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동남아서 중국 NEV 점유율 급증
中 전기차, 속속 일본 내연기관차 '추월'
이번 전쟁, 세계 전기차 전환 가속화 전기
중국 내 전기차 M/S, 최초로 휘발유차 앞서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 여파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가뜩이나 급성장세인 중국 전기자동차가 '로켓 굴기'의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24일 제일재경신문은 고유가에 시달리는 각국 소비자들이 경제성을 앞세운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NEV)에 주목하면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유례없는 '글로벌 영업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일재경은 유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호주 멜버른 현지의 BYD 영업 책임자를 인용, 미국의 이란 공격 직후인 3월 초부터 주요 딜러사마다 전기차 판매가 폭주하고 있으며, 구매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근무 체제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 현지 BYD 매장 판매량은 2월 28일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최근 약 3주간 전년 대비 50%나 급증했다.
동남아시아 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또 다른 신예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XPeng)의 싱가포르 대리점은 방문객 수가 전주 대비 30% 증가했으며, 필리핀 마닐라의 BYD 대리점은 단 2주 만에 한 달 치 판매량에 육박하는 주문을 접수했다.
이처럼 글로벌 소비자들이 중국산 전기차로 몰리는 결정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경제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호주의 경우 휘발유 50리터 주유에 최소 100호주달러가 들지만, 60kWh급 배터리를 장착한 순수 전기차를 완충하는 비용은 24호주달러(kWh당 25~40센트 기준)로 4분의 1 가격에 불과하다.
이 같은 비용 격차로 인해 수입차에 크게 의존해 온 호주 자동차 시장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일대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처음으로 일본 자동차 판매량을 추월한 것이다. 중국산 NEV가 일본산 휘발유 차량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전통적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BYD의 소형 SUV인 '아토 3(Atto 3)'는 4만 호주달러라는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하이에이스 07'은 5만 4,900호주달러의 특가로 출시돼, 테슬라 모델 Y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했다.
광저우자동차(GAC) 역시 '아이온 UT' 구매자에게 1만 달러 할인과 무료 충전소 설치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공세를 펼치며 기존 휘발유 차량 이용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중국 본토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전환 열기는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 데이터에 따르면, 미·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상반기(1일~15일) 중국 내 NEV 승용차 소매 판매량은 28만 5,000대로 전월 대비 36% 증가했다. 특히 신에너지차 보급률은 50.7%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휘발유 차량을 앞질렀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재경과의 인터뷰에서 "유가 상승이 휘발유 차량의 운행 비용을 높임에 따라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고유가가 중국 NEV 산업 공급망의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해외 현지화 영업을 확장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2026년을 글로벌 영업 성장의 원년으로 꼽았는데, 미·이란 전쟁이 이 목표 실현을 앞당겨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BYD는 올해 해외 판매 130만 대를, 창안자동차는 75만 대를 목표로 잡았다. 샤오펑은 전년 대비 판매량을 두 배로 늘리고 해외 매출 비중을 20%포인트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결국 미·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가 세계 자동차 산업의 '전기차 재편'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중동 위기로 인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밀려나고, 중국산 신에너지차가 쓰나미처럼 그 빈자리를 메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