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글로컬 상권 행궁동 포럼 시즌2: 최첨단 행궁동' 성료
[수원 =뉴스핌] 정상호 기자 = "행궁동의 최첨단(最尖端)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혁신이다."
수원 행궁동이 '사람·공동체·시스템'을 축으로 한 차세대 상권 모델을 제시하며, 자생과 확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지역경제의 새 방향을 제시했다. 수원 지역경영회사 공존공간이 개최한 '2026 글로컬 상권 행궁동 포럼 시즌2: 최첨단 행궁동'에서다.
이번 포럼에서는 전통유산과 로컬창업, 대학 협력, 데이터 기반 전략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상권 생태계를 제안하며 행궁동은 스스로 성장 구조를 설계하는 '로컬 거버넌스의 실험장'임을 알렸다. 행궁동은 이미 수원 관광의 상징이지만, 이번 포럼의 주된 초점은 더 이상 방문객 유입이 아니었다. '어떻게 이 지역이 스스로 성장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 것인가'가 논의의 중심에 섰다.
공존공간 박승현 대표는 "행궁동은 수많은 주체의 축적된 노력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라며 "이제는 그 흐름을 하나의 자치 시스템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권을 움직이는 동력을 외부 자본이 아닌 지역의 상인·주민·크리에이터가 스스로 생산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상은 상권의 중심축을 '물리적 확장'에서 '네트워크 강화'로 옮기는 발상 전환이다. 자본보다 관계망, 마케팅보다 데이터, 행정보다 민간의 자발성을 중심에 둔 전략이다.

포럼의 사전행사는 행궁동의 전통과 현대를 잇는 실험무대였다.
'오래된 미래와 공방' 세션에서는 지역 공예의 헤리티지를 현대적 소비 패턴에 맞게 재해석한 사례가 소개됐다. 조인선 모던한 대표는 "전통은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오늘 소비자에게 다시 경험될 수 있는 문화"라고 말했다. 이는 행궁동이 단순히 보존의 공간을 넘어 '전통을 생산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실험실'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참석자들은 행궁동 고유의 문화적 자원이 도시 경쟁력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과 확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로컬 소상공인들이 직접 투자 가능성을 발표하는 IR 세션도 눈길을 끌었다. 소상공인 김민정(참좋은수다), 김대봉(대봉통닭), 박진형(파닥파닥클럽)이 자신들의 성장 스토리와 향후 확장 전략을 직접 전했고 올해 글로컬 상권내 강한 소상공인의 IR로 일공일오컴퍼니 장예원 대표와 윙윙 이태호 대표가 멘토로 참여해 상권·브랜드·제품 구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개별 브랜드의 확장 방향과 투자 관점을 제시했다. 이는 '성장을 논의하는 상권'으로 행궁동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전환한 시간이었다. 전문가들은 소상공인을 브랜드 단위로 분석해, 지역 내 기업가 정신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지역 대학의 참여 역시 핵심 주제로 다뤄졌다. 경희대학교 박상희 교수는 "팬데믹 이후 대학의 역할은 지식 생태계의 중심에서 지역 생태계의 파트너로 이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소개한 '경안야행'과 '다닥다닥 커뮤니티' 사례는 대학이 지역 현장과 맞닿을 때 발생하는 실질적인 파급력을 증명했다.

본행사에서는 행궁동의 장기적 상권 전략이 집중 논의됐다.
수원시의회 장정희 의원은 축사를 통해 "1년 동안 글로컬 상권 조성을 위해 함께 달려온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많은 고민과 노력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역 활성화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수원 소상공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존공간 박승현 대표는 행궁동이 지향해 온 방향에 대해 "행궁동은 주민자치와 마을 만들기, 문화예술이 축적된 공간"이라고 설명하며 "그동안 만나온 수많은 주체들의 노력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행궁동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글로컬상권 창출 사업을 통해 행정·재단·주민자치위원회·상인회·로컬크리에이터·대학 등 다양한 주체들이 연결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활동들이 상권으로 이어지고 지속가능한 행궁동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조 발표를 맡은 사단법인 행궁동행 박영순 이사장은 '행궁동행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지난 수년간 이뤄온 상권 관리 구조의 성과를 짚었다. 그는 행궁동의 변화가 민과 관의 협업을 통해 일궈낸 실천 사례임을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사단법인 행궁동행을 통해 지역 콘텐츠 기반의 사업 지속성, 커뮤니티 기반의 상권 운영체계 확장을 제안하며 지속가능한 상권을 만들어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어 메타기획컨설팅 최도인 본부장은 다년간의 현장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행궁동이 글로컬 상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글로벌 상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행궁동이 단순히 소비되는 핫플레이스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를 생산하는 도시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행궁동의 경쟁력은 과거의 유산(Heritage) 위에 로컬 크리에이터와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을 덧입히는 '창조적 경계', 즉 전통과 현재가 충돌하고 융합하는 지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합적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공공의 행정과 민간의 크리에이티브가 결합된 타운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관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파트너십을, 민은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가 정신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인 발표를 맡은 씨에스피 민욱조 대표는 자동화와 AI 확산으로 기존 산업과 일자리가 빠르게 축소되는 가운데 그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지역 기반의 로컬 창업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 주체로 로컬크리에이터를 지목하며 이들이 지역의 새로운 수요와 가치를 발굴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별 창업자가 지역에서 지속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크다며 아이디어 검증부터 운영·브랜딩·네트워크를 통합 지원하는 로컬 벤처 스튜디오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어 이 모델이 일자리·트래픽·자본이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기업들이 지역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의 마지막 종합토론은 그야말로 '실행의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행궁동에서 가능한 민간 중심 상권 자치 시스템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그들은 행궁동이 새로운 상권 모델을 실험하고 실현해 나갈 수 있는 도시라는 점에 공감하며 제도·운영·참여 구조 등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다.
행사를 기획한 공존공간 박승현 대표는 "이번 포럼은 지원사업 이후에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며 "도시와 상권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살아 있는 콘텐츠 그 자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자산을 재해석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시스템과 도구를 통해 지속가능한 운영 시스템과 미래전략을 스스로 설계하여 글로컬상권에서 멈추지 않고 글로벌 상권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수원 지역경영회사 공존공간이 12월 11일 수원 행궁동 및 일대에서 개최한 '2026 글로컬 상권 행궁동 포럼 시즌2: 최첨단(最尖端) 행궁동'에는 시의원, 행정 기관 관계자, 중간지원조직, 소상공인, 방문객 등 약 60여 명이 참여해 행궁동의 미래 전략을 함께 논의했다. 행궁동이 앞으로도 지속가능하고 창의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의 새로운 실행 모델을 계속 시험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uma8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