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요구+전문가 식견' 누구나 누리는 'AI 행정' 구현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26일 서울시청에서 인공지능(AI) 정책 컨트롤타워인 '서울특별시 인공지능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시민 94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AI 행정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위원회 출범은 '서울특별시 인공지능 기본조례'에 근거하며, 시민의 요구를 바탕으로 서울시 AI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거버넌스를 마련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앞서 시는 정책 방향을 시민들에게 묻기 위해 2월27일부터 3월11일까지 '시민이 바라는 AI 서울'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총 9425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시민들은 AI를 통해 기대하는 삶의 변화로 '시간의 자유'(36.7%)를 가장 많이 선택했고 이어 '성장의 파트너'(30.5%), '선제적 혜택'(26.2%) 순으로 나타났다. 직업군별로는 사무·관리직은 '시간의 자유'를, 학생·기술직은 '성장의 파트너'를, 전업주부는 '선제적 혜택'을 더 선호해, 이용자별 맞춤형 서비스 설계의 필요성이 확인됐다.

공공분야 AI 도입 시 기대되는 효과로는 '24시간 민원 상담·서류 간소화'(22.6%)가 1위를 차지했으며, 교통 정체 해소(17.8%), 범죄·재난 예방(16.1%), 문화·관광(13.1%), 복지(12.2%) 순이었다. 시민들은 첨단 기술 자체보다 일상의 불편을 줄여주는 실용적 서비스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시민들이 더 강하게 요구한 것은 '편리함'이 아니라 '신뢰'였다. 응답자 60.7%는 업무처리 속도보다 책임 소재의 명확성과 인간의 최종 검토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맞춤형 혜택 확대(37.9%)보다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강화(43.7%)를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기술 도입 속도에 대해 응답자 57.0%는 "혁신적 기술이라도 충분히 검증된 뒤 도입해야 한다"고 답해, 빠른 도입보다 안정성과 검증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세대 간 디지털 격차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20대의 77%가 새로운 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한다고 응답한 반면, 60대 이상은 절반 이상이 자주 사용하는 기능 위주로만 사용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60대 이상 응답자의 30.2%는 주변 도움 없이는 기기 사용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서울시 AI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기준이 됐다. 시는 '선 보안, 후 편익', '선 검증, 후 확산' 원칙에 따라 AI 행정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출범한 인공지능위원회는 시민의 요구를 정책으로 구체화하기 위한 방침 아래, 정책·기술·산업·윤리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에는 정송 카이스트(KAIST) AI 연구원장이 선출됐다. 시는 위원회를 시민 의견을 정책으로 연결하는 실행 거버넌스로 운영한다.
출범식 이후 열린 제1차 회의에서는 '2026 서울시 인공지능 행정 추진계획', '서울형 LLM 구축·AI 서비스 시범 적용', '서울시 인공지능 기본계획 수립' 등 핵심 의제를 논의했다.
'인공지능 행정 추진계획'을 통해 업무 분류체계를 AI 기술 중심으로 개편하고, 17개 실·국과 산하기관이 참여하는 61개 AI 행정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시는 이를 통해 시민 안전을 강화하고, 일상 불편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회의에서 보고된 '챗봇 2.0' 안건에서는 내부 행정용 '서울 AI'와 시민용 '서울톡' 고도화 추진 현황이 제시됐다. 위원들은 생성형 AI의 환각을 최소화해 신뢰도 높은 대시민 서비스와 실질적인 행정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서울시 인공지능 기본계획' 안건에서는 향후 3년간의 정책 비전과 로드맵 수립 방향이 논의됐으며, 오는 9월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송 위원장은 "AI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며 "시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준과 원칙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병민 정무부시장은 "시민들은 더 빠른 행정보다 더 안전하고 책임 있는 AI를 원했다"며 "시민의 시간을 아껴주면서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AI 행정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