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브·블로킹 수치 모두 최하위···공격 패턴도 단조로워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전통의 명가'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 삼성화재가 감독 교체라는 강수까지 뒀지만 또다시 두 자릿수 연패에 빠지며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24일 경기도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 세트스코어 1-3(20-24 25-18 16-25 23-25)으로 패했다.

이 패배로 삼성화재는 시즌 초반 11연패에 이어 또 한 번 10연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성적은 5승 26패(승점 15). 이미 최하위는 확정됐고, 6위 OK저축은행(15승 16패·승점 45)과의 격차도 승점 30까지 벌어졌다. 순위 경쟁이라는 단어조차 의미를 잃은 상황이다.
시작부터 꼬였다. 삼성화재는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으로 국가대표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송명근을 영입하며 반등을 꿈꿨다. 그러나 개막 직전인 9월, 송명근이 무릎 인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시즌 막바지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주포의 이탈은 전력 약화로 직결됐다.
결국 연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11월 12일 대한항공전을 시작으로 12월 18일 KB손해보험전까지 창단 후 처음으로 10연패에 빠졌고, 팀을 이끌던 김상우 감독은 자진 사퇴라는 결단을 내렸다.

지휘봉은 '원클럽맨' 고준용 코치에게 넘어갔다. 2011년부터 삼성화재에 몸담아온 그는 감독 대행으로 팀을 수습하는 임무를 맡았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세터진을 알시딥 싱 도산(등록명 도산지) 중심으로 재편하며 공격 전개에 변화를 줬고, 선수들도 의지를 다졌다. 그 결과 12월 26일 OK저축은행을 꺾으며 11연패를 끊어냈다.
이후 3경기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반등 조짐을 보였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1월 14일 현대캐피탈전부터 다시 연패가 시작됐고 어느덧 10경기를 내리 패했다. 김상우 전 감독의 사퇴 계기가 됐던 10연패를 한 시즌에 두 차례나 반복한 셈이다. 남은 두 경기마저 패한다면 구단 최다 연패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고준용 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다른 구단에서 임시 사령탑을 맡은 여오현(IBK기업은행), 박철우(우리카드), 하현용(KB손해보험) 등이 비교적 빠르게 팀 분위기를 추슬렀던 것과 달리, 삼성화재는 좀처럼 반전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고 대행은 "분위기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연습했던 부분이 경기에서 나오지 않는다"라며 "상대를 의식하기보다 우리 플레이를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흔들리는 모습은 반복되고 있다. 특히 20점 고지를 넘긴 뒤 범실이 늘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도 급격히 저하된다.
그는 "잘하다가도 마지막에 소심해지고 불안해진다. 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얻어야 한다"라며 선수단을 다독이고 있지만, 심리적 부담을 털어내기란 쉽지 않은 과제다.
삼성화재는 특히 리시브와 높이에서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리시브 효율은 27.38%로 1위 대한항공(34.28%)과는 7%차이가 난다. 수비의 기본인 리시브가 무너지다 보니 세터들이 공격수들에게 좋은 볼을 주기도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세트당 블로킹은 1.72개로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1점대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토종 아웃사이드 히터는 김우진이다. 김우진의 신장은 190cm로 비교적 작다 보니 블로킹에서 상대 아포짓 스파이커를 견제하기가 까다롭다.
공격도 단조롭다. 주포인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 김우진을 제외하고는 득점원이 전무하다 보니 상대에게 공격 스타일을 읽힐 수밖에 없다. 송명근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반등이 절실하지만 뚜렷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시즌 종료까지 남은 경기는 단 5경기. 명가의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깊은 수렁 속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될지 삼성화재의 남은 시간이 시험대에 올랐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