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고(You're fired)' 칼날이 다시 한 번 미 행정부를 휘감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7개월 앞둔 시점에서 나타나고 있는 '해임 도미노'는 단순한 인적 쇄신을 넘어, 선거 승리를 위한 트럼프식 충성심 재편과 성과 극대화라는 이중 포석으로 풀이된다.
◆ 왜 지금?...중간선거를 향한 '희생양'과 '동력'
2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해임을 통보한 데 이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로리 차베스 디레머 노동장관의 교체까지 검토 중이다.
이미 지난 3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난 점을 감안하면, 내각의 핵심 축들이 한 달 사이에 줄줄이 무너지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으나,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이 매우 분노해 있으며, 대대적인 물갈이가 시작될 것"이라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해임 도미노의 가장 큰 원인을 11월 중간선거에서 찾는다.
첫 번째는 성과 부진에 대한 책임 전가다. 트럼프 2기의 핵심인 '관세 전쟁'과 '노동 정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자, 이를 각료들의 무능으로 규정하며 지지층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전략이다.
두 번째는 리스크를 선제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디레머 노동장관의 사적 여행 의혹이나 러트닉 상무장관의 앱스타인 스캔들 연루 의혹 등 선거에서 야당의 공격 빌미가 될 수 있는 인물들을 미리 제거하여 선거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 러트닉 경질, 한국의 대미 투자에도 영향
특히 러트닉 상무장관의 경질은 한국과의 대미 투자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트럼프의 경제 책사로 불렸으나, 최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실무 전문가 그룹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러트닉의 협상 방식이 지나치게 거칠고 부처 간 협업을 무시하는 스타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 일본 등 주요 동맹국과의 투자 협상에서 혼선을 초래했고, 결과를 빨리 가져오지 못하면서 결국 대통령의 신뢰를 잃는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두 번째 프로젝트까지 발표했고, 백악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3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한국과의 프로젝트도 몇 주 내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러트닉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더 극단적인 '트럼프 충성파'가 인사가 기용될 경우, 한국과 일본은 이전보다 더 예측 불가능하고 가혹한 투자 조건을 마주할 가능성도 있다.

◆ 더욱 강화될 '예스맨' 체제
러트닉 사례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이번 해임 도미노 이후 자리는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예스맨'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행정부 전체를 대통령의 선거 캠프처럼 운영하겠다는 신호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련의 인사 조치를 통해 자신을 방어해주지 않거나, 정책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인물은 누구든 버릴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줬다.
이러한 인사 개편은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행정의 연속성과 대외 협상력에는 상당한 공백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