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크 세이지 지난해 급성장
M&A만으로 풀기 어려운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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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빅베어.ai 홀딩스(BBAI)가 2025년 4분기 애스크 세이지(Ask Sage) 인수를 결정한 데는 비즈니스의 구조적 한계를 돌파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업체는 2025년 12월31일 애스크 세이지를 2억5000만달러에 현금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2023년 창사한 애스크 세이지는 방산·국가안보·공공부문을 위해 설계된 생성형 AI 플랫폼 업체로, 다양한 상용 및 오픈소스 거대언어모델(LLM)을 조합해 보안과 데이터 주권을 유지한 채 AI를 배치,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빅베어.ai에 따르면 애스크 세이지는 이미 10만명 이상의 사용자 기반을 구축했고, 1만6000개 이상의 정부 팀과 수백 개의 민간 조직에서 활용되고 있다. 2025년 기준 연간 반복 매출(ARR)은 2500만달러 수준이었고, 전년 대비 6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를 근거로 매출의 10배 수준인 인수 가격은 생성형 AI 붐을 감안할 때 비교적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거래의 전략적 의미는 분명하다. 첫째, 커스텀 프로젝트 중심의 빅베어.ai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플랫폼형 생성형 AI라는 반복 매출 기반 솔루션을 추가, 장기적으로 매출총이익률과 규모의 레버리지를 개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둘째, 국방·정보·규제 산업이라는 빅베어.ai의 기존 강점과 애스크 세이지 의 제품 포지셔닝이 잘 겹치기 때문에 기존 고객에게 교차 판매(cross‑sell)할 여지가 크다. 셋째, 데이터 주권과 모델 거버넌스, 보안 요구 사항을 통제하면서 AI를 도입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공공 및 방산 고객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가치 제안이다.
다만, 장밋빛 청사진을 받아들인다 해도 앞으로 수익성과 성장률을 구체적으로 얼마나 끌어올릴 것인가에 대한 답이 명확하지 않다. 애스크 세이지 인수는 빅베어.ai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거의 없지만 인수 이후 통합 비용과 AI 모델 운영 비용, 데이터센터 및 인프라 투자 등 추가 부담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이익률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월가는 지적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빅베어.ai의 재무 상태에서 이번 딜이 돌파구가 될 것인지 아니면 또 하나의 비용 상승 요인이 될 것인지는 최소 몇 분기 이상의 실적 데이터가 쌓여야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애스크 세이지 인수처럼 눈에 띄는 이벤트와 별개로 현재 빅베어.ai를 가장 조심해서 봐야 하는 이유는 바로 매출 성장이다. 2025년 3분기 회사의 매출은 3310만달러로, 2024년 같은 기간 4150만달러에서 20% 감소했다. 업체는 주요 원인으로 일부 미군 프로그램(Army programs) 계약 물량 감소를 꼽았다. 월가는 정부 의존도가 높고, 프로젝트 단위 매출 변동성이 큰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리스크를 다시 한번 보여 줬다고 말한다.

AI 시장 전체를 보면, 같은 기간 다른 AI·클라우드·데이터 분석 기업들은 대체로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빅베어.ai의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영업 및 계약 구조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밖에 없다.
AI 황금기라는 말이 나오는 시점에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기업이라면 경기 둔화나 예산 삭감 등 환경이 나빠졌을 때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 물음표가 붙는다.
최근 1년간 빅베어.ai의 주가는 AI 테마와 애스크 세이지 인수 기대감에 힘입어 단기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지난 1월30일(현지시각) 5.04달러에 거래를 종료해 연초 이후 약 14% 떨어졌고, 52주 최고치 10.36달러에서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일부 투자자들이 성장 잠재력에 베팅하고 있지만 상당수 시장 참가자들은 업체의 중장기 전망과 밸류에이션을 두고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빅베어.ai의 시가총액은 애스크 세이지 인수 발표 이후 약 26억달러 수준으로, 미국 주식 기준으로는 중형주의 하단에 해당한다. 단순히 시장 규모와 국방·국가 안보라는 테마만 놓고 보면 앞으로 몇 배 더 커질 여지가 있다는 기대가 나올 법 하다.
다만,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자본 희석과 추가 부채, 잇따른 증자가 필요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업체는 2025년 3분기 기준 4억5658만달러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최근 전환사채 발행과 파생상품 구조 덕분에 마련된 측면이 크다.
장기 부채는 1억1182만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규모의 레버리지를 안고 있고, 조정 EBITDA와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AI 인프라와 생성형 모델 운영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면 빅베어.ai는 아직 안정적인 이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주로 매출 배수(Price to Sales)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2025년 3분기 기준 매출 감소와 적자에도 불구하고 애스크 세이지 인수 기대감과 AI 테마 덕분에 PSR(주가매출액비율)은 두 자릿수까지 올라가 있다.
이 같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고성장·고마진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경우 정당화될 수 있지만 매출이 역성장하고 매출총이익률이 20%대인 회사에는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이라고 월가는 지적한다.
물론 애스크 세이지 인수를 통해 빅베어.ai가 커스텀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려는 전략은 중장기 방향성 측면에서 분명 긍정적이다. 방산·국가 안보 영역에서 보안과 데이터 주권을 지키며 생성형 AI를 도입하려는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해당 시장에서 빅베어.ai가 한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청사진을 감안하더라도 현 시점에서 업체를 장기 핵심 AI 포트폴리오의 중심축으로 가져가기에는 재무 구조와 성장의 일관성이 상당히 약하다는 데 투자은행(IB) 업계는 한 목소리를 낸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