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진 차체·세련된 감각…체급 대비 효율을 앞세운 SUV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10년 만에 완전변경으로 돌아온 푸조 올 뉴 5008은 첫인상부터 '프렌치 프리미엄'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올 뉴 5008은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패밀리 SUV 시장에서 푸조가 지향하는 방향성을 또렷하게 드러낸 모델이었다.

2일 스텔란티스코리아는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포레리움에서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승회를 진행했다. 시승코스는 강화군의 카페까지 한적한 시골길과 해안도로를 달리며 차량의 주행감을 여유롭게 느낄 수 있게 구성됐었다.
외관은 푸조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집약했다. 전장 4810mm, 전폭 1875mm, 전고 1705mm, 휠베이스 2900mm로 차체를 키우면서도 둔중함보다는 세련된 비례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기존 대비 전장과 휠베이스가 크게 늘었지만, 프랑스 브랜드 특유의 감각적인 균형 덕분에 대형 SUV임에도 도시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중앙에 배치된 플로팅 타입 엠블럼과 그라데이션 프론트 그릴은 고급스러우면서도 미래적인 인상을 완성했고, 픽셀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와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3줄 라이트 시그니처는 푸조 특유의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분명히 각인시킨다.

실내는 기대 이상으로 고급스럽다. 푸조의 아이-콕핏(i-Cockpit) 콘셉트를 기반으로 운전자 중심의 설계를 유지하면서도, 패밀리 SUV로서의 실용성을 한층 강화했다.
이전 모델들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직관성이 크게 개선돼 조작 부담이 줄었고, 수납공간 구성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물리 버튼이 줄어든 대신 터치 스크린의 구성과 반응성이 좋아 실제 주행 중 불편함은 크지 않았다.
GT 트림 기준 시트는 스포티하면서도 질감이 뛰어나다. 장시간 주행에도 부담이 적고, 푸조 특유의 콤팩트한 스티어링 휠은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다. 차체가 큰 SUV임에도 손에 쥐는 느낌이 쫀쫀해 코너에서의 조향 감각이 의외로 경쾌하다. 대형 패밀리 SUV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운전의 재미'를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점은 분명한 강점이다.

공간은 명확한 장단이 갈린다. 2열은 휠베이스 확장 효과 덕분에 넉넉하고, 독립 3시트 구조와 슬라이딩·폴딩 기능으로 활용도가 높다.
반면 3열은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하다. 시트를 펼친 상태에서는 성인 여성도 장시간 앉기엔 불편할 정도로 협소해 사실상 비상용에 가깝다. 실사용에서는 3열을 접고 트렁크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트렁크 공간은 올 뉴 5008의 핵심 경쟁력이다. 7인승 기준 348L, 최대 2232L까지 확장되는 적재 용량은 동급 수입 SUV 가운데서도 경쟁력이 높다. 풀 플랫 적재 구조와 전동식 테일게이트, 킥 모션 기능까지 더해져 일상과 레저를 모두 아우르는 패밀리 SUV다운 면모를 갖췄다.
주행감은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성격이 분명하다. 기존 디젤 모델처럼 강력한 출력감은 없지만, 48V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정숙하고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저속에서는 전기 모드 중심으로 매끄럽게 움직이고, 고속도로에서도 차체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서스펜션은 SUV치고는 비교적 단단한 편으로 꿀렁거림이 적고, 오히려 차체를 잘 잡아주는 느낌이다. 시속 130km까지는 무난하지만, 그 이상에서는 엔진 소음이 커지며 한계가 느껴진다. 체감 연비는 복합 기준 약 15km/L 수준으로, 대형 SUV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가격대는 4000만원 후반에서 5000만원 중반. 특색 있는 수입 패밀리 SUV를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가족을 위한 공간과 실용성을 갖추면서도, 운전자의 취향과 감각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SUV. 올 뉴 5008은 '유럽식 감성으로 풀어낸 패밀리 SUV의 정답'이라는 표현에 가장 근접한 푸조의 현재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