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효과 기대에도 단기 부담 확대…투자 지연·일자리 감소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앞세워 약속했던 미국 제조업 부흥이 현실에서는 후퇴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수입관세가 일자리를 되살리기보다는 기업 비용 부담과 투자 위축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WSJ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 고용은 2023년 이후 20만 개 이상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명명하며 관세를 발표한 이후에도 제조업 일자리는 8개월 연속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지수는 지난해 12월까지 26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다만 올해 1월에는 신규 주문과 생산 지표가 소폭 반등하며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반면 미 인구조사국은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투자로 급증했던 제조업 건설 지출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9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추산했다.
조시 레너 SGH 매크로 어드바이저스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팬데믹 이후 미국 제조업은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도 지난해 산업생산 통계 연례 수정에서 팬데믹 이후 전체 생산 증가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의 '황금기'를 약속했지만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에 걸친 수년간의 경제 개입 이후에도, 미국에서 제조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고 진단했다.

WSJ은 장기적으로는 관세가 해외 생산업체와의 경쟁에서 일부 미국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매체는 단기적으로 관세가 해외에서 조달하는 원자재 비용을 끌어올려, 외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거나 공급처 확보에 나서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짚었다.
WSJ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캐나다, 한국을 상대로 추가 관세를 위협하는 등 백악관의 오락가락하는 정책 기조 역시 기업들 사이에서 '투자의 공백기'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일부 수입관세가 연방대법원에서 무효화될 가능성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요소다.
가구 제조업체 스카이라인 퍼니처의 메건 위커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관세 불확실성으로 국내 생산에 대한 신규 투자를 확신하기 어렵다"며 "업계 전반이 취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인스틸 인더스트리스의 H.O. 월츠 3세 CEO도 "관세로 실질적인 혜택을 본 제품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미국 철강 관세가 올해 50%로 인상되면서 국내 철강 수급 부족으로 알제리와 인도산 철강을 수입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대규모 대미 투자 약속을 이끌어냈고, 애플·TSMC·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기업들도 미국 내 대형 제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다만 WSJ는 이 같은 투자가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 자금이 언제 실제로 경제에 반영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WSJ는 향후 투자도 로봇과 인공지능(AI) 장비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규모 제조업 고용 증가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