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자신의 첫 '마스터스 챔피언스 디너'를 위해 식탁 한가득 추억과 향수를 올렸다.
마스터스는 개막 이틀 전 화요일 밤 전년도 우승자가 역대 챔피언들을 초대해 저녁을 대접하는 독특한 전통을 갖고 있다. 메뉴 선정부터 비용까지 모두 디펜딩 챔피언의 몫이다. 올해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매킬로이가 처음으로 그 역할을 맡았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19일(한국시간) 매킬로이가 내놓은 2026년 챔피언스 디너 메뉴를 공개했다.
매킬로이는 "진심과 개인적인 경험, 그리고 향수를 담았다"고 했다. 실제 구성은 '어린 시절 엄마 손맛'에서 출발해 '조지아의 맛', '단골 레스토랑의 시그니처'까지 그의 발자취를 담고 있다.

전채부터 눈길을 끈다. 베이컨으로 감싼 대추야자는 어릴 때 어머니가 자주 해주던 간식을 그대로 옮긴 메뉴다. 염소젖 치즈를 속에 채우고 바삭하게 구워 북아일랜드 집 식탁의 기억을 오거스타 클럽하우스로 불러왔다. 한 입 크기의 구운 엘크(사슴) 슬라이더는 지난해 마스터스를 앞두고 컨디션을 다질 때 즐겨 먹었던 음식이다. 여기에 락 쉬림프 템푸라와 개최지 조지아주 특산 복숭아에 리코타 치즈를 올린 플랫브레드가 더해져 미국 남부의 향기를 입혔다.
첫 번째 코스는 뉴욕 단골 레스토랑에서 가져왔다. 옐로핀 참치 카르파초는 매킬로이가 아내 에리카와 함께 자주 찾는 뉴욕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르 베르나댕(Le Bernardin)'의 대표 메뉴다. 그는 "뉴욕에 가면 메뉴를 바꿔도 이 요리만은 꼭 시킨다"며 "오거스타 셰프들이 직접 그 식당과 협업해 같은 맛을 구현하려 애쓴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메인 요리는 와규 필레 미뇽과 시어드 연어 두 가지 가운데 고를 수 있다. 사이드에는 매킬로이의 고향 냄새가 묻어난다. 아일랜드 전통 감자 요리 '챔프'는 그가 "어릴 때 정말 자주 먹었던 음식"이라고 소개한 메뉴로, 으깬 감자에 파를 섞어 크리미하게 만든다. 여기에 방울양배추, 글레이즈드 당근, 조지아산 비달리아 양파 링이 곁들여진다. 디저트로는 따뜻한 스티키 토피 푸딩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린 후식이 나온다.
와인 리스트에는 매킬로이의 '취향'과 '이력'이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와인을 꾸준히 수집해 왔다. 소믈리에들과 함께 고르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고 했다. 오거스타 와인 셀러에서 꺼낸 라인업은 2015년 살롱 브뤼 샴페인, 2022년 도멘 르플레브 바타르 몽라셰, 1990년 샤토 라피트 로칠드, 1989년 샤토 디켐 네 병이다.

이 가운데 1990년산 라피트는 매킬로이가 지난해 마스터스 우승 전날 마셨던 것으로 한 병에 3000달러짜리 와인이다. 1989년산 샤토 디켐은 그의 출생 연도와 같은 빈티지로 매킬로이는 이 와인을 "액체 금"이라고 불렀다.
매킬로이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서는 제90회 마스터스는 4월 10일부터 나흘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다. 그보다 이틀 앞선 8일 밤, 그는 추억과 사랑, 그리고 야심을 담은 첫 챔피언스 디너를 선보인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