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현지 점유율 1위…AI로 수요 확대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가전의 본고장인 유럽 전자레인지 시장에서 11년 연속 판매 1위를 수성했다. 밀레 등 콧대 높은 현지 가전 브랜드들의 안방에서 10년 넘게 독주 체제를 유지한 것은 유럽 특유의 식문화와 빌트인 환경을 정조준한 디테일 가전 전략이 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1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 집계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5년 유럽에서 가장 높은 전자레인지 소매 판매량을 기록했다. 삼성이 해당 조사에서 1위를 유지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11년째다.

이상직 삼성전자 생활가전(DA) 사업부 영업마케팅팀장 부사장은 "유럽에서 11년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소비자의 진화하는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을 반영한다"며 "프리미엄 디자인과 직관적인 사용성, 스마트 연결성을 결합하여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가전업계에서는 삼성의 이번 성과를 '현지 밀착형 기술력'이 거둔 결실로 평가하고 있다. 유럽 주방 가전 시장의 핵심 구매 지표인 내구성과 위생을 정조준한 '세라믹 인사이드(CERAMIC INSIDE™)' 기술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전자레인지 조리실 내부를 고기능성 세라믹으로 코팅해 기름진 요리가 잦은 유럽 식단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조리실 오염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실제 내부 테스트 결과, 이 소재는 고온과 기름에 노출되어도 변색이 거의 없고 세척이 용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테인리스 스틸 대비 긁힘에 견디는 힘이 약 24배나 강해, 제품을 한 번 구매하면 장기간 사용하는 유럽 소비자 특유의 실용주의적 소비 성향을 정확히 공략했다는 분석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유럽 주방 환경에 최적화된 현지화 전략을 적용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가구와 가전이 일체화된 빌트인 구조가 보편적인 유럽 특성을 고려해 찬장 등 폐쇄된 공간에 설치해도 도어 개폐가 용이한 상·하단 매립형 핸들을 채택했다. 여기에 이음새 없는 스테인리스 스틸 마감으로 현대적인 주방 인테리어와의 시각적 통일성을 확보하고, 32L와 23L 등 가구 규모별 세분화된 라인업으로 소비자 선택 폭을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는 하드웨어의 견고함에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더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빅스비를 연동한 스마트 컨벡션 모델은 스마트폰을 통한 원격 모니터링과 음성 제어 기능을 지원한다. 이는 전자레인지를 단순 조리 기구에서 스마트 홈의 핵심 기기로 확장시킨 전략으로, 디지털 기기 활용도가 높은 젊은 소비자층의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관측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유럽 현지의 식생활 습관과 주방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들이 시장에서 높은 선호도를 얻고 있다"며 "전통적인 하드웨어 강점에 생성형 AI와 연동된 맞춤형 요리 경험 등 지능형 소프트웨어 기능을 유럽 시장에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면, 정체된 가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