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임베디드 금융 확대로 저원가성 예금 확보
은행권 수수료 제로 경쟁 속에도 순수수료 이익 8.1% 증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원화 요구불예금 잔액이 7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의 실명계좌 제휴와 인베디드 금융 확대 효과가 톡톡히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83조14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9%(6조8645억원) 증가한 수치다. 그간 연말 70조원대 중반을 유지했던 요구불예금 잔액이 이례적으로 큰 폭 증가하며 80조원대를 넘어선 것이다.
주요 시중은행들과 비교하면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증가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년 대비 0.7% (1216억원)증가에 그쳤고 우리은행은 오히려 요구불예금 잔액이 전년 대비 7.4%(6653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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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실명계좌 제휴가 꼽힌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월 가상자산 거래소와 실명계좌 제휴 계약을 체결한 뒤 사전 예약을 받고 그 해 3월 24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전까지 빗썸이 NH농협은행과 맺고 있던 실명계좌 제휴를 작년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하면서 관련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입장에서 가상자산거래소와 실명계좌 계약을 맺으면 거래소 이용 고객층을 흡수할 뿐 아니라 저원가성 예금인 수탁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원화 입출금 수수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지난해 거둬들인 순수수료 이익은 1조2035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모바일·인터넷 이체 수수료를 사실상 없애고 퇴직연금 가입 시 수수료 면제·축소 혜택을 제공하는 등 '수수료 제로(0)' 기조가 확산되며 수수료 이익이 줄어드는 추세다. 그럼에도 국민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 등을 통해 수수료 기반 수익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스타벅스, 삼성금융네트워스 등과의 인베디드 금융 서비스도 요구불예금 확보에 영향을 미쳤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월 스타벅스와 'KB 별별통장'을 출시했으며 4월에는 삼성금융네트웍스와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을 내놓은 바 있다. 6월에는 SSG닷컴과 관련 협약을 맺는 등 인베디드 금융 저변을 넓혔다.
임베디드 금융은 일상적인 비금융 서비스 안에 결제·계좌·대출 등 서비스를 통합해 금융 기능을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제휴를 통해 주거래고객이 늘면 입출금통장에서 연 0.1%의 낮은 이자를 적용받는 요구불예금이 함께 늘어난다. 관련해 KB별별통장의 가입고객 20만명 중 신규 고객 수는 8만1000명으로 전체의 40.3%를 차지한다. KB스타뱅킹 신규 고객 수는 10만6000명, KB국민인증서 신규 고객은 1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은 1차 22만5000좌 한도 모두 완판됐으며 2차로 80만좌가 추가로 판매되면서 신규고객 및 예금 확보 기능을 톡톡히했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며 은행 예금 이탈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도 국민은행은 플랫폼 금융과 임베디드 금융 두 축을 통해 예금 잔액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은행은 임베디드 금융 확대 전략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월에는 GS리테일과 협업한 'KB GS Pay 통장'을 선보였다. 또한 SSG닷컴과 협약을 바탕으로 관련 상품도 현재 출시 준비단계를 밟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빗썸 제휴와 함께 임베디드 금융 등 다양한 제휴를 통해 관련 자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부분이 요구불예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SSG닷컴과의 협력 상품이 현재 준비 단계에 있으며 관련 플랫폼 금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