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동안 힘들었어···주변 사람들과 함께 만든 결과"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우승이다. 무려 8년 8개월 동안 흘린 땀과 노력은 결국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이미향은 8일 중국 하이난에 위치한 지안 레이크 블루베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블루베이 LPGA 최종 4라운드에서 1오버파를 기록했다. 앞선 라운드에서 기록한 타수를 지켜낸 그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쳤고, 중국의 장웨이웨이(10언더파 278타)를 한 타 차로 따돌리며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은 이미향에게 더욱 특별했다. 2017년 7월 스코틀랜드 오픈 이후 무려 8년 8개월 만에 거둔 LPGA 투어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통산 세 번째 우승이기도 했다.
특히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컸다. 이미향은 지난해 가을부터 이어진 어깨 부상으로 시즌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상 여파는 올해 초반까지 이어졌고, 정상적인 훈련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미향은 지난달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공동 24위, 이어 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58위에 머무르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이번 대회 역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어깨 통증을 안고 출전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미향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금도 손이 조금 떨린다"라며 우승의 여운을 전했다. 이어 "현재는 풀스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다. 2월 1일이 돼서야 다시 골프채를 잡았고, 실제로 연습한 기간도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겨울 동안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던 상황에서도 이미향은 대회 출전을 선택했다. 그는 "지난 겨울에는 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지만 의사가 경기에 나가도 괜찮다고 해서 출전했다"라며 "내일 다시 병원을 찾을 예정인데, 그래서인지 이번 우승이 더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골프는 정신적인 부분이 큰 스포츠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우승이 단순히 기술적인 요소만이 아니라 정신력에서도 나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최종 라운드 역시 쉽지 않았다. 이미향은 경기 중반까지 장웨이웨이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며 엎치락뒤치락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홀에서 갈렸다. 18번 홀(파5)에서 이미향은 세 번째 샷을 남긴 상황에서 웨지 샷을 선택했고, 이 공이 핀 가까이에 떨어지면서 결정적인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이미향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58도 웨지를 사용했고 핀까지 약 75야드(약 68m)가 남아 있었다"라며 "캐디와 상의해 65야드(약 59.4m) 지점에 떨어뜨리려고 했는데 운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샷을 보고 나서 '정말 미쳤다'는 말을 계속할 정도로 믿기 어려운 장면이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퍼트까지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지은 뒤에도 긴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미향은 "막판에도 긴장을 많이 했지만 퍼트가 잘 떨어져 줬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노력했고, 캐디 역시 계속 버디를 할 수 있다고 격려해 줬다"라고 밝혔다. "마지막 홀에서도 운이 따랐던 것 같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고 손이 떨린다"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우승 인터뷰의 마지막에서 이미향은 그동안 자신을 응원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라며 "아버지와 캐디, 코치님,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어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도 항상 긍정적인 말을 해주며 응원해 줬다"라며 "이번 우승은 나 혼자 이룬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준 결과"라고 덧붙였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