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매수자 유치 난항 예상...부동산 경기 침체로 개발 수요 저하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지난해 서울 양천구가 추진했던 목동 홈플러스·주차장 부지 매각 계획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로 매각가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양천구는 인근 개발 호재와 미래 가치가 감정가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시점에 공개입찰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적정 가격을 제시하면서도 지역 발전에 기여할 투자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부지 매각 보류...부동산경기 침체·지방선거 등 영향
13일 업계에 따르면 양천구청이 소유한 목동 919-7, 919-8 부지 매각은 보류 상태다. 919-7 부지(1만578.4㎡)는 옛 홈플러스 목동점이 위치하던 곳이다. 919-8 부지(8594.5㎡)는 주차장과 견본 주택 용도로 사용돼 왔다. 앞서 지난해 3월 양천구청은 이 두 부지를 통합 매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6~7월 감정평가 및 입찰공고를 실시하고 8~10월 낙찰 및 계약, 소유권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입찰공고는 게시되지 않았으며, 현재 매각 방식과 일정 모두 불투명한 상태다.
부동산경기 침체의 영향이 컸다. 당초 양천구청의 기대보다 감정평가액이 낮게 책정된 것이다. 양천구의회 옥동준 의원(더불어민주당, 신월2·신정4동)은 "2022년에는 부지 매각가가 최대 8000억원 수준까지 거론됐지만, 감정평가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매각 예정가는 3500억원에 그쳤다"며 "당장 매각이 이뤄질 시 부동산 호황기에 비해 매각가가 현저히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목동 아파트 정비사업, 국회대로 상부 공원화, 목동운동장 개발 등 부지 인근 호재가 많지만 현재의 감정평가액은 이런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봤다"며 "호재로 언급되는 사업들이 더 진척돼 목동 홈플러스·주차장 부지 가치에 반영될 시점을 파악해 매각 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청장 교체 가능성도 매각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이 교체될 경우 목동 홈플러스·주차장 부지 매각 방안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부지 매각의 타당성에 대한 지적이 있던 만큼, 후임 구청장의 정책 방향에 따라 매각 자체가 철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천구는 비교적 특정 정당의 우세가 뚜렷하지 않은 지역이다. 양천구청은 정책 추진의 일관성을 고려해 지방선거 결과를 지켜본 뒤 부지 활용 방안을 구체화한다는 분위기다.
◆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매각가 상승 요인 부재
향후 일반경쟁입찰이 개시돼도, 매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기업 입장에서 부지의 매력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2022년 서울시 특별계획구역 고시에 따라 해당 부지는 업무 시설(오피스텔 제외), 방송·통신 시설, 교육·연구 시설(입시 학원 제외), 관광·숙박 시설 중 한 가지 이상의 용도가 도입돼야 한다. 이렇게 도입된 면적의 합이 전체 연면적의 50% 이상이어야 한다.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시설을 유치하고자 하는 취지다.
그러나 업무시설 수요는 강서구 마곡지구에 집중되고 있다. 서울 서부권으로의 이동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목동을 선택할 유인이 제한적이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점도 부담 요인이다. 개발사업의 수익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신규 부지 매입과 개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목동 홈플러스·주차장 부지 활용에 포함돼야 하는 용도 대다수는 최근 시장에서 투자 선호도가 낮은 분야로 꼽힌다.
지지옥션 이주현 연구원은 "부지 매각대금을 높게 받을 만한 요인이 전혀 없다"며 "건축 자잿값과 인건비가 많이 올랐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신규 개발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시장이 회복되면 부지 매각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은 있겠으나 단기간에 개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 매각가·미래 비전 고려한 매수자 선정 필요
안정적인 임대 수입원을 포기하고 진행하는 매각인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매각 대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옛 홈플러스 목동점에서 발생하던 임대료 등 세외수입은 연간 약 90억원 수준으로 추측된다. 동시에 매수자가 부지를 시민 편익 증진 방향으로 활용할 기업인지 여부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3월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목동 919-7, 919-8 부지는 오랜 기간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의 염원이 있는 곳이었다"면서 "미래 비전이 있는 기업이 들어와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해당 부지에 위치했던 홈플러스 목동점이 2024년 6월 폐점할 당시,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홈플러스 측 역시 영업을 지속할 의사가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부지를 매각하고 대기업 본사 등을 유치하겠다는 양천구청의 의지로 지난해 2월 장기 임대 계약이 종료됐다. 대형 생활시설이 사라짐에 따라 일부 생활 편의 공백이 발생한 만큼, 보다 정교한 부지 활용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매각가는 관련 법에 따라 2인 이상의 감정평가법인 등에게 의뢰해 평가한 감정평가액을 산술평균한 금액 이상으로 정하게 돼 있다"며 "개발 의사가 없는 기업이 입찰에 참여하는 등 위험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좋은 가격에 적절한 매수자와 거래를 하기 위해 대책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