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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명운' 건 정청래...친명 반발에도 '1인1표제' 밀어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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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이어 최대 친명모임, 강득구 鄭 비판
鄭 "이재명 대표때부터 논의...늦출수 없다"
1인1표제로 대의원제 무력화하면 鄭에 유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친명(친이재명) 계가 '1인1표제' 당헌·당규 개정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정 대표가 당원 주권시대를 명분으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가치를 1대 1로 하는 1인1표제를 밀어붙이자 친명계가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본질은 내년 8월로 예정된 차기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다. 

1인 1표제는 권리당원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당 대표,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20대 1 미만으로 돼 있는 규정을 없애 1대 1로 만드는 것이다. 대의원제가 무력화되는 것이다. 사실상 폐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11.21 pangbin@newspim.com

대의원은 현역 의원의 장악력이 높다. 7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지지하는 의원을 많이 확보한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정 대표는 상대적으로 지지 의원이 적다. 측근으로 분류되는 의원이 한 자릿수로 전해진다. 대의원제는 의원 수가 적은 정 대표에게 불리하다. 대의원제가 무력화되면 지지 의원 수가 의미가 없어진다. 상대적으로 대의원 지지가 약한 반면 권리당원의 지지세가 강한 정 대표가 유리해진다.

지난 8월 2일 전당대회 결과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 대표는 경쟁 후보였던 박찬대 의원과의 대결에서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66.48% 대 33.52%로 압도했지만, 대의원 투표에서는 오히려 46.91% 대 53.09%로 밀렸다.

정 대표가 1인1표제 도입을 통한 대의원제 무력화를 밀어붙이는 이유는 자명하다. 거꾸로 친명계가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충돌은 이미 예고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친명계는 정 대표 측이 당헌·당규 개정을 졸속으로 강행 추진하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정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투표 결과 '1인 1표제'에 대해 86.8%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평가하고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키로 의결했다.

이에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서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당원)투표권자의 16.8%밖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압도적 찬성'이라며 개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당내 강성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이날 '당원들이 원하는 건 진짜 당원 주권'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전 당원 여론조사에 대해 "권리당원의 압도적 다수인 83.19%가 조사에 불참했다"면서 "압도적 찬성이라는 지도부의 자화자찬이 낯 뜨겁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청래 지도부의 행보에 대한 당원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한 뒤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해 "대의원과 당원 모두 1인 1표로 하자는 취지는 좋으나, 의견 수렴 방식·절차적 정당성·타이밍 면에서 '이렇게 해야만 하나'라는 당원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들려온다"고 했다.

이들은 당원 여론 조사 참여 기준 문제 등도 제기한 뒤 "이재명 대통령이 G20 해외 순방에 나선 기간이어야만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이런 문제로 논란을 빚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아울러 이런 중요한 사안을 이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전격 추진하는 게 맞느냐는 문제 제기다.

정 대표 측도 물러서지 않았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상당수 최고위원이 당헌·당규 개정에 우려를 표했고, 몇몇 최고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안건이 의결됐다'는 이 최고위원의 전날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른 인식"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 최고위원과 한준호 최고위원, 황명선 최고위원이 대의원 제도와 전략 지역 보완 대책 마련을 제안하시면서 '숙의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셨고, 정 대표는 그 의견을 경청하며 '대의원 역할 재정립'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고 했다.

이어 "한 최고위원이 '반대' 의견을 남기고 이석했고, 이 최고위원은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정 대표가 '반대'로 기록하는 게 맞겠다고 정리해 의결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찬성 7대 반대 2로 의결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 "지난 8·2 전당대회의 주요 화두이자 당원의 합의였고, 당 대표의 공약"이라고 말했다.

이에 강득구 의원이 지난 23일 다시 정 대표를 겨냥했다. 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이 '20대 1'인) 현재 대의원제에는 단순한 '기득권 구조'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역 균형, 전국 정당의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당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전략적 보완 장치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인1표제를 도입한다는 이유로 그 보완 장치의 취지까지 모두 없애버린다면, 그것은 우리 당의 역사와 정체성, 가치를 훼손하는 우를 범하는 졸속 개혁이 될 수 있다"며 "당원 주권 실현만큼이나 중요한 가치는 바로 전국 정당의 완성"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이날 다시 한번 강한 관철 의지를 밝혔다.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 시절 원외 위원장들도 1인1표제 강력하게 요구했다"며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 주권정당, 당원 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1인1표제는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됐던 사안"이라고 했다.

당내 논란이 커지는 상황임에도 정 대표가 이를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내년 8월 대표 경선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자신에게 불리한 대의원제를 무력화하고 권리당원의 권한 강화를 통해 이들의 지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관건은 이 당헌·당규 개정안이 24일 당무위원회와 28일 중앙위원회를 무리 없이 통과할 것이냐다. 당내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의결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안 자체가 이재명 대통령이 대표 시절 추진했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명분은 정 대표에 있다. 친명계도 절차 문제를 제기하지만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만큼 처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친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만만치 않은 만큼 대의원제 보완 방식 등에 대해 일부 타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leej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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