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시나리오 재가격"…하지만 불확실성 여전
"진짜 협상 여부가 관건"…에너지→재정 충격 우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생산적인 대화"를 이유로 군사 공격을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 23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금리가 수 개월만의 고점에서 하락하고 미 달러화도 약세를 보였다. 다만 이란이 미국과의 접촉 자체를 부인하면서 시장은 기대와 불확실성이 엇갈리는 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다.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305%까지 떨어졌다가 4.33% 수준에 장을 마쳤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도 한때 3.792%까지 하락했다가 3.82% 근방에 장을 마감했다.

◆ "좋은 대화" vs "대화 없다"…엇갈린 신호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지난 이틀간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진행했다"며 "중동에서의 적대 행위를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공격을 5일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란 외무부는 국영 매체를 통해 "테헤란과 워싱턴 사이에 어떠한 대화도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전쟁 종식을 위한 기존 조건 역시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금리·달러 동반 하락…시장 '리스크 온' 전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시장은 위험자산 선호로 빠르게 기울었다.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0.4% 상승한 1.1616달러로 3월 1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엔화 대비 달러는 0.6% 하락한 158.30엔으로 내려왔다. 파운드화도 0.71% 상승한 1.3436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요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0.4% 하락한 99.08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 역시 빠르게 하락하며 한국시간 24일 오전 7시 25분 기준 전장 대비 1.19% 내린 148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급락했다. 브렌트유는 약 12% 하락해 배럴당 98달러대로 내려왔고, 장중에는 96달러까지 떨어졌다. 유가 하락은 공급 충격 우려 완화와 함께 위험자산 회복 기대를 키웠다.
◆ "최악 시나리오 재가격"…하지만 불확실성 여전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과도한 비관론을 되돌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븐 잉글랜더는 "시장 입장에서는 모든 상황이 매우 구체적으로 들리기 때문에 완전히 허구로 보기는 어렵다"며 "실제 합의에 근접했는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일정 수준의 소통이 있었다는 전제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니 몽고메리 스콧의 가이 르바스 전략가는 "최근 금리 움직임은 단순히 헤드라인 때문이라기보다 포지션 재조정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발언 이후 금리 전망도 조정됐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50% 이상에서 약 20% 수준으로 낮아졌다. 다만 4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 확률은 91.7%로 여전히 높게 유지됐다.
앞서 연준과 주요 중앙은행들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은 2026년에도 금리 인하가 없을 가능성을 반영해 왔다.
◆ "진짜 협상 여부가 관건"…에너지→재정 충격 우려
전문가들은 아직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엘리아스 하다드는 "현재가 공포의 정점인지, 아니면 긴장 완화 국면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에너지 충격이 재정 충격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가장 큰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터키, 이집트, 파키스탄이 트럼프 특사와 이란 외무장관 간 접촉을 중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란 측은 긴장 완화를 위한 일부 "이니셔티브"가 있다고 밝혔다.
◆ 시장, '기대'에 베팅…현실은 여전히 안갯속
글로벌 주식시장과 에너지 시장은 트럼프 발언 이후 반등에 나섰지만, 핵심은 실제 협상 여부다.
트럼프는 "대화"를 강조했지만 이란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현재 시장은 '협상 현실'이 아닌 '협상 기대'에 기반해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정세가 군사 충돌 확대와 외교적 해법 사이에서 갈림길에 서 있는 가운데, 향후 이란의 추가 입장과 실제 협상 진전 여부가 금융시장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