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내 영화계 깊은 불황으로 연말 성수기가 무색해졌다. 12월 별다른 대작 개봉 영화가 전무한 가운데,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가 독주를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엔 '아바타3'가 고스란히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3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주토피아2'가 개봉 1주일 만에 240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 중이다. 그 뒤로 '나우 유 씨 미3', '위키드: 포 굿',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 편, '국보'가 5위권에 들었다. 한국 영화는 '세계의 주인'이 누적 15만 6949명이 관람하며 6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번 연말엔 한국 영화보다 외화, 애니메이션, 속편 흥행 경향이 두드러진다. 최근 올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극장판 주술회전 : 무한성편에 이어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가 전 세대 관람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며 연말 강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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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토피아2' 포스터.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특히 '주토피아2'는 지난 2016년 개봉한 전편이 471만명의 국내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9년 만에 돌아온 속편은 한층 발전된 극중 캐릭터들의 관계성과 새로운 동물 캐릭터가 등장, 동시대적 이슈를 반영한 이야기로 사랑받고 있다.
현재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된 영화의 다수, 또 올해 최대 흥행작 '주술회전; 무한성편'의 공통점은 시리즈의 속편이란 점이다. 주토피아도, 위키드도, 주술회전도 이미 흥행한 전작이 있고 그 관객들의 관람이 이어지며 현재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국내에선 올 연말 이렇다할 대형 영화가 전무하다. 3일 개봉하는 '윗집 사람들'에는 공효진, 하정우, 이하늬, 김동욱이 출연하지만 상대적으로 중소규모의 영화로 해외의 블록버스터급 예산을 들인 작품과 상대하긴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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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바타: 불과 재' 스틸.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게다가 오는 17일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편 '아바타: 불과 재'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개봉을 확정하면서 그야말로 극장가는 외화로 도배될 것으로 보인다. '아바타'는 2009년 1편이 1360만 명, 2022년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이 1082만명의 국내 관객을 동원하며 2연속 천만 돌파에 성공한 인기작이다.
지난해만 해도 연말 개봉작이 없지 않았다. 지난해 '소방관'(385만), '하얼빈'(491만)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였으며 비슷한 시기 해외 영화인 '모아나2'(337만), '위키드'(228만)보다 좋은 결과를 내기도 했다. 2023년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서울의 봄'이 11월에 개봉해 연말까지 흥행을 이어가며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절대적으로 급감한 영화 제작, 개봉 편수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짚는다. 한 해에 100편이 넘는 작품이 제작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겨우 10-20편을 왔다갔다 한다. 영화도 한 분야의 산업이기에 영화 제작사 하나, 작품 하나에 걸려있는 다양한 직종, 직군의 종사자들이 모조리 업을 잃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같은 문제제기에 최휘영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다양한 주체들이 공감하면서 올해 첫 시행된 중예산 규모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이 시작되기도 했다. 최휘영 장관은 취임 후 영화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영화를 살리기 위한 심폐소생술 수준의 긴급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 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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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 2025.05.09 mironj19@newspim.com |
중예산 영화 제작지원 사업은 한국영화산업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중예산 규모(순제작비 2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 영화의 신작 제작을 촉진해 민간 투자 활성화를 적극 유도하고 영화산업 선순환 구조의 복원과 수익성 개선 도모를 목적으로 한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참신함과 예술성, 상업성을 겸비한 중예산 한국영화 신규 프로젝트를 적극 발굴하며 영화계 위기 돌파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다소 우울한 연말을 지나 신년 연휴에는 모처럼 한국 영화 신작들이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 등 올해 촬영을 마친 영화들이 설 연휴를 전후해 개봉 시기를 정할 것으로 에측된다.
영화계 관계자는 "예전의 극장 성수기 개념은 현재는 거의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국내 영화사, 배급사도 기존에 촬영해 두었던 작품을 모두 소진한 상태다. 연말 해외 대작들이 개봉하는 가운데 새롭게 선보일 작품들도 개봉 시기를 고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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