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정지 해제, 3거래일 85% 급등...시총 2조 진입
연이은 대형 계약...305억 항공우주·670억 누적 수주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FADU)가 차세대 SSD 컨트롤러 상용화와 글로벌 고객사 확대를 앞세워 재도약에 나섰다. 두 달간 주식 거래가 정지되며 상장폐지 심사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파두는 거래 재개 이후 대형 수주를 연이어 확보하고 있다.
파두는 차세대 제품 라인업 확대와 함께 글로벌 고객사 기반을 넓히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67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으며, 전날(5일)에는 글로벌 항공우주 업체와 305억원 규모의 SSD 공급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파두 관계자는 6일 "PCIe Gen6(6세대) SSD 컨트롤러 개발을 완료했으며,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입증할 제품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Gen6 컨트롤러가 연내 첫 납품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어 그는 "기존 제품군을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 대상 납품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두는 지난해 12월 19일 2만1250원에서 거래가 정지된 뒤, 이달 3일 2만7600원으로 거래를 재개했다. 이후 4일에는 3만5850원, 5일에는 4만4700원(장중 4만6600원)까지 오르며 3거래일 만에 약 85% 급등했다. 시가총액도 거래 정지 직전 약 1조원 수준에서 거래 재개 이후 2조원을 웃도는 수준까지 불어나며 단기간에 1조원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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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 재개 이후 확인된 변화…'수주·매출' 숫자가 말한다
파두는 2023년 상장 당시 제시했던 실적 전망과 실제 매출 간 차이로 이른바 '뻥튀기 상장'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상장 전 증권신고서에서는 2023년 매출을 1202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실제 연 매출은 225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586억원에 달했다. 단일 고객 의존 구조 속에서 주요 매출처의 발주가 중단되자 실적이 급격히 위축됐고, 이는 주식 거래 정지와 상장폐지 심사 가능성까지 이어졌다.
논란 이후 시장의 시선은 거래 재개 이후 확인되는 수주 성과로 옮겨가고 있다. 확보된 수주 계약 규모가 과거 연간 매출 수준에 근접하면서, 실적 회복 가능성을 둘러싼 평가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두는 지난 5일 글로벌 항공우주 업체와 SSD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3월 1일까지이며, 계약 금액은 305억4097만8720원으로 최근 매출액의 70.2%에 해당한다. 회사는 계약 상대방에 대해서는 영업기밀 준수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파두는 대만 마크니카 갤럭시로부터 470억원 규모의 SSD 완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낸드플래시 제조사를 상대로도 203억원 규모의 SSD 컨트롤러 공급 계약을 따냈다. 이를 합한 수주 규모는 673억원으로, 전년도 3분기까지 누적 매출(685억원)에 육박한다.
거래 재개와 함께 지배구조 변화도 단행됐다. 공동 창업자인 이지효 대표는 대표직과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했고, 파두는 반도체 전문가인 남이현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파두 주주연대는 이 대표의 사임에 대해 "검찰 기소로 인한 '오너 리스크'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술력 중심의 평가를 받기 위한 결정"이라며 쇄신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배구조 변화와는 별도로 지분 구조는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파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남이현 대표가 지분 11.68%로 최대주주이며, 이지효 전 대표는 9.02%를 보유하고 있다.

◆ 신뢰 위기 이후 2년…달라진 '고객사·기술·시장 환경'
현재의 파두는 2023년 상장 논란 당시와 비교해 사업 구조 전반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일 고객 의존도가 높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미국·일본·대만 등 글로벌 낸드플래시 및 데이터센터 생태계 전반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파두는 구글·메타·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센터 생태계에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하이닉스와 샌디스크 등 글로벌 낸드 제조사 공급망에 포함돼 있으며, 특히 샌디스크의 기업용 SSD(eSSD) 라인을 통해 하이퍼스케일 고객사와 연결되는 구조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아시아 기술 투어' 보고서를 통해 샌디스크의 구글 데이터센터용 엔터프라이즈 SSD(eSSD) 공급이 2026년 상반기부터 램프업(생산량 증가)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파트너사 확인 결과, 해당 물량은 메타를 잠재적으로 상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부 시장 환경 역시 파두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AI 확산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엔터프라이즈 SSD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SSD의 핵심 부품인 컨트롤러의 전략적 가치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낸드는 단순 저장장치를 넘어 AI 연산 흐름을 지원하는 스토리지 솔루션으로 구조가 바뀌고 있다"며 "고성능·고용량 eSSD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두는 SSD 컨트롤러 외에도 데이터센터용 전력관리반도체(PMIC)와 전력손실보호(PLP) IC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거래정지가 해제되며 시장에 복귀했지만, 상장 과정과 관련된 사법 리스크는 아직 진행 중이다.
한편 차세대 제품 개발과 신규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에서, 중장기 납품 확대를 위한 선행 비용이 일시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Gen6 관련 신규 프로젝트와 연구개발 증가로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초기 개발비용 부담을 감안하면 2026년부터는 비용 부담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며, 해외 NAND 업체와의 협업이 본격화되며 새로운 고객사 확보와 납품이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