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는 선수들의 정신 흔들고 붕괴시켜"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든 일리야 말리닌(미국)이 경기 직후 쏟아진 온라인 비난에 대해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말리닌은 16일 자신의 SNS에 "겉으로 가장 단단해 보이는 사람조차 마음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악의적인 온라인 혐오는 선수들의 정신을 흔들고, 평생 기억에 남아야 할 소중한 순간을 소음으로 덮어버린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무리 이성을 유지하려 해도 이런 공격은 마음을 어둠으로 끌어당기고, 결국 감당하기 힘든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이며 과도한 비난을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남자 싱글 최강자로 평가받아온 말리닌은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실제로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르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14일(한국시간)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말리닌은 7개의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배치한 초고난도 프로그램으로 정면 승부를 택했다. 하지만 네 차례 점프에서 실수가 나오며 흐름이 완전히 무너졌다.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156.33점에 그쳐 해당 부문 15위에 머물렀다.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합한 최종 총점은 264.49점으로, 종합 순위 8위라는 예상 밖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금메달은 물론 메달권 진입에도 실패한 것이다.
경기 직후 그는 올림픽 무대가 주는 압박감이 예상보다 훨씬 컸다고 털어놓았다. 말리닌은 "올림픽이라는 특별한 무대의 무게가 생각 이상으로 크게 다가왔다"라며 "금메달 유력 후보가 실전에서 무너지는 이른바 '올림픽 징크스'가 현실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경기 전까지는 자신감이 넘쳤지만 막상 연기가 시작되자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흘러갔다.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도 모를 만큼 정신이 없었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