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안세영(삼성생명)이 한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안세영은 20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38분 만에 2-0(21-15 21-12)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올해 15개 국제 대회에 참가해 10승을 달성한 안세영은 한 경기만 더 이기면 남녀 통합 한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우게 된다. 일본 남자 단식 선수 모모타 겐토가 2019년 11승을 거뒀다.
경기 전까지 상대 전적은 안세영 16승, 야마구치 15승으로 팽팽했지만 이날은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안세영은 1게임에서 6-2 리드를 잡고도 야마구치의 빠른 드라이브와 네트 공세에 밀려 6연속 실점을 허용, 6-8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전·후위를 넓게 사용하는 공격으로 상대를 코트 구석구석으로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든 초반 포석이 후반부에 빛을 발했다. 10-12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3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뒤, 특유의 끈질긴 수비와 타이밍을 가르는 스매싱으로 21-15로 첫 게임을 가져왔다.
2게임은 안세영의 완벽한 쇼였다. 시작과 동시에 8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흐름을 완전히 틀어쥐었고, 야마구치는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끌려갔다. 11-2로 인터벌을 맞은 뒤에도 안세영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점수 차를 유지했고, 21-12, 9점 차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총 소요시간은 38분에 불과했다.
두 선수는 전날 조별리그에서도 맞붙어, 안세영이 1게임을 내준 뒤 2-1 역전승을 거뒀다. 4강 대진 추첨 결과 다시 야마구치를 만나자, 안세영은 전날 밤까지 긴장과 부담 속에서 랠리 이미지 트레이닝을 반복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경기 후 "어제는 잠을 좀 못 잤던 것 같다. 긴장도 많이 했고, 또 (야마구치랑) 붙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돼서 계속 랠리 생각만 하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마구치는 절대 한 번에 랠리가 끝나지 않고, 끈질기게 받아칠 선수라고 생각해 끝까지 집중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안세영의 플랜은 명확했다. 야마구치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들어 체력을 소모시키고, 빈틈이 보이면 기습적인 스매싱으로 마무리하는 패턴이다. 그는 "제가 제일 잘하는 거다 보니 이날도 그런 플레이를 노렸다. 적재적소에 잘 사용했다고 생각한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안세영은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 달성에 관해선 "관심이 어느 정도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그만큼 기대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저도 욕심이 있기 때문에, 그걸 너무 의식하지 않고 헤쳐 나가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안세영은 21일 결승에서 왕즈이(중국)와 상대한다. 왕즈이 상대 전적은 올 시즌 7전승, 통산 15승 4패다. 안세영은 "아직 한 경기가 남았는데, 지금 감정은 굉장히 홀가분하다. 작년보다 더 나아졌다는 게 크게 와닿는데,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내일도 잘 준비하겠다"며 "마지막 경기에서도 한 해 마무리를 깔끔하게, 재미있게 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