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과징금 4083억원 부과… 가격 인하·내부통제 정비로 신뢰 회복 나서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설탕 담합 제재와 관련해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양사는 공정위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조치도 함께 제시했다. CJ제일제당은 대한제당협회 탈퇴를 추진하고, 원가에 연동한 투명한 판가 결정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임직원의 경쟁사 접촉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내부 통제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사 또한 윤리경영 원칙과 실천지침을 개정해 공정거래법 준수 의무를 명확히 하고, 가격·물량 협의 금지와 담합 제안 시 즉시 신고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전 사업부 영업 관행과 거래 프로세스를 전수 점검해 위법 소지가 있는 부분을 즉시 시정하고,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도입·운영해 준법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사 대상 담합 방지 특별 교육과 영업·구매 부서 심화 교육을 정례화하고, 익명 신고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 내부 통제 장치를 보완할 계획이다.
앞서 공정위는 설탕 가격을 4년 넘게 담합한 혐의로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3사에 과징금 총 4083억원(잠정)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설탕 제조·판매 3개 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 과징금 부과와 함께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 가격 변경 현황 보고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과징금은 공정위 담합 사건 중 총액 기준 역대 두 번째 규모다.
공정위에 따르면 3사는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설탕 공급가격의 변동 폭과 시점을 사전에 합의했다. 원당 가격 상승기에는 인상 시기와 폭을 조율해 동시에 가격을 인상했고, 하락기에는 인하 폭을 축소하거나 시점을 늦춰 가격 하락을 지연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급·본부장급 및 영업 책임자급 모임을 통해 가격 전략을 공유하고 수요처 대응을 논의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정위는 해당 기업들이 2007년에도 같은 혐의로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을 중대한 위법 행위로 판단했으며, 향후 밀가루 등 다른 품목에서도 위법이 확인될 경우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물가 안정 기조를 강조하자 공정위 또한 판결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양사도 이에 발맞추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분은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평균 4~6% 인하하며 소비자 부담 완화에 나섰다. 겉으로는 이를 국제 원당·원맥 시세 안정과 정부 정책 기조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제재 이후 신뢰 회복을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하고 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