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고분양가에 자금 조달 고민…비강남권 국평 28억원 등장
"생활권·일반분양 물량 꼼꼼히 따져야…주택채권입찰제 도입 변수"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4월 전국에서 4만가구가 넘는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가운데, 서울에서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주요 핵심지에서 7000가구가 넘는 분양 물량이 나온다. 모처럼의 대규모 공급이 이뤄지는 만큼 각 단지 청약 가점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 4월 전국 4만7000가구 분양…동작·성동 대단지 집중
31일 부동산R114와 직방 등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전국적으로 약 4만7000가구가 넘는 기록적인 분양 물량이 쏟아질 예정인 가운데, 서울 내에서도 최대 7394가구에 이르는 알짜 정비사업 단지들이 대거 청약 시장에 등장하며 수분양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4월에 공급되는 서울 내 정비사업 주요 단지들은 동작구 써밋더힐, 라클라체자이드파인, 용산구 이촌 르엘, 성북구 장위푸르지오마크원 등이다. 이 중 장위푸르지오마크원은 1931가구, 써밋더힐 1515가구, 라클라체자이드파인 1499가구 등은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다.
이같이 단기간 안에 대량의 분양단지가 나오게 된 배경은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 이전에 분양 일정을 마무리하려는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전략과, 공사비 증액 협상 지연으로 인해 3월에서 이월된 물량들이 합쳐진 결과로 분석된다.
단기간 안에 규모가 큰 단지들이 앞다퉈 나오면서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특히나 자금 조달 부담이 가중되면서 결정이 신중해지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0일 기준 연 3%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5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40~7.00%를 나타냈다. 이미 지난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된 데 이어 10.15 규제로 1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 한도가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추가 축소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도 고가 주택 구매 자금 마련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 대출 규제·고분양가에 자금 조달 고민…비강남권 국평 28억원 등장
수요자들의 자금 여력이 줄어든 데 비해 공급되는 단지들의 가격은 상당한 편이다. 동작구 노량진동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의 경우 전용면적 84㎡(국평) 기준 최고 25억8000만원의 분양가가 확정됐다. 비강남권 단지 중에서는 상당한 고가 분양가가 책정된 것이다. 노량진 뉴타운 내에서 가장 빠른 사업 속도를 보이며 전체 가격의 기준점이 되는 대장주지만, 유례없는 고분양가로 대출 제한(2억원)의 직격탄을 맞아 1인 가구나 신혼부부의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올해 초 분양한 강남권 메이플자이의 경우 최저 69점, 최고 79점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커트라인은 60점대 안팎으로 점쳐진다.
흑석동의 동작구 써밋더힐 역시 3.3㎡당 분양가가 8500만원대일 것으로 예상돼, 국평 기준 28억2668만~28억3747만원 수준으로 보인다. 공사비를 3.3㎡당 803만원으로 48% 인상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흑석뉴타운으로 흑석역과 동작역을 낀 반포 인접 더블 역세권 단지 특성상 인접 아파트 단지 매물이 국평 기준 30억원대 초반에 거래된 것이 분양가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성북구 장위푸르지오마크원 역시 3.3㎡당 5000만원 안팎의 가격대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평 기준 약 15억~18억원의 분양가가 예상된다. 장위뉴타운 내 신축 단지들의 분양권 시세가 15억원 중반에서 16억원 중반에 형성돼 있는 점을 고려한 현실적인 가격 책정으로 보이나, 불과 1~2년 전 장위뉴타운 분양가와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상승 폭이다. 인근 장위6구역(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당첨 가점이 50점대 중후반에서 70점대 초반에 형성됐던 점을 감안하면, 최소 50점대 후반에서 60점 안팎이 당첨 커트라인으로 보인다.
1000가구를 넘지는 않지만, 용산구 이촌동의 노후 단지인 이촌현대를 리모델링해 750가구(일반분양 88가구)를 공급하는 이촌 르엘 역시 최근 용산구청의 분양가 심의를 통해 3.3㎡당 7229만원으로 분양가를 확정했다. 전용면적 100~122㎡만으로 구성된 이촌 르엘은 전용 100㎡ 기준 분양가가 약 22억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이는 리모델링 단지로서는 역대 최고가 수준이며, 전용 122㎡ 기준 분양가는 약 32억3600만원에 달한다.
때문에 수분양자는 취득세와 각종 비용을 고려할 때 최소 18억원 이상의 실질적인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32억원이 넘는 122㎡ 평형은 대출 한도가 2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30억원의 현금이 당장 필요하다. 소형 단지인 서초구 오티에르 반포 역시 강남권 핵심 입지 특성상 4인 가족 만점(69점) 통장으로도 안심할 수 없는 70점대 이상의 초고가점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고분양 단지가 몰리며 청약자들의 고심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주택채권입찰제 부활 논의까지 겹치며 시장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 "생활권·일반분양 물량 꼼꼼히 따져야…주택채권입찰제 도입 변수"
전문가들은 서울 내 주요 단지들의 분양이 같은 시기에 몰려 있는 만큼, 세밀한 청약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에 공급되는 대형 정비사업 단지들은 동작구 등 같은 생활권에 묶여 있는 경우가 많다"며 "본인의 생활권 부합 여부와 함께, 정비사업 특성상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고 자신이 원하는 동이나 층의 일반분양 물량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따져 당첨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각 단지의 당첨자 발표일이 다를 경우 중복 청약이 가능하므로 일정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도입 논의가 진행 중인 주택채권입찰제 역시 향후 청약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 랩장은 "과거 공공택지인 판교 신도시 등 주택채권입찰제가 적용됐던 사례를 돌아보면, 자금 부담으로 인해 중소형 면적으로 청약 수요가 상대적으로 몰리는 등 면적과 가격대별로 시장이 뚜렷하게 나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대출 한도 축소에 이어 채권 매입 비용까지 더해질 경우, 자금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의 중소형 평형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dos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