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변수 우려 나왔지만, 주요 금융지주 정기총회 반영 가능성 사라져
단기적 영향 적지만, 차기 승계 기준…금융계 전반 지배구조 개선 분수령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금융위원회가 주요 금융지주사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이번 개선안이 진행 중인 신한·BNK·우리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절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당초 12일 금융지주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간담회와 발표 일정을 연기했다. 다만 개선안은 이미 마련된 상태로 조만간 발표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대한 조속히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선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권의 '부패한 이너서클'을 지적한 이후 추진된 것으로,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 연임' 관행과 이사회 편향성 문제를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개선안에는 ▲CEO 승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 ▲이사회 독립성·다양성 제고 ▲성과보수 체계 합리화 ▲불합리한 관행 개선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회장 연임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이 핵심으로 거론된다. 회장 임기를 3년으로 하되 연임을 1회로 제한해 최대 재임 기간을 6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도입해 승인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또 CEO 승계 프로그램 상시 운영 의무화,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독립성 강화, CEO 선임 절차 공개 등 승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도 포함될 전망이다.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전문성과 독립성, 다양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성과보수 체계 역시 단기 실적 중심의 보상 구조를 개선하고 장기 성과와 연동된 보수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이 검토된다. 과도하게 지급된 성과급을 환수하는 장치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원회의 개선안이 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이전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회장 승계 절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발표 일정이 늦어지면서 실제 주주총회 안건에 반영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지주가 긴급 이사회를 통해 새로운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리기 위해서는 통상 약 2주가 필요하다. 우리금융지주의 주주총회는 23일, 하나금융지주는 24일, KB·신한·BNK·JB금융지주는 26일로 예정돼 있어 현실적으로 반영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역시 이번 개선안이 현재 진행 중인 회장 선임 절차를 직접적으로 바꿀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승계 절차를 정책 발표로 뒤집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 발표 자체가 금융지주 이사회와 주주들에게 일정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의미는 있다"며 "주주총회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임종용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최종 회장 후보로 지명된 가운데 마지막 주주총회 승인만 남은 상황이다. 재임기간 중 높은 실적과 현역 프리미엄 등으로 사실상 재임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의 연임에 대한 입장이 최종 변수로 꼽혔지만, 승계 마무리는 큰 무리 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개선안 발표가 향후 의사결정 과정 등의 투명성을 더 강조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주주와 시장, 언론의 감시가 강화되는 시점에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이 제시된다면 자연스럽게 금융지주 내부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 발표 자체가 승계 절차를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정책 방향을 무시하기 어렵다"며 "향후 후보 검증 과정이나 의사결정 절차에서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는데 다만 다음번 승계 절차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금융위의 지배구조 개선안이 단기적으로는 진행 중인 승계 절차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이 제한적이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금융권 전반의 지배구조 개혁 논의를 본격화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이 어느 수준의 강도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금융지주들의 이사회 운영 방식과 승계 시스템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업계의 관심은 발표 내용의 구체적 수위에 쏠리고 있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