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리스크에도 출력 성능 확보…"분석 결과 기대치 상회"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SDI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2027년 하반기부터 로봇용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돌입한다. 로봇을 단순히 '작은 전기차'가 아닌 급격한 출력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작은 ESS(에너지저장장치)'로 정의하고 차별화된 설계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장석 삼성SDI 전략마케팅실 상무( 글로벌 TPM 팀장)는 12일 인터배터리 부대 행사로 열린 '더 배터리 콘퍼런스'에서 '로봇/휴머노이드용 배터리 시장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현 상무는 이날 발표에서 로봇 시장의 변화와 관련해 "우리가 상상하던 세계가 가까워지고 있다"며 "기존 학습형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로봇이 사람의 학습력을 모방해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 상무는 로봇용 배터리의 설계 패러다임이 기존 전기차(EV)와는 달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당초 작은 전기차와 같은 배터리 로드가 걸릴 것으로 생각했으나, 실제 로드 패턴을 보면 작은 ESS 시스템과 비슷하다"며 "AI 컴퓨팅과 다이내믹한 움직임 등 여러 동작을 수행하며 발생하는 마이크로 사이클링과 급격한 패턴 변화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성능 전용 전고체 배터리와 범용 원통형 배터리를 혼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적 완성도에 대해 현 상무는 "전고체의 약점은 공급망(SCM) 구축 문제로 인한 가격이지만, 출력 측면에서는 피크에서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출력을 전고체에서 충분히 달성했다"며 "분석 결과 오히려 더 많은 순간 파워에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전고체 배터리는 하이 파워와 하이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액체 전해질이 없어 화재 위험으로부터 자유롭고 쿨링 시스템 비중을 줄일 수 있어 로봇 내부의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브랜드인 '솔리드스택(SolidStack)'을 앞세워 내년 하반기 양산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현 상무는 "내년 하반기에는 양산 준비가 되고, 실질적으로 조그마한 로봇 프로젝트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대가 있는 특수한 상황이나 고성능이 필요한 로봇에는 전고체를, 집안일을 돕는 범용 로봇에는 원형 셀이 주로 활용되는 병행 체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봇의 폼팩터에 따른 배터리 형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전략을 밝혔다. 현 상무는 "자동차용은 궁극적으로 각형을 집어넣겠지만, 로봇은 좁은 공간에 들어가야 하므로 각형을 넣기 어렵다"며 "원형 셀처럼 팩 구성을 하거나, 팔과 바디 등에 장착이 쉽고 디자인 유연성이 높은 파우치형이 로봇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주력인 원통형 셀 기술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SDI는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술과 독자적인 실리콘 소재 기술을 결합해 고용량을 구현하고 있다.
현 상무는 "니켈 함량이 높아질수록 취약해지는 안전성을 제어하기 위해 표면 안정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향후 전고체로 전환 시 니켈 함량을 97% 이상으로 올려 고용량을 구현할 것"이라며 "레이저 스크라이빙을 통한 3D 컨트롤 기술과 멀티탭·탭리스 기술 등을 활용해 다양한 출력 옵션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현 상무는 특허 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삼성SDI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미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고객에게 우리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차별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