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4월 배당금 해외 송금 가능액 11조6000억 추정
증권가 "즉각적 지수 편입 효과 기대 어려워"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한국 국채가 1일 세계국채지수(WGBI)에 공식 편입됐지만, 시장의 시선은 4월 해외 배당 역송금 시즌에 쏠리고 있다. 코스피 배당금 지급의 98%가 이달에 집중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역송금 수요가 WGBI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으로 번 배당금을 달러로 바꿔 자국으 보내는 것이 역송금이다.
특히 달러/원 환율이 이미 17년 만의 최고 수준인 1530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역송금 시즌이 본격화될 경우 환율 상단이 추가로 열릴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거시재정금융간담회'에서 "중동 상황 불확실성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며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국고채 WGBI 편입과 환율안정 세제 3법 통과를 계기로 해외 투자 자금 환류가 본격화되면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SNS에서도 "외국계 금융기관과 국고채 전문딜러들은 500억~6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 유입을 전망하고 있다"며 "실제로 이번 주 들어 자금 유입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 대형주 배당 쏟아지는 4월 3~4주 차…역송금 피크 온다
4월 환율 변수의 핵심은 배당 역송금 규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배당금 지급을 발표한 코스피 상장사의 지급 예정액은 약 38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이 중 98%가 4월에 집중된다.

리더스인덱스 분석에서도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의 총 배당금은 47조99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증가했으며, 10곳 중 6곳이 배당을 확대했다.
외국인 지분율을 감안하면 4월에 외국인이 수령할 배당금은 약 11조6000억원(77억달러)에 달한다. 삼성전자(주당 1668원, 4월 17일 전후)와 현대차 등 대형주 배당이 집중되는 4월 3~4주 차에 역송금 수요도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실제로 작년 한 해동안 외국인에게 지급된 증권투자 배당금은 94억4900만달러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WGBI 편입으로 기대되는 월평균 자금 유입 규모가 약 8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 역송금과의 맞교환 규모는 거의 대등한 셈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WGBI 편입으로 70조~90조원 규모의 자금 유입이 기대되지만 4월에는 배당 역송금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여서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4월은 '전통적' 환율 상승 시즌, 10년 중 6번 올라
외국인 배당 역송금은 전통적으로 4월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최근 10년 중 6개 연도에서 3월 대비 4월 환율이 상승했다. 2024년에도 3월 평균 1331.68원에서 4월 1367.86원으로 2.72% 상승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역송금이 실질적인 수급 충격보다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이 배당금을 원화로 수령한 뒤 이를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달러 매수 수요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특히 역송금 수요는 4월 초보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 배당이 집행되는 중후반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외국인 주식 순매도까지 이어지면서 배당 역송금, 주식 매도 대금 환전, WGBI 선매수 포지션 조정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수급 국면이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하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이후 신흥국 통화와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은 반도체 주도로 상승폭이 컸던 만큼 낙폭도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WGBI 편입, 외유출 진정 역할 할 수 있나
시장에서는 WGBI 편입이 외화 유출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WGBI 추종 자금은 환헤지 비중이 높아 현물환 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매도하기보다 FX스왑 등을 통해 원화를 조달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채권 매수 자금이 유입되더라도 달러 공급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WGBI 내 한국 비중이 1%대로 낮아지며 실제 유입액이 기대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장기물 수요는 증가할 수 있지만 현재는 채권 투자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며 "WGBI 편입은 금리 상승을 일부 제어하는 수준의 효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 역시 엇갈린다. 말레이시아(2007년)는 예상 이상의 자금 유입으로 환율 안정 효과를 봤지만, 뉴질랜드(2022년)는 기대치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김찬희·고다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편입 자금만으로 금리 방향성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일정 수준의 안정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