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종 32만개 판매…123억원 규모
디자인 미등록 모방 첫 구속 사례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국내 유명 아이웨어 브랜드 디자인을 사실상 그대로 베낀 '데드카피' 제품을 대량 유통한 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이는 다른 사람의 신제품을 그대로 베낀 범죄(상품형태모방 범죄)만으로 최초 구속된 사례다.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는 타인의 상품 형태를 모방한 제품을 수입·판매한 법인 A사 대표 등 3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수사 결과 A사 대표는 아이웨어 브랜드를 2019년에 설립한 뒤, 별도 디자인 개발 인력 없이 국내 유명 아이웨어 브랜드 B사의 인기 선글라스 제품을 그대로 촬영해 해외 제조업체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모방 상품을 제작했다.

A사 대표는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모방 상품 51종 약 32만1000여점을 판매해 약 123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같은 기간 모방 상품 44종 약 41만3000여점을 해외에서 수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조사 결과 모방 제품의 상당수는 원 제품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다. 51종 가운데 29종을 3차원 스캐닝으로 비교한 결과, 오차 1mm 이내 일치 선이 95%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18종은 일치율이 99% 이상으로 사실상 원 디자인을 그대로 복제한 데드카피 수준으로 조사됐다.
피해 기업 B사는 각 제품 개발에 최소 1년 이상의 연구개발 기간과 약 50명의 전문 인력을 투입해 브랜드 가치를 구축해 온 기업이다. 지재처는 이번 사건으로 브랜드 가치 훼손과 매출 감소 등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디자인권이 등록되지 않은 제품이라도 신제품 형태 모방만으로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은 완성 후 3년 이내 신제품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해 판매할 경우 형사 처벌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는 범죄 수익 환수를 위해 총 78억원 규모의 추징 보전도 이뤄졌다. 또 추가 유통을 막기 위해 피의자가 보관 중이던 모방 상품 약 15만점을 확보했다.
김용선 지재처 처장은 "이번 사례는 디자인권이 없는 신제품 형태를 그대로 모방해 판매한 행위를 형사처벌하고 피의자를 구속한 첫 사례로, 디자인권 보호의 사각지대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창작과 혁신이 정당하게 보호되는 환경을 조성하고, 디자인권 침해나 신제품 형태모방을 통해 무임승차하는 범죄에 대해서 엄벌에 처하겠다"고 강조했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