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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조직개편 어디로]⑤ 개혁 없는 독점의 한계…'일하는 기관'으로 재구성해야

기사입력 : 2025년11월21일 06:30

최종수정 : 2025년11월21일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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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적 구조와 책임 회피, 혁신 걸림돌로 작용
비효율 의사결정에 따른 사업 지연…신뢰도 하락
SH공사·GH 등과 협업 확대…체질 변화 필요

직원 비리와 부실 경영으로 신뢰를 잃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정부가 내놓은 개혁안은 번번이 좌초되며, 거대 공기업은 다시 관성 속으로 돌아가고 있다. 비대해진 조직과 누적된 부채, 무뎌진 감시 체계 속에서 LH의 혁신은 왜 멈췄는가. 본지는 LH의 구조적 문제와 향후 개편 과제를 다섯 꼭지로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정부가 연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직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어떤 LH를 만들 것인가'를 둘러싼 논의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단순한 조직 축소나 기능 재배치만으로는 누적된 비위, 사업 지연, 정책 신뢰도 하락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근본적 운영체계 개편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LH 내부에는 관료적 의사결정, 책임 회피성 조직문화, 특정 기능에 편중된 사업 구조에서 비롯된 폐쇄적 운영 방식이 고착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하다. 혁신 동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정책 수행 영역이 확장되면서 역할 충돌과 업무 과부하도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조직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할 골든타임"이라며 실효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관료적 구조와 책임 회피, 혁신 걸림돌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조직개편 초안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개편 방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편안의 방향에 따라 LH의 향후 운영체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LH는 주택 공급, 도시개발, 토지 조성 등 국가 주거정책 전반을 수행하는 공기업으로, 사업 규모와 정책 범위는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LH의 주택 공급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지만,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의사결정 속도는 느려지고 책임 소재는 모호해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 과거 감사원 감사와 국토부 조사에서도 LH의 복잡한 의사결정 절차와 다중 부서 검토로 인한 사업 지연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신규 사업 추진 시 여러 부서가 순차·병렬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안–보완–재검토–재심의'가 반복되고, 책임 소재가 분산돼 명확한 결정권을 가진 부서가 없다는 내부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승인까지 걸리는 기간이 다른 공공기관보다 긴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현 체계에서는 혁신적 시도보다 리스크 회피가 우선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3기 신도시 본청약 일정이 토지 보상 등 핵심 절차가 예정보다 지연되면서 연쇄적으로 밀린 점이 거론된다. 이러한 내부 의사결정의 비효율성과 과도한 검토 절차가 사업 속도를 늦추고 공급 차질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러한 비효율 문제는 더욱 두드러졌다. 사업 속도가 늦어질수록 공급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정책 효과는 감소하고, 시장 대응력도 떨어지며 결과적으로 LH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LH의 또 다른 구조적 제약으로는 특정 기능에 역할이 집중된 사업 구조가 꼽힌다. 공공주택 공급과 공공택지 개발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해 온 LH는 사업 주도권이 한 기관에 쏠린 구조를 가지고 있어, 지자체 도시 공사나 민간과의 역할 분담·협업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 SH공사·GH 등과 협업 확대…체질 변화 필요

전문가들은 조직개편 논의에서 협업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조직을 쪼개는 방식이 아니라 기능별 경쟁과 견제, 협력 시스템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지자체 개발기관과 역할 분담 및 공동 사업 모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간의 효율성과 공공의 안정성을 조합해 주거공급 체계를 유연하게 바꾸자는 취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외곽 지역보다는 도심권과 접근성이 좋고 기존 교통 인프라가 구축된 곳을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며 "사업 효율성을 위해 경기도나 서울시와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공급 가능한 사업지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추진하는 LH 조직개편은 크게 ▲조직 슬림화 ▲사업 기능 재조정 ▲지자체·민간과 역할 분담 ▲의사결정 투명성 강화 등이 핵심 방향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표면적 구조조정만으로는 근본적 변화가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이번 개편의 성공 여부는 '일하는 조직'으로 체질을 바꾸는 데 달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인사·평가·보상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책임 중심의 업무 구조를 만들며, 부처 간·기관 간 협업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행정학과 교수는 "조직을 쪼갤지, 그대로 유지할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운영하느냐가 핵심"이라며 "공공성·효율성·투명성을 중심으로 체계를 재정비해야 LH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단순한 제도 변경이 아니라 '신뢰 회복'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공급 확대가 필요한 시점임에도 LH의 지연, 오류, 내부 관리 부실 문제가 반복되며 국민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 결국 LH가 새롭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책임 중심 업무 시스템 ▲지자체·민간과 협업 확대 ▲투명한 의사결정 ▲공공성 확보 ▲효율성 개선 등 전방위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편 논의는 LH 존재 자체를 흔들었던 여러 사건 이후 찾아온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자 이미지 반전을 꾀할 계기"라며 "비효율성과 경쟁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새로운 운영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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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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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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