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대구

속보

더보기

[인터뷰] 박상봉 시인 "말하지 않아도 서로는 어떻게든 통해질 수 있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새 시집 '불 꺼진 너의 단어 곁에서' 출간

[대구=뉴스핌] 김용락 기자= 중견 시인 박상봉이 새 시집 '불 꺼진 너의 단어 곁에서'(몰개)를 출간해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6년 새해를 맞아 시집 출간으로 분주한 박상봉 시인을 잠시 만나봤다.

[대구=김용락 기자] 2026.01.04 yrk525@newspim.com

- 축하드립니다. 이번 시집의 핵심 주제는 무엇입니까? 이 시집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습니까?

▲ 이번 시집의 핵심 주제는 '언어와 묵음의 경계', 다시 말해 말해지지 않은 것들이 어떻게 삶을 지탱하고 있는가에 대한 탐색입니다. 우리는 흔히 말과 문장으로 세계를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삶은 말보다 앞서 있고, 말 이후에도 남아 있는 침묵과 여백 속에서 더 깊이 살아집니다.

시집 '불 꺼진 너의 단어 곁에서'는 바로 그 지점, 불이 꺼진 단어 곁에 남아 있는 숨, 체온, 망설임, 미처 발화되지 못한 감정들을 시로 불러내고자 한 작업입니다. 이 시집을 통해 저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는 어떻게든 통해질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언어의 한계를 인정할 때 비로소 시가 열리는 순간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 2007년 첫 시집 이후 2021년과 2023년 그리고 2025년 말에 네 번째 시집을 출간했습니다. 고교 시절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리던 소년문사로서 활약에 비해 기성시인이 된 후 첫 시집이 늦은 반면, 최근에는 시집이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첫 시집이 늦어진 것은 시를 쓰지 않아서가 아니라, 시를 책으로 묶을 만큼 준비되지 않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시는 제 삶의 밑바닥에서 천천히 발효되고 있었고, 직장 생활과 생계, 지역 문화 활동 속에서 시는 늘 뒤편에 놓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50대를 넘어서며 삶이 전반기에서 후반기로 접어들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감각이 생겼습니다. 말해두지 않으면 사라질 것들, 기록하지 않으면 묻혀버릴 감각들이 분명해졌고, 그때부터 시가 한꺼번에 밖으로 나오는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최근의 연속 출간은 속도가 아니라 축적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문학창작촌은 어디어디 있는지요? 창작촌 거주 경험이 시 쓰기에 도움이 되었습니까?

▲ 우선 전남 해남에 위치한 토문재와 백련재 문학의 집에 입주하여 일정 기간 동안 외부 일정과 일상적인 소음을 최소하는 환경에서 시집 원고 집필에 전념하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작품의 전체 구조를 재정비하고 시편 간의 정서적 흐름과 주제의 연관성을 점검하는데 주력하였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문학창작촌과 레지던시 공간에 머물며 글을 썼습니다.

시집은 공공지원사업을 통해 확보된 창작 환경과 시간, 간접지원(멘토링·공간 지원 등)이 작품 완성도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했습니다. 특히 집필 이후 이어진 집중적인 퇴고 과정에서 지원사업이 제공한 창작 환경은 작품의 밀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경험은 공공지원이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창작의 질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장소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공간들이 일상의 역할과 이름에서 잠시 벗어나 '시인으로만 존재할 수 있었던 시간'을 허락해 주었다는 점입니다. 창작촌의 고요함은 단순히 조용한 환경이 아니라, 스스로의 언어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밀도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그 경험이 문장을 줄이고, 소리를 낮추고, 여백을 신뢰하는 방식으로 분명하게 반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 시집의 51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시 한 편을 꼽는다면 어떤 작품입니까?

▲ 한 편만 고르라면 마지막 작품인 '붓꽃'을 꼽고 싶습니다. 이 시는 이번 시집 전체의 정서와 태도를 가장 응축해서 담고 있습니다. 말이 사라진 자리에서 무엇이 남는지, 단어가 더 이상 빛나지 않을 때에도 관계와 삶은 어떻게 지속되는지를 가장 절제된 방식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사에 인용된다면 독자들이 시집의 결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시이기도 합니다.

- 새해를 맞아 작품 활동과 관련해 앞으로의 전망은 무엇입니까?

▲ 당분간은 지금까지 구축해 온 '청음의 시학', '침묵의 미학'을 조금 더 밀도 있게 확장하는 작업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동시에 지역의 시인들과 독자를 잇는 낭송회, 책방, 문학 행사 등 시가 다시 몸과 목소리를 얻는 자리를 꾸준히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시는 혼자 쓰이지만, 결국 공동의 숨결 속에서 살아남는 언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대구=김용락 기자] 2026.01.04 yrk525@newspim.com

한편 이하석 시인은 이 시집의 발문에서 박상봉 시인의 시를 "소리의 경계에 귀를 대는 간절함"으로 표현했고, 엄원태 시인은 "게송 같은 시인의 진술은 그 음역이 낮지만 그윽하고 힘이 세다"고 평가했다.

붓꽃은 대지가 쥔 붓 // 바람이 지나가면 획이 그어지고 / 햇빛이 스며들면 잉크가 번진다 // 강가에 늘어선 붓꽃 군락은 / 거대한 원고지의 푸른 줄 / 보랏빛 꽃잎은 쉼표나 마침표다 // 떨어진 꽃잎은 여백이 되고 / 씨앗은 또 다른 문장의 서두가 된다 // 시인은 붓꽃 앞에서 읽는 자일 뿐 / 파도는 행서, 나뭇잎은 초서, / 붓꽃은 정갈한 해서체다 // 적벽을 묵묵히 필사한다 / 너른 대지에 먼저 써둔 문장을 / 겨우 흉내 낼 뿐이라도 // 한 자루 필생의 붓으로 베껴 쓴 시 / 압화(押花)처럼 어느 책갈피에서/되살아날 것을 믿는다 // 그것을 간절이라 부르련다 // 간절곶 아래 붓꽃 한 송이 파랗다 // 파도 닮아 파랗다('붓꽃' 전문)

박상봉 시인은 경북 청도 출생으로 1981년 '시문학' 추천과 박기영, 안도현, 장정일 등과 '국시' 동인으로 등단하여, 1985년 대구에서 북카페·문화공간 '시인다방'을 경영했다. 문화기획자 겸 시인이다. 시집으로 '카페 물땡땡' '불탄 나무의 속삭임' '물속에 두고 온 귀' 등이 있으며 대구시인협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yrk525@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수시접수 먹통' 250명 이상 구제 가능할까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2027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와 관련해 실제 구제 대상 수험생이 25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구제 대상 수험생 규모를 묻자 "현재 저희가 파악한 것으로는 한 250명 정도 이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당초 교육부는 장애가 발생한 시간대에 접속하거나 원서 작성을 진행한 기록 등을 토대로 구제 가능성이 있는 수험생을 최대 1200여 명으로 추산했다. 이후 별도로 구제 신청을 접수한 뒤 수험생별 접속 기록과 원서 작성 이력 등을 확인해 실제 장애로 원서접수를 완료하지 못했는지 심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제 요건에 해당하는 수험생 규모가 당초 추산치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특별조사반을 가동해 장애 발생 원인뿐 아니라 원서접수 대행업체의 사전 대비와 사후 대응이 적절했는지까지 점검하기로 했다. 시스템 장애의 원인과 대응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기 위한 특별조사에도 들어갔다. 조사 대상에는 장애 발생 경위와 업체의 사전 점검 체계, 장애 발생 이후 조치뿐 아니라 원서접수 시스템의 운영 구조 전반이 포함될 예정이다. 최 장관은 특별조사반 구성에 대해 "전문성이 있는 분들을 전체적으로, 회계 담당까지 포함해서 구성해 철저하게 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jane94@newspim.com 2026-09-16 15:04
사진
대미 투자 시작되면 한·미 관계 좋아질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한·미 간 최대 갈등 요소인 한국의 대미 투자 첫 사업이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 출범 이후 최악의 상태에 빠진 한·미 관계가 대미 투자 발표로 진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1호 사업은 텍사스주 엔시날 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유력하다. 미국이 당초 198억 달러였던 사업비를 250억 달러로 증액할 것을 요구해 이 부분에 대한 막판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도=뉴스핌] 김예원 기자 = 미국을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8.20 yeawon2@newspim.com ◆대미 투자, 한·미 갈등의 시발점 대미 투자 지연은 한·미 관계의 발목을 잡은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미국은 올해 초부터 대미 투자를 독촉했지만 한국은 '상업적 합리성'을 내세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의 대미 투자 지연은 일본의 발빠른 투자 이행과 비교되면서 미국의 강한 불만을 초래했다. 미국과 5500억 달러 투자 합의를 한 일본은 올해 2월에 360억 달러 규모의 1차 프로젝트와 3월 730억 달러 규모의 2차 프로젝트를 확정한 데 이어 현재 3차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더욱이 11월 중간선거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경제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투자 유치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어서 투자를 지연시키고 있는 한국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매우 크다. 미국은 한국이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한·미 정상합의의 일부분인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 및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협상이 중단됐고 쿠팡 문제,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따른 미국 기업 차별 주장이 이어졌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추가 투자와 함께 호르무즈 파병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대미 투자 지연에 따른 압박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하고 북한과 조건없는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도 한국에 대한 보복의 성격이 강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 정상이 합의한 관세 협상은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관세 인하만을 교환한 것이 아니라, 한·미 동맹의 안정성과 안전 보장 등이 포함된 패키지 형식의 합의여서 대미 투자가 안되면 외교 안보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구조"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시간에 쫓기는 한국 한·미 관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대미 투자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하면 한·미는 산적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로 예상되는 대미 투자 발표 전후로 곧장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 장관은 대미 투자가 시작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됐던 핵잠수함, 농축·재처리 협상 재개를 비롯해 전시작전권 전환, 호르무즈 파병에 대한 정부의 입장 등을 미국 측에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이 대미 투자 발표와 동시에 미국을 방문하려는 이유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한·미 관계를 조속히 정상으로 되돌려 놓지 않으면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의 불편한 한·미 관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북한과의 대화를 본격 추진한다면 한국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가장 큰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서 한국의 동의 없이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합의를 하는 이른바 '한국 패싱'이다. 북·미 대화에서 한국의 입장을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한·미 간 치밀한 사전 조율이 필수적이다. 만약 지금과 같은 한·미 관계가 이어진다면 한국이 북·미 대화에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차단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말대로 '연내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면 한국으로서는 시간이 별로 없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5.10.29 ◆한·미 관계 완전 회복엔 역부족 대미 투자가 시작되면 한·미 관계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투자를 환영하고 중요한 성과로 포장하는 정치적 레토릭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중단됐던 핵잠수함, 농축·재처리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일정 논의도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한·미 갈등이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너무 늦은데다 규모도 미국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탓이다. 미국은 대외적으로 한국의 투자를 환영면서도 내심으로는 불만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한국에 대한 압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대미 투자가 신속히 진행됐더라면 한·미 관계 냉각이나 미국의 각종 압박을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미 투자 시작으로 한국을 향한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의 강도가 다소 누그러질 수는 있겠지만 호르무즈 파병이나 추가 투자 요구를 거둬들일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트럼프 시대'가 이어지는 동안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경제와 안보를 한데 묶어 상대국을 압박하는 협상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여전히 경제·산업 부처와 안보 관련 부처가 따로따로 영역을 나눠 미국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유기적인 전략 조율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대미 관계에서 관세와 투자, 첨단 기술, 공급망, 안보를 총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통합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opento@newspim.com 2026-09-16 06:1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