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일 축구가 나란히 스리백 카드를 꺼냈지만 일본은 변형 스리백으로 스코틀랜드를 공략해 해답을 찾았지만, 한국은 코트디부아르에 0-4로 무너졌다. 4실점 패배는 전술·조직·준비 모두에서 패배했다는 뜻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코트디부아르전에서 김태현-김민재-조유민 스리백 위에 박진섭-김진규 더블 볼란치를 쌓은 보수적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센터백 세 명에 수비형에 가까운 미드필더까지 붙이면서 실제론 '센터백 네 명'이 뒤에 서 있는 것처럼 라인이 뒤로 처졌다. 전반 내내 허리에서 주도권을 내주며 2실점했고 조직적인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스리백의 취지는 분명하다. 뒤에서 수적 우위를 만들고 윙백이 오르내리며 공수를 동시에 책임지는 구조다. 그렇다면 미드필더 두 자리는 더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유형으로 채워 전진 패스와 전방 압박의 기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코트디부아르전의 한국은 정반대였다. 수비 숫자는 잔뜩 늘렸지만 공을 전진시킬 엔진이 없었다. 볼은 수비-미드필더 라인에서 옆과 뒤로만 돌았고 공격수는 전방에서 고립됐다.
홍 감독의 스리백 실험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게 아니다. 지난해 동아시안컵부터 미국·멕시코 원정, 파라과이·가나전까지 스리백을 플랜 A로 밀어붙이며 '월드컵용 골격'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럼에도 강도가 한 단계 올라간 상대 앞에서 허리와 라인 간격이 동시에 무너졌다는 건 더 이상 실험이 아니라 실패다. 코트디부아르전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반드시 잡아야 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겨냥한 '필승 리허설'이었다. 플랜 A를 다시 올려놓고 처음부터 검토해야 하는 수준이다.

홍 감독이 3-4-3을 계속 가져가려면 중앙 미드필더 조합부터 갈아엎다시피 해야 한다. 코트디부아르전처럼 수비적인 자원 둘을 박아두면 결과는 지금처럼 '이도 저도 아닌 축구'다. 수비 라인 재배치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김민재를 스리백 중앙이 아닌 측면으로 옮겨 상대 에이스와의 일대일 수비·커버링 능력을 최대한 끌어쓰는 방식이다. 이 경우 중앙에는 전진 패스와 라인 리딩이 좋은 센터백이 서야 한다. 덴마크 미트윌란에서 빌드업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이한범 같은 유형이 실질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
일본은 스코틀랜드 원정에서 스리백을 변형해 실질적인 답을 찾아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기본 3-4-3에서 출발해 내려선 상대를 상대로 후반 막판 3-1-4-2로 전환하며 공격 숫자를 과감하게 늘렸다. 결과는 후반 39분 이토 준야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점유율, 유효슈팅, 결정적 기회 모두에서 우위를 점한 끝에 '밀집 수비 깨기'라는 과제를 실전에서 풀었다.

모리야스 감독은 "코스타리카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내려선 팀들을 상대로 고전한 경험이 있다.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였다"며 스코틀랜드전 포메이션 변화를 "과감한 시도이자 성장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스리백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상대와 흐름에 따라 3-4-3과 3-1-4-2를 넘나드는 유연성을 선택했다.
홍 감독도 "포백 전환 자체는 어렵지 않다. 우리가 더 성장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1일 오스트리아전은 단순한 '마지막 평가전'이 아니다. 스리백을 그대로 본선 플랜 A로 끌고 갈지, 포백과 병행하는 새 플랜을 열어둘지 결정해야 한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