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완화돼도 운임 점진적으로 조정 전망"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상대적 비수기에 저렴하게 다녀오려고 했는데 갑자기 항공권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언제 결제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여름에 가족과 함께 몽골 여행을 계획한 20대 직장인 박모 씨는 항공권 구매 시기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국내 주요 항공사가 오는 4월 유류할증료 인상을 예고하면서 항공권 가격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처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항공권 가격 인상이 예상되면서 여행을 계획한 소비자들은 항공권 예매 시기를 고심 중이다. 항공권뿐만 아니라 달러/원 환율 역시 국제 정세에 따라 1500원 선을 오가면서 해외 여행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25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4월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인 싱가포르 항공유(MOPS) 평균 가격은 18단계로, 3월 6단계에서 한 달 만에 12계단 뛰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경우 유류할증료가 최장 구간 기준 9만9000원에서 30만3000원으로 3배 이상 오른다. 아시아나 항공은 최장 구간 기준 7만8600원에서 25만1900원으로 오른다.
항공권 가격 인상에 10월 중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를 보기 위해 싱가포르 여행을 계획중인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예매 시기를 정하지 못했다.
김 씨는 "아직 여행까지는 한참이 남았는데 미리 결제하려니 국제 정세가 어떻게 될지 몰라 고민된다"며 "환율부터 항공권 비용까지 모든 것이 불확실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4월 인상이 시작되기 전에 빠르게 예매를 마친 소비자도 있었다. 또 다른 30대 김모 씨는 "아시안게임을 보러 9월 중 일본을 간다"며 "전쟁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데다가 주유 가격도 계속 올랐던 것을 보고 빠르게 예매했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 역시 가격 인상 전 예매를 앞세워 여행 상품들을 홍보하고 있다. 국내 여행사들 홈페이지에서는 '유류할증료 인상 전 빠르게 예약하라', '유류할증료 인상 전 마지막 기회'라는 홍보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항공권뿐 아니라 고환율과 급변하는 중동 정세도 여행객에게는 부담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이날 오전 1493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6월에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간다는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항공권은 미리 예매해놔서 괜찮은데 환율이 걱정"이라며 "중동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어서 환전도 우선 기다려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국내 항공사가 아닌 해외 항공사를 이용하는 소비자 역시 중동 사태 여파로 인한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 5월에 홍콩 여행을 가기 위해 해외 항공사 항공권을 결제했다는 30대 정모 씨는 "항공유 비용 부담 때문에 다른 해외 항공사가 비행편을 갑작스럽게 취소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내 항공권도 여행 직전에 갑자기 취소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중동 정세가 완화돼도 항공권 가격에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항공사의 매출원가 구조를 보면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유류할증료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항공사가 이를 자체적으로 모두 흡수하기 어렵고 일정 부분 운임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항공권 가격 조정 전망에 대해 "항공유 가격은 국제 시세 평균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중동 사태가 완화되더라도 운임은 점진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gdy1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