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홈 송구와 태그 아쉬움... 17년 만에 4강 도전 무산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도미니카공화국이 강했나. 제자리 걸음을 거듭해온 한국 야구가 약한 민낯이 드러난거다. 미국으로 건너가 대적한 야구 강국에 투타에서 현저한 기량 차를 보이며 참패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우승 후보' 도미니카공화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17년 만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 도전에 실패했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WBC 8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0-10, 7회 콜드 게임으로 완패했다. 조별리그에서 극적인 경우의 수를 뚫고 2라운드에 올랐지만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세계 최정상 전력과의 격차를 실감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믿었던 선발 류현진(한화)이 2회에 무너진 것이 패배의 출발점이었다. 류현진은 1회 삼자범퇴로 출발했지만 2회말 선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매니 마차도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도 주니오르 카미네로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홈 송구 타이밍은 아웃에 가까웠지만 홈 플레이트 앞 송구가 빗나갔다. 반면 '괴수의 아들' 게레로 주니어는 거대한 몸집에도 태그를 피하는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득점을 허용했다. 그 사이 카미네로가 3루까지 진루했다.
이후 훌리오 로드리게스의 유격수 땅볼 때 추가 실점이 나왔다. 류현진은 볼넷과 안타를 허용해 주자를 쌓은 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순식간에 3실점째를 기록했다. 류현진의 최종 성적은 1.2이닝 3안타 2볼넷 3실점이었다. 마운드를 넘겨받은 노경은(SSG)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3회는 수비 실수가 겹치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노경은이 선두 후안 소토에게 안타, 이어 게레로 주니어에게 중월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소토는 홈에서 타이밍상 아웃이었으나, 포수 박동원(LG)의 글러브가 아닌 땅을 먼저 찍는 이른바 '땅 태그'가 나오면서 세이프 판정이 났다. 중계 플레이와 송구는 완벽했지만 마지막 태그 동작이 빛을 잃는 순간이었다.
이후 박영현(KT)이 등판했으나 연속 안타로 점수가 0-5까지 벌어졌고, 뒤이어 올라온 곽빈(두산)은 2사 만루에서 3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2실점을 더해 0-7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한 이닝에 투수 4명이 마운드에 오르며 대표팀 마운드는 사실상 무너졌다.
타선도 도미니카 선발 크리스토페르 산체스(필라델피아)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4회초 선두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가 이날 팀 첫 안타를 뽑아냈지만 이어진 이정후(샌프란시스코)의 병살타로 기회가 끊겼고 뒤이어 안현민(KT)의 2루타가 나왔다. 5회에는 세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고, 7회초 선두 이정후가 실책으로 출루하는 행운을 잡았으나 안현민의 삼진과 문보경(LG)의 병살타로 또 한 번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대표팀 타선은 결국 7회까지 안타 2개에 그치며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WBC 규정상 7회 10점 차 콜드게임 요건이었고 7회말 등판한 소형준(KT)이 도미니카 타자 오스틴 웰스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해 경기가 그대로 종료됐다. 한국 선수단은 경기가 끝난 뒤 고개를 숙인 채 1루·3루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건네며 이번 대회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