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애니메이션 역사상 레전드 마스터피스로 꼽히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완전히 새로운 무대와 참신한 연출로 한국 관객들을 찾아왔다.
7일 예술의전당 CJ라운지에서는 음악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제작: 토호, 주최 CJ ENM)' 오리지널 투어의 미디어콜이 개최됐다. 이 자리엔 존 케어드 연출과 공동 번안에 참여한 이마이 마오코, 치히로 역의 카미시라이시 모네, 카와에이 리나, 유바바/제니바 역의 나츠키 마리가 참석했다.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대표작이자 미야자키 하야오의 명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우연히 금지된 '신들의 세계'로 들어간 치히로에게 펼쳐지는 초유의 미션과 환상적인 모험을 그린다. 무대화를 거치면서 애니메이션 속 공간을 극장으로 옮기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더없이 새로운 판타지를 경험하게 할 준비를 마쳤다.
'센과 치히로' 상연에 맞추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거대한 일본식 온천으로 꾸며진다. 일본 애니메이션 원작을 영어 작품으로 번안을 맡은 이마이 마오코는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여러분도 온천에 와서 많이 따뜻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바바/제니바 역의 나츠키 마리는 "한국에서 이 작품이 개막하게 되어 굉장히 행복하다"면서 "저희 온천이 여러분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기쁨을 얘기했다.
존 케어드 연출은 "이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우리는 이 라이브 공연을 일본과 중국, 그리고 런던 세계 전역에서 올려왔다. 공연 제작을 위해 감독님께 허락을 받으러 갔을 때 흔쾌히 좋다고 말씀해주셨고, 그때부터 작품의 제작과 고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야자키 감독님의 영화는 혁신적이고 많은 마법이 쓰였고 많은 종류의 스케일과 캐릭터들을 가지고 있다. 관객들이 어떻게 상상력을 발휘해서 감상하고 경험할 수 있게 할지 고민했다. 가장 큰 도전은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을 라이브 공연에서 현실감 있게 구현하는 것"이었다고 제작 과정을 돌아봤다.
일본 초연부터 런던 웨스트엔드 공연까지, 가장 주목됐던 점은 극장을 일본의 노(온천)로부터 가져왔단 점이었다.
존 연출은 "내겐 아주 멋진 연극 무대 디자이너 분이 계신다"면서 "그분도 센과 치히로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계셨고 일본의 전통 문화인 목욕탕 문화와 가부키, 스모와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일본 전통 양식을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유바바 역의 나츠키 마리는 제니바까지 1인 2역을 연기하게 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2001년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유바바/제니바'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당사자로서 무대에서도 직접 같은 역을 연기한다.
그는 "지브리 스튜디오를 방문해서 제 목소리를 듣고 처음 유바바를 만들어나갔다. 제니바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가 될 예정이었지만 그때 목소리를 들어보시고 같은 사람이 하자. 쌍둥이로 가자고 결정해서 두 가지를 연기하게 됐다"고 처음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또 "20년이 더 지나서 무대화가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출연을 하게 됐다. 실제로 무대에 서서 연기해 보니 같은 대사도 몸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느낀다. 초연 때 고민이 많았고 영화에 가깝게 캐릭터를 만들었다. 일본과 런던 공연을 거치면서 점점 더 더 무대 연기에 가까운 데이터를 진화시켜 나갔다"고 설명했다.
부부 사이인 존 연출과 이마이 마오코는 아이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기 위해 원작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면서 영화를 무대화하게 된 계기도 있었다.
존 연출은 "미야자키 감독님의 모든 영화가 정말 훌륭하고 환상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야자키 감독님의 영화는 연극화하기 어렵다. 다양한 장소가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센과 치히로는 영화의 90%가 욕탕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났고, 하나의 무대 안에서 여러 이야기가 교차하는 고전 연극의 구조를 띠고 있어 무대화할 수 있었다"고 이 작품을 고른 이유를 말했다.
이마이 마오코는 "원작이 일본의 작품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일본인이 만드는 것으로, 일본스러움을 잃지 않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영상에는 담을 수 없는 리얼함이 무대에서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일본인이 직접 일본인을 연기하는 것으로도 리얼함을 살리고 싶었고, 그것을 중점에 두었다"고 일본에서 일본 배우들과 작업한 이유도 말했다.

치히로 역의 두 배우들은 일본에서 TV 등의 매체와 무대 연기를 모두 담당해온 베테랑들이다. 이들은 "무대의 가장 다른 점은 관객이 눈앞에 계시다는 것"이라면서 "일본, 런던, 상하이를 거쳐 서울까지 도시마다 객석의 반응이 다르고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서울의 관객분들은 어떤 표정을 보여주실지 어떤 가르침을 주실지 기대된다. 같이 좋은 작품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센과 치히로'를 올리는 국내 주체 CJ ENM은 뮤지컬이 아닌 음악극으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음악극이 뮤지컬과 차별화되는 점은, 넘버가 있되 주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극중 인물들이 넘버를 일부 직접 부르기도 하지만 극의 진행과 스토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번 음악극에서는 애니메이션 속에 삽입된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11인조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로 만날 수 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7일 개막해 오는 3월 2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