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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약가 40%대 인하에 제약업계 '비상'…"중소사는 생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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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의존도 증가·필수 의약품 공급차질 우려
업계 및 전문가 "현장 의견 수렴, 신중한 접근" 요구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13년 만에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를 추진하자 제약업계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기존 대비 10% 이상 낮추는 개편안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수익성·공급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이유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2025년 제2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내년부터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현행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에서 40%대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적용 대상은 주로 2012년 이후 약가 조정이 없던 품목들이다.

한 약국의 모습 [뉴스핌 사진자료]

제네릭 약가 인하는 내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동일 성분 제네릭이 다품목으로 출시될 경우 적용하는 '계단식 인하' 규정도 강화된다. 예를 들어 동일 제형 제네릭이 11번째 이후 등재되면 최초 제네릭 약가 대비 5%가 추가로 깎이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이번 조정으로 연간 약 2500억원, 4년간 약 1조원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절감된 재정은 혁신 제약기업 육성 등 산업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제네릭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유효성분·효능·함량을 갖도록 제조된 복제약이다. 생물학적 동등성(BE) 시험으로 효과를 입증해 개발 기간이 짧고, 제조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아 오리지널 대비 30~50%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건강보험 재정에서 제네릭은 치료 접근성 확대와 의약품 비용 절감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제 대부분이 제네릭으로 공급되면서 환자 부담을 줄이고, 시장 경쟁을 통해 약가 안정에도 기여해 왔다.

다만 국내에서는 동일 성분 제네릭이 잇따라 출시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가격 경쟁 심화, 품질관리 부담 증가 등 여러 문제가 제기돼 왔다. 정부가 이번 약가제도 개편에 나선 배경에도 이러한 시장 구조를 정비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는 복지부의 제네릭 약가제도 개선안이 오히려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이나 비급여 의약품 비중이 높은 기업을 제외한 국내 제약기업 100곳의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4.8%, 순이익률은 3%에 불과해 약가 산정기준을 대폭 낮추면 연구개발(R&D)과 고용에 투입되는 핵심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약개발 지연, 설비 투자 축소, 글로벌 경쟁력 후퇴 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약가가 원가 수준으로 더 낮아지면 기업은 저가 필수의약품 생산을 가장 먼저 축소할 수밖에 없고, 이는 수입 의존도 증가와 필수 의약품 공급 차질, 품절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2012년 정부의 일괄 약가 인하(평균 인하율 14%)에 대한 학계 분석에서도 건보 재정은 일시적으로 절감됐지만 비급여 의약품 생산 확대 등으로 국민의 약값 부담이 1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제도 확정에 앞서 산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파급 영향에 대한 정밀한 검토를 거쳐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편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은 중견·중소 제약사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기업은 다품목 제네릭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어 약가 인하 폭이 커질수록 수익성 타격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들은 오리지널·바이오의약품·해외 사업 등으로 충격을 분산할 수 있지만, 중소사는 제네릭 가격이 떨어지면 곧바로 생존 문제로 이어진다"며 "정부는 업계 현실을 반영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 또한 제네릭 약가 인하의 경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제네릭 약가 인하 폭이 커지면 여럭이 안 되는 기업들이 생산을 포기해 의약품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퇴장방지 필수의약품 보상 체계 마련 등을 통해 상황을 수습할 수 있겠으나 일방적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봤다.

이어 "단순히 건강보험 재정만 안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네릭 약가 인하를 고려한다면, 산업계의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제약사들이 제네릭 약가 인하로 인해 R&D 투자 어려움 등 위기를 겪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보상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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