소년이 철조망 너머 유대인 소년 슈무얼과 우정을 쌓는다.
- 홀로코스트 잔혹함 속 방관의 비극을 아이 시선으로 고발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반복되는 비극에 던지는 묵직한 경고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나치 정권의 비극적 시대상 속에서 철조망을 사이에 둔 두 소년의 순수한 우정을 다룬 명작,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이 18년 만에 국내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존 보인의 동명 소설을 마크 허먼 감독이 영화화한 이 작품은 홀로코스트의 잔혹함을 가장 서늘하게 고발한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한 군인 가정을 비춘다. 한 공간 속에서 기이하게 나뉜 두 풍경. 한쪽 마당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파티 준비로 행복한 나날이 이어지지만 그 바로 옆에서는 사람들이 군인들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다.

이 상반된 풍경의 중심에 8살 소년 브루노가 있다. 군인 아버지의 승진으로 이사를 오게 된 소년의 귓가에는 "주님을 더욱 의지하게 해달라"는 누나의 평온한 기도 소리가 울려 퍼지지만 그 기도가 구하는 평화는 담장 밖의 비극을 철저히 배제한 채 만들어진 안온함이었다.

새로운 집에서의 생활은 '금지'의 연속이다. 뒤뜰조차 나갈 수 없던 브루노의 눈에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가슴에 숫자가 적힌 아저씨가 들어온다.
어머니는 왜 파자마를 입는지 묻는 소년의 질문을 외면하고 브루노는 그네를 타다 다친 자신을 도와준 아저씨 '파블'을 통해 의구심을 키운다. 의사였지만 지금은 부엌에서 감자를 깎는 파블의 모습은 소년에게 풀리지 않는 이상함으로 남는다.
반복되는 일상에 싫증을 느끼던 찰나 브루노는 모두의 관심이 소홀해진 틈을 타 마침내 금지된 뒤뜰로 발을 내딛는다. 자유를 찾은 듯 뛰어다니다 도착한 철장 앞에서 소년은 홀로 앉아 있는 동갑내기 슈무얼을 만난다.

친구들과 놀 수 있겠다며 슈무얼을 부러워하는 브루노의 천진함은 역설적으로 이 공간이 가진 불공평한 비극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두 소년의 우정이 깊어질수록 소년은 더 자주 철장 앞으로 향한다.
그러던 중 가정교사는 유대인이 악(惡)이라 가르치지만, 브루노는 묻는다. "유대인 중에도 착한 사람이 있지 않나요?" 돌아오는 건 선생의 비아냥뿐이다.
그러나 집안을 감도는 메스꺼운 탄내와 그 비밀을 알고 난 어머니의 절규, 그리고 이어진 방관과 의문의 장례식은 소년이 믿었던 아버지의 '위대한 일'이 잔인한 진실임을 가리킨다.
영화는 어린아이의 질문이 진실과 마주했을 때 발생하는 파열음을 집요하게 쫓는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브루노가 권력의 압도적인 분위기에 눌려 소중한 친구를 부정하는 순간이다.
이는 인간의 존엄성이 거대한 시스템과 폭력 앞에 얼마나 무력하게 무너지는지를 서늘하게 증명한다.

홀로코스트는 기록된 역사지만, 그 비극을 가능케 했던 '방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과거를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몰랐다"는 변명과 "내 마당은 평화롭다"는 안도감이 얼마나 잔인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경고한다.
국제적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는 2026년 현재 우리는 과연 브루노의 의구심으로부터 자유로운가. 내가 누리는 안온함이 누군가의 '줄무늬 파자마' 위에서 지탱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담장 밖의 진실을 탐험할 용기가 우리에겐 있는지 이 영화는 묻고 있다. 오는 23일 개봉이다.
taeyi42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