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가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처럼 퇴직은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조직 개편이나 사업 조정 등 다양한 이유로 예고 없이 발생한다. 문제는 퇴직 자체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다는 점이다.
중장년이 같은 상황에서도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퇴직 통보를 받은 이후 첫 한 달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있다.
첫 번째 주에는 감정이 아니라 상황의 구조를 정리해야 한다. 퇴직 통보 직후에는 감정이 앞선다. 억울함, 당혹감, 패배감, 불안감이 동시에 생긴다.
따라서 이 시기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상황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다. 조직 전체의 구조조정인지, 특정 직무의 축소인지, 개인 성과와 관련된 문제인지, 이 구분에 따라 이후 대응 전략이 달라진다.

많은 경우 이 단계를 건너뛰고 급하게 바로 다음 행동으로 넘어간다. 그러면 방향 없이 우왕좌왕하게 된다.
두 번째 주에는 '조건'보다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퇴직이 현실화되면 자연스럽게 보상 조건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의 문제다.
예를 들면 '퇴직 시점을 조정할 수 있는가?', '일정 기간 유예가 가능한가?',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는 이후 경력 설계의 기반이 된다.
현장에서 보면 약 2~3개월의 준비 기간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는 결과가 확연히 다르다. 시간은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 주에는 급하게 구직 활동을 하기보다는 차분히 자신의 경력을 정리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다. 바로 채용공고를 찾아 바로 지원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력서를 급하게 만들고, 이전에 하던 일과 비슷한 분야의 채용공고에 지원을 시작한다. 그러나 결과는 대부분 비슷하다. "경력이 많은데 왜 연락이 없을까요?"

따라서 이 시기에 해야 할 일은 성급한 지원이 아니라 자신의 경력에 대한 정리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해온 일을 역할 단위로 나누고 조직 안의 경험이 아니라 노동시장 기준으로 재해석하고 하나의 직무로 설명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정 없이 진행되는 지원은 이러한 과정이 반복될수록 구직 효능감만 떨어지게 된다.
네 번째 주에는 혼자가 아니라 조직 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많은 중장년이 이 시점에서 혼자 재취업 준비를 하려 한다.
경험이 많아서 스스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다. 경험이 많을수록 오히려 냉정하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정리하기 어렵다. 이때 필요한 것이 전직지원 서비스다. 기업 내부 프로그램이든 공공기관 서비스든 핵심은 같다. 자신의 경력을 외부 시선으로 재해석해야 한다.
결국 퇴직 통보 이후 첫 한 달이 방향을 만든다. 누구에게나 퇴직은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퇴직 이후의 경로는 갑자기 결정되지 않는다.
퇴직 통보 이후 첫 주에는 구조를 보고 둘째 주에는 시간을 확보하고 셋째 주에는 경력을 정리하고 넷째 주에는 시스템을 활용한다. 이 한 달의 과정이 퇴직 이후를 결정한다.
중장년에게 필요한 것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제대로 방향을 잡고 움직이는 것이다. 퇴직은 단절이 아니라 전환이다. 그리고 그 전환은 첫 한 달에서부터 시작된다.
퇴직 통보 이후 1개월 동안 방향 없이 움직이면 힘만 들고 방향을 잘 잡으면 성공적인 경력이 기회로 연결된다. 절대로 그냥 뛰지 말라.

*장욱희 박사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커리어 파트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방송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KBS, 한경 TV, EBS, SBS, OtvN 및 MBC, TBS 라디오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고용 분야, 중장년 재취업 및 창업, 청년 취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삼성SDI, 오리온전기, KT, KBS,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매트로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중장년 퇴직관리, 은퇴 설계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대학생 취업 및 창업 교육,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공부문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는 당당하게 다시 출근한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효과적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여가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비상임 이사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